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무사가 린다 김(47·김기옥)의 황명수 전 의원 등 정치인에 대한 뇌물수수문제를 충분히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린다
김이 국내반입한 30억원 지출내역에 대한 기무사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96년 6월 27일 계좌를 확인해보니 인출금액은 모두 현금으로 인출
돼 사용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거금 30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한 것부터 뇌물
수수와 연관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이어 린다 김을 제외한 관련자 진술 및 자료를 토대로 “주택구입비 및 수리에 16억5000만
원, 사무실 운영비가 5억8000만원, 승용차 3대 구입비 1억5000만원, 호텔비 등 기타 2억원
그리고 용돈 식대 접대비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결론은 몇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2년여 동안 용돈 식대 접대비로 4억2000만원을 썼
다면 그야말로 물쓰듯 쓴 셈이다. 또 주택 구입비가 10억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으니 수리
비에만 5억여원을 썼다는 대목도 납득하기 어렵다.
또 지난 6월 린다 김은 기자에게 “영국에 있는 본사 IMCL에서 사무실 운영비를 받아왔
다”고 밝혔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기무사가 30억원의 사용처를 애써 짜맞췄다고 의심할
만하다.
30억원 사용처와 관련, 98년 백두사업 기밀유출수사와 관련있는 한 관계자의 증언은 뇌물수
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이 관계자는 “‘그 늙은이가 돈을 또 달란다. 1000만원을 찾아놔
라’는 감청기록은 사실이며, ‘그 늙은이’ 황명수 전 의원에게 먼저 제공된 액수는 3억원
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전 의원은 “항공사 직원을 소개해 비행기 티켓을 대신 끊어주었는데 린다 김
이 갚지 않아 몇차례 독촉하는 전화를 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항공사 직원은 “96
년 6월 티켓팅을 했으며 돈은 그해 11월경 온라인으로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수사관계자와 당시 영장전담판사에 따르면 ‘그 늙은이’ 감청기록은 98년의 일이었
다. 황 전 의원의 알리바이가 맞지 않는 것이다.
지난 6월 린다 김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가 호주에 가 있을 때 ‘야 이 XX아, 너희
사장 어디갔어. 돈 내놔’라고 전화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 늙은이’ 감청기록
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황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조 모씨 증언은 더욱 흥미롭다. 지난 5월 조씨는 MBC와 인터뷰
에서 “97년 7월 황 전 의원이 미국에 있는 린다 김을 만나 돈을 받아야 겠다며 나에게서
비행기값을 꾸어갔다”고 했다. 린다 김은 “워싱턴을 거쳐 LA로 나를 찾아왔다”고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결론적으로 30억원 사용처와 뇌물수수의혹에 대한 수사가 미흡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황 전
의원에 대한 계좌추적 여부도 관심사다. 수사관계자는 “황 전 의원 계좌추적은 없었다”고
하는 반면, 기무사측은 비공식적으로 계좌추적을 했다고 밝혔다.
기무사의 수사의지는 내사와 수사시점을 두고도 의혹이 일었다. 98년 7월 기무사가 내사에
착수한 시점에 공교롭게도 린다 김이 출국, 올 3월8일에야 귀국했다. 그리고 그해 9월 린다
김이 출국해버린 시점에 백두사업 기밀유출수사가 이뤄졌다.
당시 기무사는 린다 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전 백두사업 총괄사업팀장 권
기대씨에 대한 수사에서 “큰일났어. 권 장군 때문에 문제야. 돈 1천만원 준비해놔”라는 린
다 김과 IMCL 직원과의 통화기록을 제시하며 권 팀장의 자백을 받아냈다.
6월 23일 린다 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씨는 “기무요원이 ‘오후 7시에 만나지 않았
느냐’ ‘돈 1천만원을 받지 않았느냐’며 구체적으로 추궁했다”고 했다. 심지어 수사관계
자에 따르면 기무사는 린다 김이 호텔에서 사람을 만나는 장면을 모두 사진촬영을 했다.
하지만 기무사는 김영삼 정부 시절 대표적인 로비스트인 린다 김을 놓쳤다. 이양호 전 국방
장관과 황명수 전 국회국방위원장을 끼고 백두·금강사업을 비롯 뽀파이사업 하피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낸 장본인, 린다 김을 수사하지 못했다.
불법 로비를 감시하고 막아야 할 1차적 책임은 기무사가 지고 있다. 3개의 처 가운데 하나
인 방산처를 두고 무기구매와 관련한 기밀보호뿐만 아니라 업자와 군의 접촉 등을 감시하고
있다. 2년여 감청을 해오던 기무사가 결정적 순간에 린다 김을 놓쳐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수사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국방부가 국회에 제출한 ‘린다
김이 국내반입한 30억원 지출내역에 대한 기무사 조사결과’에서 드러났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96년 6월 27일 계좌를 확인해보니 인출금액은 모두 현금으로 인출
돼 사용처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거금 30억원을 모두 현금으로 인출한 것부터 뇌물
수수와 연관이 있어 보이는 대목이다.
이어 린다 김을 제외한 관련자 진술 및 자료를 토대로 “주택구입비 및 수리에 16억5000만
원, 사무실 운영비가 5억8000만원, 승용차 3대 구입비 1억5000만원, 호텔비 등 기타 2억원
그리고 용돈 식대 접대비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결론은 몇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2년여 동안 용돈 식대 접대비로 4억2000만원을 썼
다면 그야말로 물쓰듯 쓴 셈이다. 또 주택 구입비가 10억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었으니 수리
비에만 5억여원을 썼다는 대목도 납득하기 어렵다.
또 지난 6월 린다 김은 기자에게 “영국에 있는 본사 IMCL에서 사무실 운영비를 받아왔
다”고 밝혔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기무사가 30억원의 사용처를 애써 짜맞췄다고 의심할
만하다.
30억원 사용처와 관련, 98년 백두사업 기밀유출수사와 관련있는 한 관계자의 증언은 뇌물수
수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이 관계자는 “‘그 늙은이가 돈을 또 달란다. 1000만원을 찾아놔
라’는 감청기록은 사실이며, ‘그 늙은이’ 황명수 전 의원에게 먼저 제공된 액수는 3억원
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황 전 의원은 “항공사 직원을 소개해 비행기 티켓을 대신 끊어주었는데 린다 김
이 갚지 않아 몇차례 독촉하는 전화를 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이 항공사 직원은 “96
년 6월 티켓팅을 했으며 돈은 그해 11월경 온라인으로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수사관계자와 당시 영장전담판사에 따르면 ‘그 늙은이’ 감청기록은 98년의 일이었
다. 황 전 의원의 알리바이가 맞지 않는 것이다.
지난 6월 린다 김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내가 호주에 가 있을 때 ‘야 이 XX아, 너희
사장 어디갔어. 돈 내놔’라고 전화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 늙은이’ 감청기록
을 뒷받침하는 증언이다.
황 전 의원과 친분이 있는 조 모씨 증언은 더욱 흥미롭다. 지난 5월 조씨는 MBC와 인터뷰
에서 “97년 7월 황 전 의원이 미국에 있는 린다 김을 만나 돈을 받아야 겠다며 나에게서
비행기값을 꾸어갔다”고 했다. 린다 김은 “워싱턴을 거쳐 LA로 나를 찾아왔다”고 만난
사실을 시인했다.
결론적으로 30억원 사용처와 뇌물수수의혹에 대한 수사가 미흡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황 전
의원에 대한 계좌추적 여부도 관심사다. 수사관계자는 “황 전 의원 계좌추적은 없었다”고
하는 반면, 기무사측은 비공식적으로 계좌추적을 했다고 밝혔다.
기무사의 수사의지는 내사와 수사시점을 두고도 의혹이 일었다. 98년 7월 기무사가 내사에
착수한 시점에 공교롭게도 린다 김이 출국, 올 3월8일에야 귀국했다. 그리고 그해 9월 린다
김이 출국해버린 시점에 백두사업 기밀유출수사가 이뤄졌다.
당시 기무사는 린다 김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었다. 전 백두사업 총괄사업팀장 권
기대씨에 대한 수사에서 “큰일났어. 권 장군 때문에 문제야. 돈 1천만원 준비해놔”라는 린
다 김과 IMCL 직원과의 통화기록을 제시하며 권 팀장의 자백을 받아냈다.
6월 23일 린다 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권씨는 “기무요원이 ‘오후 7시에 만나지 않았
느냐’ ‘돈 1천만원을 받지 않았느냐’며 구체적으로 추궁했다”고 했다. 심지어 수사관계
자에 따르면 기무사는 린다 김이 호텔에서 사람을 만나는 장면을 모두 사진촬영을 했다.
하지만 기무사는 김영삼 정부 시절 대표적인 로비스트인 린다 김을 놓쳤다. 이양호 전 국방
장관과 황명수 전 국회국방위원장을 끼고 백두·금강사업을 비롯 뽀파이사업 하피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따낸 장본인, 린다 김을 수사하지 못했다.
불법 로비를 감시하고 막아야 할 1차적 책임은 기무사가 지고 있다. 3개의 처 가운데 하나
인 방산처를 두고 무기구매와 관련한 기밀보호뿐만 아니라 업자와 군의 접촉 등을 감시하고
있다. 2년여 감청을 해오던 기무사가 결정적 순간에 린다 김을 놓쳐버린 이유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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