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립수목원이 들어선 자리도 원래는 습지였다. 여기에 대형 유리온실까지 짓겠다면 결국 국립수목원이 광릉숲을 망치고 있다는 세간의 비판을 증명하는 셈이다.”
우이령보존회 조상희 부회장의 말이다.
광릉숲 안에 넓이 1155평(3,818㎡), 높이 30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유리온실이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대규모 유리온실은 광릉숲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으며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의 기본원칙인 자생지 보전이 무시된 계획이라는 것.
광릉에 국립수목원이 들어선 근본 취지는 광릉숲을 보존하는 데 있고 이에 따라 10여년 가까이 주말에 문을 닫고 관람객 제한, 탐방로 및 동물원 영역 폐쇄 등 보존을 위한 정책을 펴왔는데, 관람객 유치 및 편의제공을 위한 온실건설은 광릉숲 보존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증식 및 전시를 위한 첨단온실 = 여기에 대해 국립수목원은 △국내외 유용식물자원 탐사·수집 사업을 통해 매년 1000여종의 식물이 확보되고 있어 열대·아열대 지역 등 식물증식· 및 전시를 위한 첨단온실 조성이 시급하고 △자연환경의 패러다임이 다양한 식물생태계와 자연환경의 직접 관찰·체험으로 변화함에 따라 생태온실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온실 건립을 적극 추진 중이다.
‘온실 조성 목적’에 대해 국립수목원은 △다양한 해외 식물자원의 안정적 수집·증식·보전 및 전시 △이용객의 욕구충족 및 자연학습·체험교육 환경 제공 △계절·기후적 제한성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연중 다양한 관람환경 조성 등의 이유를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 4개의 기후대별 전시원과 관리시설(기계실, 제어실 등)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2007년 개원시 전시원에는 △열대식물 전시원(246평 : 야자나무, 빵나무 등 200종류) △아열대식물 전시원(431평 : 망그로브, 빅토리아수련 등 300종류) △건생식물 전시원(158평 : 바오밥나무 등 400종류) △고산식물 전시원(74평 : 들쭉, 백산차 등 800종류) 등 총 1700여 종류의 식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온실 구조는 경량철근콘크리트조로 하고 내·외부는 모두 유리구조로 마감된다. 수목원측은 환경제어 시스템을 지열(친환경대체에너지)과 보조연료(경유)로 하는 등 에너지절약 측면에서도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도 역행 = 우이령보존회(회장 최중기)는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서식지 절멸 여부가 우려되는 ‘광릉요강꽃’과 ‘광릉물푸레나무’ 등 광릉특산식물의 자생지 보존과 복원이 시급한 때 이를 도외시하고 보존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열대·아열대 식물의 서식지외 보전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온실을 건설한다는 취지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톨릭대학교 조도순 교수도 “광릉숲 UNESCO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앞두고 대형 유리온실을 건축할 경우 이는 ‘자연의 원시성 유지와 자생생물의 서식지 보존 및 식물유전자풀로서의 기능수행’이라는 지정 취지와도 모순된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우이령보존회 최중기 회장은 “유리온실 계획은 97년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광릉숲 보전 종합대책’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이 광릉숲 보존과 어긋난다면 정부 당국이 마땅히 정책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홍릉숲이나 뚝섬 서울숲에 짓자
유리온실에 반대하는 이들도 국립수목원의 온실계획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건설부지가 광릉숲 안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우이령보존회 조상희 부위원장은 서울 홍릉의 국립산림과학원 제2분원이나 뚝섬 서울숲에 지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홍릉수목원의 경우 청량리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접근하기가 쉽고 유리온실 신축시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자연환경 훼손 없이 탐방할 수 있는 적지로 꼽히고 있다.
뚝섬 서울숲의 경우 조만간 삼표레미콘 이전부지 7만여평이 확보될 예정이다.
서울그린트러스트 관계자는 “삼표레미콘 부지 일대에 유리온실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국립수목원이 대승적 정책판단을 통해 뚝섬 서울숲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우이령보존회 조상희 부회장의 말이다.
광릉숲 안에 넓이 1155평(3,818㎡), 높이 30미터에 이르는 대규모 유리온실이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핵심은 △대규모 유리온실은 광릉숲 주변 환경과 어울리지 않으며 △생태계 및 생물다양성의 기본원칙인 자생지 보전이 무시된 계획이라는 것.
광릉에 국립수목원이 들어선 근본 취지는 광릉숲을 보존하는 데 있고 이에 따라 10여년 가까이 주말에 문을 닫고 관람객 제한, 탐방로 및 동물원 영역 폐쇄 등 보존을 위한 정책을 펴왔는데, 관람객 유치 및 편의제공을 위한 온실건설은 광릉숲 보존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증식 및 전시를 위한 첨단온실 = 여기에 대해 국립수목원은 △국내외 유용식물자원 탐사·수집 사업을 통해 매년 1000여종의 식물이 확보되고 있어 열대·아열대 지역 등 식물증식· 및 전시를 위한 첨단온실 조성이 시급하고 △자연환경의 패러다임이 다양한 식물생태계와 자연환경의 직접 관찰·체험으로 변화함에 따라 생태온실에 대한 국민적 욕구가 급증하고 있다며 온실 건립을 적극 추진 중이다.
‘온실 조성 목적’에 대해 국립수목원은 △다양한 해외 식물자원의 안정적 수집·증식·보전 및 전시 △이용객의 욕구충족 및 자연학습·체험교육 환경 제공 △계절·기후적 제한성을 극복하고 국민에게 연중 다양한 관람환경 조성 등의 이유를 내걸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3월부터 2007년 9월까지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 4개의 기후대별 전시원과 관리시설(기계실, 제어실 등)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2007년 개원시 전시원에는 △열대식물 전시원(246평 : 야자나무, 빵나무 등 200종류) △아열대식물 전시원(431평 : 망그로브, 빅토리아수련 등 300종류) △건생식물 전시원(158평 : 바오밥나무 등 400종류) △고산식물 전시원(74평 : 들쭉, 백산차 등 800종류) 등 총 1700여 종류의 식물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온실 구조는 경량철근콘크리트조로 하고 내·외부는 모두 유리구조로 마감된다. 수목원측은 환경제어 시스템을 지열(친환경대체에너지)과 보조연료(경유)로 하는 등 에너지절약 측면에서도 친환경성을 강조하고 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에도 역행 = 우이령보존회(회장 최중기)는 17일 성명을 발표하고 “서식지 절멸 여부가 우려되는 ‘광릉요강꽃’과 ‘광릉물푸레나무’ 등 광릉특산식물의 자생지 보존과 복원이 시급한 때 이를 도외시하고 보존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열대·아열대 식물의 서식지외 보전을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온실을 건설한다는 취지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가톨릭대학교 조도순 교수도 “광릉숲 UNESCO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앞두고 대형 유리온실을 건축할 경우 이는 ‘자연의 원시성 유지와 자생생물의 서식지 보존 및 식물유전자풀로서의 기능수행’이라는 지정 취지와도 모순된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우이령보존회 최중기 회장은 “유리온실 계획은 97년 국무총리실이 발표한 ‘광릉숲 보전 종합대책’에도 정면 배치되는 것”이라며 “이같은 계획이 광릉숲 보존과 어긋난다면 정부 당국이 마땅히 정책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홍릉숲이나 뚝섬 서울숲에 짓자
유리온실에 반대하는 이들도 국립수목원의 온실계획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건설부지가 광릉숲 안이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우이령보존회 조상희 부위원장은 서울 홍릉의 국립산림과학원 제2분원이나 뚝섬 서울숲에 지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한다.
홍릉수목원의 경우 청량리에 위치하고 있어 많은 이들이 접근하기가 쉽고 유리온실 신축시 보다 많은 관람객들이 자연환경 훼손 없이 탐방할 수 있는 적지로 꼽히고 있다.
뚝섬 서울숲의 경우 조만간 삼표레미콘 이전부지 7만여평이 확보될 예정이다.
서울그린트러스트 관계자는 “삼표레미콘 부지 일대에 유리온실 건립을 추진 중”이라며 “국립수목원이 대승적 정책판단을 통해 뚝섬 서울숲에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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