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밥일꿈)

지역내일 2005-03-16
“동포여,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이 말은 ''80년 오월 광주민중항쟁을 온몸으로 증언하다 그 해 종로5가 기독교회관 옥상에서 투신한 김의기 열사의 마지막 유언이다. 또 이 말은 내 삶의 중요한 판단의 기로에서 선택의 기준이 되는 말이기도 하다.
비슷한 시기를 슬픔과 노여움을 안고 산 모든 이들이 그렇듯이 나의 대학시절도 나보다는 남을 위한 삶과 자기자신보다는 조국과 민중에 대한 실천을 먼저 고민했었던 때였다.
시간이 흘러 졸업도 하고 취직도 했다. 청년실업이 가장 큰 사회문제가 되는 오늘에 비하면 당시의 취직은 그리 어려웠던 게 아니었다. 공부와 담쌓고 살았던 나도 바로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걸보면 결국 취직의 문제도 개인의 능력에 따른 문제라기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임에 틀림없다.
취직 후 3년여의 직장생활은 경쟁과 효율, 인정받는 것, 남을 눌러야 내가 사는 현실, 모든 최고의 가치와 선은 매출과 이익으로 통하는 그런 사회에 점차 익숙해져 가는 것이었다. IMF가 터지자 이러한 현실은 더욱 극명해졌다. 회사 입사동기 대부분이 구조조정을 통해 직장에서 하나 둘 떠나는 상황은 나를 다시 대학시절 처음의 화두에 서게 했다. “도대체 너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라고.
99년 5월 경 큰 결심을 하고 회사에 10여일의 연차휴가를 냈다. 직장생활 후 처음으로 내본 휴가였다. 그날 밤 기차에 몸을 싣고 망월동 5.18묘역으로 향했다. 졸업 후 처음으로 간 망월동에서 난 김의기 열사를 만났고 5.18영령들을 만났으며 조성만 열사를 만났고 강경대 열사를 만났다. 그리고 이 땅의 자주∙민주∙통일을 위해 싸우다 돌아가신 열사들을 모두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난 그분들 앞에 내 삶이 얼마나 부족하고 부끄러운 것인지 고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를 그만둔 후 외국계 기업 노동조합에서의 일을 시작으로 노동경제연구소 등을 거치며 노동조합 간부 교육 및 노동법 상담 등을 통해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다. 비로소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찾은 것이다. 현재는 이러한 삶에 공인노무사라는 도구와 무기를 더 해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에서 어엿한 일꾼으로 살아가고 있다.
아직도 부끄럽기만한 나의 삶에 언제나 김의기 열사는 묻는다. “공포와 불안에 떨면서 개처럼 노예처럼 살 것인가? 아니면 높푸른 하늘 우러르며 자유시민으로서 맑은 공기 마음껏 마시며 환희와 승리의 노래를 부르며 살 것인가?”
박영기 사무금융연맹 조직쟁의국장/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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