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해양대학교 김순갑 총장

“해양대학교가 살 길은 특성화 뿐”

지역내일 2005-03-21 (수정 2005-03-21 오후 12:18:15)
‘해양대학교 울산 이전’을 둘러싸고 부산시와 울산시 그리고 한국해양대학교가 들끓고 있다.
부산은 해양수도의 상징 대학이 다른 지역으로 옮겨 갈 수는 없다는 입장이고, 울산은 오랜 숙원인 국립대학 설립을 이번엔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각오다.
해양대학교는 특성화 없이는 대학의 미래가 없다는 입장이다. 모두 자신의 미래를 위해 사활을 건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정부는 3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문제를 풀기 위해 분주하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지난 주 부산 경남지역을 방문해 지역 국립대학교 총장들을 만나고 한국해양대학교 캠퍼스를 방문했다. 부총리가 다녀간 일요일, 해양대학교 영도캠퍼스에서 김순갑 총장을 만나 ‘이원캠퍼스 구상’을 들었다.

부산지역의 일부 여론에서 지적하듯 울산으로 이전하는가
아니다. 일부에서 오해하면서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가 울산으로 이전한다는 식으로 여론이 형성돼 곤란을 겪었는데, 이제 바로 잡히고 있다.
우리는 부산과 울산에 두 개의 캠퍼스를 운영하려고 한다.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에는 해양대학교의 전통적 강점을 살려 해양기능을 특성화하고, 산업수도 울산은 그에 맞는 학과를 만들어 지역사회의 수요에 부응하려고 한다.
정부와 울산은 우리의 계획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 부산지역에서도 우리의 계획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면서 여론이 변하고 있다. 현재 부산 영도에 있는 캠퍼스는 세계 최고의 해양특성화 대학으로 발전시킬 것이다.
오히려 해양수도를 표방하는 부산시가 우리의 비전을 지지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부산 캠퍼스와 울산 캠퍼스 운영 계획은
부산과 울산에서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가 입학 정원이다. 특히 부산시는 부산캠퍼스 정원을 줄이면서 울산 캠퍼스를 만드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계획에 따르면 2009년까지 15~20% 정원을 줄여야 한다. 현재 1560명의 정원에서 1200~1300명 정도가 되는 것이다.
우리는 부산캠퍼스의 정원을 이 정도 수준에서 유지하려고 한다. 여기다 영도캠퍼스와 옆에 있는 매립지에 전국에 흩어진 해양관련 연구기관이나 교육기관들을 모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부산캠퍼스를 지역 거점대학이 아니라 해양특성화 중심대학으로 키우는 것이다. 이것은 정부와도 교감하고 있는 이야기다.
울산캠퍼스에 대해서는 이미 울산시와 많은 교감을 하고 있다. 산업수도 울산의 특성에 맞는 에너지·환경 분야 대학을 중심으로 특성화하고,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기존 산업의 미래를 위해 이와 연관된 학과를 만들고 인재를 배출할 계획이다.
또 울산지역의 교육, 의료, 예술·문화에 대한 수요를 반영한 학과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울산캠퍼스 정원은 1800명 이상으로 계획하고 있다. 양 캠퍼스 합쳐 3000명 규모다.

양 지역에서 미묘한 자존심 싸움을 할 것인데
규모는 작지만 전통을 갖고 있는 부산 캠퍼스에 대학 본부를 두고, 더 큰 규모로 운영하는 울산캠퍼스에는 관리본부를 두어서 양 지역의 자존심을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 양 지역의 특성에 맞추어 대학을 발전시키려는 우리의 계획에 대해 정부도 동의하고 있다. 양 지역이 우리와 손을 잡고 정부에 ‘계획대로 해달라’는 요구를 해야 한다. 서로 다투면 모두에게 손해다.

교육부총리와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
일본과 중국이 해양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학교를 통합하고 중점 육성하고 있다. 이런 국제 경쟁에 뒤지지 않아야 한다.
영도캠퍼스에서 공과대학과 국제대학 등이 울산으로 옮겨가고 나면 그 자리에 다른 시설이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다. 김진표 부총리도 분명히 말했다. 여기는 해양 관련 교육을 하는 데 천혜의 장소다. 그리고 이미 많은 투자가 된 곳이다. 이 장점을 잘 살릴 것이다.

이원 캠퍼스 계획과 관련, 이후 일정은
울산캠퍼스 조성과 관련 4월말까지 안을 만들어 5월 중에 대통령에게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야 내년 예산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캠퍼스 조성에 대해서 울산시와는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울산캠퍼스만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산과 연관해서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일부 지역 인사들의 작은 이해관계 때문에 대학의 미래가 꺾이면 안된다.
해양대학교의 이원캠퍼스 구상이 어떻게 추진되는가에 따라서 부산시와 울산시 그리고 해양대학교의 미래가 걸려 있다. 논의 과정이 늦어지더라도 꼭 이루어지길 바란다.
울산은 지금 기회를 놓치면 오랜 숙원이 어려워질 수 있다. 부산도 해양대학이 경쟁력 없이 침몰하는 것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부산캠퍼스는 지지부진한 지금 모습을 벗어나 해양특성화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5대양 6대주를 누비는 해양대학교
1945년 설립 … 9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

1945년 11월 해양입국을 기치로 설립한 한국해양대학교는 해운 항만 물류 분야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는 전통있는 학교다.
항해학과와 기관학과에 50명씩 100명의 입학생을 받으면서 출범한 해양대학교는 설립 초기 전국에서 가난한 수재들이 몰려들어 교세가 높았다.
해운 항만 물류 전 분야에 걸쳐, 5대양 6대주에서 동문들이 활약하고 있고, 자부심도 높다.
1991년 종합대학교로 승격한 이후 제 4대 총장인 김순갑 총장은 “해양대학교의 인적 네트웍을 잘 연결하면 물류 중심국가로 성장하려는 정부 정책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그동안 몇 차례 캠퍼스도 옮기고 학교 이름도 바뀌었다.
1945년 진해에 ‘고등상선학교’로 설립한 후 캠퍼스는 진해에서 인천(47년 1월)으로, 인천에서 군산으로(47년 5월), 군산에서 부산으로(53년) 옮겼다.
부산에서도 영도로 옮긴 것은 55년의 일이고, 현재 캠퍼스로 옮긴 것은 74년이다.
학교 이름도 몇 차례 바뀌었다. 진해상선학교에서 출발, 진해해양대학(46년), 국립해양대학(47년), 9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되면서 한국해양대학교가 되었다.

/부산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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