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전경련 회관에서 열린 회장단 월례회의에는
이건희 삼성회장을 비롯, 손길승 SK, 조석래 효성, 박용오 두산, 박정구 금호, 이용
태 삼보컴퓨터, 강신호 동아제약, 이웅렬 코오롱 회장 등이 대거 참석해 모처럼 `재
계 대표들의 회의'라는 모양새가 갖춰졌다.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는 작년 2월 김각중 회장 체제 출범이후 주요 그룹 회장들의 월례회의
참석이 부진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김각중 회장과 손병두 부회장, 박용오 두산, 김승연 한
화,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등 5명만이 참석하는 초미니 회의가 열리기도 했었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1년7개월만에 참석,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 회장은 회의참석에 앞서 전경련 복도에서 보도진에게 "설도 됐고 해서 참석하게 됐다"는
다소 애매한 말을 했다.
이 회장을 수행한 비서진들도 "회장단의 일원으로서 월례회의에 참석한 것일뿐 별다른 의미
는 없다"며 특별한 의미부여를 경계했다.
그러나 김각중(경방 회장) 현 전경련회장의 임기가 다음달로 만료되는데다 전경련 차기회장
은 재계에서 영향력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는 시점이어서 이 회장의 이날
회의참석은 "차기회장을 염두에 둔 포석아니냐"는 분석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유력한 차기회장 후보로 거론돼 온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손길승 SK회장 등이
"전경련 회장에는 뜻이 없다"고 분명히 밝힌바 있는데다 구본무 LG회장도 회장을 맡을 의
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여론의 관심은 이건희 회장에게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그간 "환갑전에는 공식직함을 갖는 대외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공언해왔으며 작
년 3월 미국에서 림프절암 치료를 받고 귀국한 이후 주로 한남동 자택에서 지내왔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이재용씨에 대한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 저가발행에 대한 비
난여론이 일고 있는데다 지난해 현대가 분할돼 삼성이 사실상 '재계의 맏형'으로 등장하면서
이건희 회장으로서는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고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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