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상생 기초로 흑자기업 첫걸음
도요타식 윈윈전략으로 사원 1인당 성과급 390만원 … 22년만에 첫 배당
지역내일
2005-02-21
(수정 2005-02-21 오후 12:17:03)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통일중공업이 노사상생을 기초로 흑자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통일중공업은 지난 1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84억원의 영업이익과 25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주당 25원의 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가 영업이익(흑자)을 내기는 8년만이며 배당은 무려 22년만이다. 2004년 매출액은 2638억원으로 전년보다 18% 이상 늘었고,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은 배이상 증가한 211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런 상황이 반영된 탓인지 주총 전날, 통일중공업의 주가는 전일보다 14.81%(120원) 오른 93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영업실적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완전한 개선이 이뤄졌다. 2002년말 19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95%로 떨어졌고 순차입금도 49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이 회사가 경영실적을 개선하고 흑자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4월 노사가 ‘도요타방식의 빅딜’에 합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진단이다. 노조가 내민 카드는 임금동결이었고, 사용자측이 내민 것은 고용안정이었다.
양측의 대타협이 이뤄지자 만성적이다시피 했던 분규가 사라졌다. 파업 등 분규 때문에 제때 납품 받지 못할 우려가 사라지자, 일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기 시작했고 결국 흑자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최고경영자의 노력이 결합되면서 상승작용이 일어났다.
통일교재단에서 설립했던 통일중공업은 지난 1998년 11월 부도가 난 뒤, 2003년 3월에서야 최평규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삼영 컨소시엄측에 인수됐다.
최 회장은 인수직후 300~4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해야 한다는 경영컨설팅을 거부했다. ‘(정리해고는 없고) 1400명 모든 사원이 다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경영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대화브레이크 인수, 중국 심양금배통일차량부품유한공사의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한편, 매월 경영설명회를 실시했고,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사원들과 직접 만나 토론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월급을 한푼도 챙기지 않았고 법인카드조차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설 명절 때는 개인사재 4억2000만원을 털어 모든 사원에게 격려금을 지급했다.
특히 최 회장은 사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하지 않았다. 기업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자사주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했다. 기업가치를 부풀려 사원들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인수토록 해 재산손실을 보도록 하는 것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
최 회장은 통일중공업을 인수한 직후 자신의 보유주식을 사원들이 액면가(500원)를 부담하고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이 인수한 데 들어간 비용에 못미치는 조치였지만,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주인의식 함양을 위해선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뜻이었다.
인수를 원했던 사원 1276명은 1인당 7892주를 394만6000원에 인수할 수 있었고, 또 희망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회사가 무이자로 주식인수대금을 대출해줬다.
지금은 주가가 액면가를 훨씬 웃돌면서 사원주주들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졌다.
노사대타협은 결국 통일중공업을 흑자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이는 또 사원 1인당 390만원의 경영성과급으로 이어졌다.
2003년엔 파업 등 극단적인 임단협투쟁을 통해 1인당 평균임금 130만원 인상에 그쳤다면, 2004년엔 파업 없이 노사가 기업가치를 높이자는 쪽으로 의기투합함에 따라 3배 이상의 실질임금인상 효과를 낳은 셈이다.
앞으로도 통일중공업이 상생의 노사문화를 정착시켜 ‘흑자기업 성공기’를 써나갈 수 있을지, 노-사-(사원)주주-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은 물론이고 한국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창원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통일중공업은 지난 19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84억원의 영업이익과 257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주당 25원의 배당을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 회사가 영업이익(흑자)을 내기는 8년만이며 배당은 무려 22년만이다. 2004년 매출액은 2638억원으로 전년보다 18% 이상 늘었고, 이런 추세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영업이익은 배이상 증가한 211억원으로 추정됐다.
이런 상황이 반영된 탓인지 주총 전날, 통일중공업의 주가는 전일보다 14.81%(120원) 오른 930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3년 4월 이후 최고치였다.
영업실적뿐만 아니라 재무구조 측면에서도 완전한 개선이 이뤄졌다. 2002년말 1900%를 웃돌던 부채비율이 지난해말 95%로 떨어졌고 순차입금도 49억원에 불과한 상태다.
이 회사가 경영실적을 개선하고 흑자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4월 노사가 ‘도요타방식의 빅딜’에 합의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지역경제계의 진단이다. 노조가 내민 카드는 임금동결이었고, 사용자측이 내민 것은 고용안정이었다.
양측의 대타협이 이뤄지자 만성적이다시피 했던 분규가 사라졌다. 파업 등 분규 때문에 제때 납품 받지 못할 우려가 사라지자, 일감이 안정적으로 확보되기 시작했고 결국 흑자로 이어지게 된 셈이다.
이와 함께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최고경영자의 노력이 결합되면서 상승작용이 일어났다.
통일교재단에서 설립했던 통일중공업은 지난 1998년 11월 부도가 난 뒤, 2003년 3월에서야 최평규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는 ㈜삼영 컨소시엄측에 인수됐다.
최 회장은 인수직후 300~400명의 직원을 정리해고해야 한다는 경영컨설팅을 거부했다. ‘(정리해고는 없고) 1400명 모든 사원이 다함께 살아갈 수 있는 경영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이다.
대화브레이크 인수, 중국 심양금배통일차량부품유한공사의 합작법인 설립 등을 통해 신규 일자리를 만드는 한편, 매월 경영설명회를 실시했고,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면 사원들과 직접 만나 토론하는 것을 꺼리지 않았다.
취임 이후 지금까지 월급을 한푼도 챙기지 않았고 법인카드조차 사용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설 명절 때는 개인사재 4억2000만원을 털어 모든 사원에게 격려금을 지급했다.
특히 최 회장은 사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강요하지 않았다. 기업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자사주를 가질 수 있도록 보장했다. 기업가치를 부풀려 사원들이 비싼 가격에 주식을 인수토록 해 재산손실을 보도록 하는 것과는 아예 차원이 달랐다.
최 회장은 통일중공업을 인수한 직후 자신의 보유주식을 사원들이 액면가(500원)를 부담하고 인수할 수 있도록 했다. 자신이 인수한 데 들어간 비용에 못미치는 조치였지만,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주인의식 함양을 위해선 손해를 감수하겠다는 뜻이었다.
인수를 원했던 사원 1276명은 1인당 7892주를 394만6000원에 인수할 수 있었고, 또 희망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회사가 무이자로 주식인수대금을 대출해줬다.
지금은 주가가 액면가를 훨씬 웃돌면서 사원주주들의 얼굴에 어두운 그림자가 사라졌다.
노사대타협은 결국 통일중공업을 흑자기업으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이는 또 사원 1인당 390만원의 경영성과급으로 이어졌다.
2003년엔 파업 등 극단적인 임단협투쟁을 통해 1인당 평균임금 130만원 인상에 그쳤다면, 2004년엔 파업 없이 노사가 기업가치를 높이자는 쪽으로 의기투합함에 따라 3배 이상의 실질임금인상 효과를 낳은 셈이다.
앞으로도 통일중공업이 상생의 노사문화를 정착시켜 ‘흑자기업 성공기’를 써나갈 수 있을지, 노-사-(사원)주주-고객 등 이해관계자들은 물론이고 한국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창원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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