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억력, 지식의 억만장자

남미영 박사

지역내일 2005-02-10 (수정 2005-02-11 오후 12:11:37)
“우리 아이는 이상해요. 놀지도 않고 공부를 하는 데도 성과가 없어요. 글쎄 어제는 12시가 넘도록 책상에 앉아 있었어요. 아마 책을 백 번도 더 읽는 것 같았어요. 이번에는 꼭 우수한 성적을 받겠다고 결심을 했대요. 그런데 시험이 끝나고 집에 왔는데 보니까 얼굴이 핼쑥하고 풀이 죽어서 제방으로 들어가더니 울고 있어서 위로해 주려고 들어가니까 글쎄 제 품에 뛰어들며 ‘엄마, 난 바보인가 봐’ 그러는 거예요.”

기억창고에 저장하고 꺼내는 데 약간의 문제가 있어 보이는 아이였다. 나는 아이 어머니에게 기억창고에 지식을 저장하고 꺼내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주었다. 작은 목소리로 속삭이게 하는 방법, 두 눈으로 뚫어지게 보아 사진을 찍어놓는 방법과 같이 간단한 방법과 요약하기, 압축하기 등 지식을 재구성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 후에 어머니로부터 성적이 오르고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얻기 위해서는 그 어떤 사회생활에서보다도 더욱 광범위하고 강도 높은 기억력이 필요하다. 학과목마다 아이들이 기억해야 할 규칙과 개념들이 산더미 같이 쏟아져 나온다. 학년이 높아지면서 학교에서 요구하는 기억력 수준은 계속 높아간다,
어떤 학생들은 특정한 시기에 혹은 학창 시절 내내 우수한 기억용량을 자랑하지만, 어떤 학생들은 그것이 서툴러서 좌절감을 맛본다.
일반적으로 기억력에는 세 가지가 있다. 단기 기억, 능동기억, 장기기억이다,
단기기억은 정신의 중계소라고 한다. 많은 자료들이 들어오면 이 자료를 나중에 쓰기 위하여 장기기억으로 보내거나 바로 써버리거나 한다. 이런 선택은 2초 내에 이루어진다. 단기기억은 예를 들어 우리나라 학생들이 영어 단어를 무조건 외는 것과 같다. 또 문제의 답을 외는 것도 단기기억이다. 이런 것들은 시험만 보면 금방 잊어버린다.
능동기억은 단기기억과 장기 기억이 만나는 장소를 제공한다.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보내는 일, 어떤 질문을 받았을 때, 장기기억에 들어있는 내용을 끄집어내는 일 등을 담당한다. 그리고 책을 읽을 때 맨 뒷부분을 읽으면서 앞부분의 것을 기억하여 종합하는 일, 어떤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는 일을 한다.
장기기억은 거의 영원히 담아두는 기억창고이다. 이를테면 우리 몸의 하드 드라이브인 셈이다. 사람들은 평생을 이 저장고에 들어있는 기억에 의지해 살아간다. 이 저장고에 들어간 지식은 빠져나가지 않는다고 한다.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은 뒤죽박죽으로 들어가 있어서 꺼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는 사람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다가 갑자기 생각나는 경우는 바로 장기 기억 창고 속에서 이름을 꺼내지 못해서다.
그런데 장기기억은 감정에 깊이 관여 될수록 오래 기억에 남는다. 다시 말해서 감수성이 강한 아이일수록 기억을 잘한다고 한다. 슬픈 일, 놀란 일, 즐거운 일 등의 감정에 새겨진 기억은 오래가고 잘 회상되는 것은 장기 기억과 감정의 결함이 잘 된 경우이다.

남미영 박사는
전 한국교육개발원 국어교육연구실장/전 초중고 국어교육과정·교과서 연구개발 책임자//현 (주)클애들교육 교육개발이사 및 한국독서교육개발원장(www.kred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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