‘은행의 힘’ 소수정예부대

지역내일 2005-03-02 (수정 2005-03-03 오후 1:03:01)
5% 엘리트, 핵심경영전략 선두서 지휘 … 행장 직보체제까지 갖춰
선발 우선순위 ‘열정’ … 승진수단 전락·위화감 극복 과제

소리없는 전쟁인 ‘명동금융대전’에 은행마다 전투의 선두에 소수정예부대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은 자기 은행에 대한 자부심이 투철해 전투력 또한 누구보다 강하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데다 때론 몸으로, 때론 아이디어로 적진을 뚫고 들어간다.
가장 중요한 덕목은 ‘애사심’. 스스로 자기 은행을 위해 몸을 내던질 각오가 돼 있는 지가 선발기준의 맨 앞에 있다. 따라서 은행장도 자신의 전위부대로 칭하기에 머뭇거리지 않고 이들의 건의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기도 한다.
◆변화는 5%가 주도한다 = 정예부대는 주로 ‘~리더’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체인지 리더(조흥은행), 체인지 프론티어(하나은행), 비전 리더(기업은행), 영 프론티어·겔포스(신한은행), KM리더(가칭, 우리은행) 등이 그것이다. 체인지(변화)와 프론티어(개척자), 리더(주도자) 포스(힘) 등이 앞뒤에 붙어있다. 변화를 주도하는 사람들이란 뜻이 담겨 있다.
은행의 주요 경영전략을 앞서 실천할 뿐만 아니라 주로 각 부서와 지점에 포진돼 해당조직이 한 방향에 집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다. 은행에서 목표점을 제시하면 이들은 행동대원이 돼 각 조직에 전파하는 셀(세포) 조직이 된다.
또 각 부서와 지점에서 실천할 수 있는 일들과 공동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전술들을 인트라넷 등을 통해 수시로 보고하기도 한다. 우수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기본.
따라서 선발 기준의 첫째는 열정이다. 신청자들이 너무 많으면 인사고과 등 평소의 성적을 기준으로 가려진다. 신한은행은 입사 3~5년차 중 10%정도만 엄선해 선택하기도 한다. 선택된 이후에는 강도 높은 교육이 기다리고 있다. 해병대 훈련, 산악 행군 등 육체적인 단련을 요구하기도 하고 워크숍, 해외연수 등으로 시각을 넓히기도 한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5% 남짓한 행원들이 은행의 주요전략에 대해 각 지점과 부서에서 적극적인 실천을 하면 분위기가 달라진다”면서 “이들은 은행을 변화시키는 핵심이라서 자부심도 대단하고 열정 또한 뜨겁다”고 말했다.
◆행장이 직접 챙겨 = 소수정예부대원들은 행장 등 경영진들과 같이 경영전략을 공유하게 된다. 부서장급이상의 워크숍 참석은 의무다. 은행장과 경영전략에 대해 논의하고 건의하기도 한다.
특히 기업은행의 21세기 이사회와 국민은행의 아이디어 뱅크보드의 구성원들은 행장과 한달에 한번, 또는 분기마다 한번씩 경영현안에 대한 허심탄회한 토론을 벌인다. 국민은행의 아이디어 뱅크보드는 차장, 과장, 일반행원급으로 12명이 구성되며 기업은행의 21세기 이사회는 부장(2명)부터 차장과 과장(13명), 일반행원급(5명) 등 20명으로 이뤄진다.
은행장은 이 자리를 통해 은행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게 된다. 특히 소수정예부대와의 토론은 은행장의 생각을 정확하게 은행 전체에 퍼뜨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은행장이 직접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이들이 건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려고 한다”면서 “이들은 은행장의 경영전략을 실현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소중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과제도 남아있어 = 그러나 소수정예가 갖는 한계가 있다. 바로 ‘선민의식’에 따른 부작용이다. 일부 은행은 은행 경영진에서 직접 지목하기도 한다. 인사팀에서 인사고과 등 개인신상자료를 근거로 ‘찍는’ 방식이라서 해당되는 사람은 ‘선택받은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에겐 불만이 쌓일 수 있다.
또 소수정예부대에 선택되면 인사기록에 남아 앞으로 원하는 곳으로 옮기거나 쉽게 승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모 은행 관계자는 “본인이 하고자하는 열정이 없으면 하기 힘든 일”이라며 “은행에서 직접 지정해 엘리트를 뽑는 것도 좋지만 자칫 순수성이 없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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