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급장 떼고 얘기하자” 새바람

최고경영자, 14일차 신입사원에게 배운다 … 조직내 ‘벽’ 허물기 활발

지역내일 2005-03-07 (수정 2005-03-08 오후 12:44:55)
만물이 기지개를 켜는 3월, 젊은 직원들을 ‘뵙기’ 위해 최고경영자들이 나섰다.
과거에도 경영진이 신입사원이나 각 부서원들은 만나 의례적 ‘훈시’를 하는 것은 흔히 있었던 일.
그러나 최근 신입사원과 경영진들의 만남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신입사원의 반짝이는 아이디어, 젊은 감각을 흡수하기 위해 최고경영자들은 계급장을 과감히 뗐다. 그리고 ‘그들’의 문화 속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빠르게 변하는 젊은 문화를 읽어야 하는 게임·유통·미디어 전문 그룹들의 경영진들은 ‘눈높이 맞추기 경영’을 적극 주도하고 있다.

◆“앉아서 결재하시죠” = 게임업체 한빛소프트는 사장을 비롯한 팀장급 이상 간부의 옆 자리에 여유분 의자를 하나씩 더 배치했다.
결재를 받으러 오거나 업무 협의차 상급자를 찾는 직원들이 앉아서 일을 볼 수 있도록 한 것.
하급자가 서서 결재를 받거나 업무를 협의하기 위해 장시간 서 있는 것을 방지하고, 상급자와 하급자간 눈높이를 맞춰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전자상거래 업체 KT몰은 최근 독특한 극기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1월 충청남도 보령 갯벌에서 실시된 유격훈련의 조교는 바로 마케팅팀의 막내급 사원과 대리들. 직속 상관인 과장들도, 나이 지긋한 부장들도 만1년차 직원들의 지시를 받아 갯벌을 구르고 산을 오르내렸다.
KT몰 김선조 사장은 “올해 KT 몰은 변화와 도전의 해를 맞아 ‘MD(머천다이저) 소사장제’를 채택했다”며 “젊은 MD들이 성공적 수익사업자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본사외에 계열사에도 ‘님’ 호칭 문화를 정착시켰다. 사장을 찾는 외부전화가 걸려오면 전화를 받는 사람은 “이재웅 사장님은 지금 자리에 안 계십니다”가 아닌 “이재웅님은 지금 자리에 안 계신다”고 응답한다.
이재웅 사장을 비롯해 누구에게나 사용되는 모든 호칭은 ‘님’으로 통일했기 때문이다. 이재웅 사장도 모든 직원들에게 ‘님’이라고 부른다.
다음 관계자는 “원활한 의사소통 구조를 갖추기 위한 수평문화”라면서 “초기에는 어색해 했지만 지금은 정착이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병풍들고 나온 CEO = 미디어·유통 전문기업 경영진들은 신입 사원들과 치열한 아이디어 경쟁을 벌인다.
CJ그룹의 이재현 회장은 최근 필동CJ 인재원에서 신입사원들과 ‘지식박람회(Knowledge Fair)를 열었다. CJ그룹의 특징은 대내외 모든 사람들간 ’님‘을 붙여 호칭하는 것. 또 신입사원들의 제안이 직접 경영에 응용되기도 한다.
이날 신입사원들이 “이재현님은 CJ CGV의 극장용 의자를 개선하는 점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으면 이 회장은 “김00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재현 회장은 이날 “지금의 열정, 그 패기와 열정을 결코 잊지 말라”고 거듭 당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이승한 사장과 간부진들은 지난 2일 입사 14일차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듣고 배우는 시간을 열었다. “소량 구매 고객을 위해 홈플러스 매장에 숍인숍 형태로 편의점을 설치하자” “대다수 고객이 카트 안에 어린이를 앉혀서 다니던데, 아예 바닥에 깔 수 있는 쿠션을 비치하자”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한편 신입사원들의 의견을 경청하던 이승한 사장이 ‘가치경영’을 강조하기 위해 들고 나온 것은 다름 아닌 열폭 병풍. 의례적인 ‘축하사’대신 2008년까지의 경영 계획을 한 폭 마다 담아, 마치 그림을 보여주듯 회사의 비전을 보여준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는 ‘숨고르기 경영’ 올해는 ‘신성장 경영’을 제시한 후, “2008년에는 성과를 자축하는 ‘축배경영’을 하자”고 제안했다.
한편 업계 한 관계자는 “신입사원들만이 가질 수 있는 새 시각, 문제의식이 기반이 된 아이디어들이기 조직 내부에도 신선한 자극이 될 것”이라며 “경영진들도 평소 느끼지 못했거나 알면서도 대안을 만들지 못했던 문제들을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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