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를 만드는 장자방들 ① 김두관 김원웅 문희상 송영길 신기남 캠프

표심잡는 책략으로 전대 승리 일군다

지역내일 2005-03-04 (수정 2005-03-04 오전 11:07:15)
“진중에서 계략을 꾸며 승리를 천리 밖에서 결정지었다.” 고대 중국의 한고조 유방이 자신의 참모 장자방(장량)을 일컬어 한 말이다. 장자방은 유방을 도와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항우를 제압하고 한(漢) 왕조를 연 창업공신이다. 선견지명과 뛰어난 정세분석, 책략을 바탕으로 지도자를 보좌해 꿈을 이루는 전략참모의 중요성은 지금도 유효하다.
열린우리당의 당권 장악을 겨냥한 10인 후보간의 뜨거운 각축전도 예외가 아니다. 촌각을 다투며 전국을 누비는 지도자의 승리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전략참모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10인 핵심참모들의 면면과 전략구상, 판세분석을 살펴보는 일은 열린우리당 전당대회 레이스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다.

◆유일한 영남후보 키워라 = 김두관 전 장관의 전대 선거를 총괄하는 전략참모는 김두수 열린우리당 중앙위원. 김 전 장관의 친동생이다. 고려대 행정학과 82학번으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을 거친 그는 재야운동에 뛰어들면서 ‘재야의 기획통’으로 자라났다. 김 전 장관의 남해군수 선거때 기획국장, 국민승리21 기획국장, 민노당 기획국장 등을 역임했다. 노무현 대선후보 선거캠프에 합류, 열린우리당 창당에 참여했고 지난해 총선에서 경기도 일산에 출마했었다.
김 위원은 전대 본선보다 오는 10일 치러질 예비선거에 신경을 더 쓰고 있다. 그는 “문희상 한명숙 장영달 염동연 의원 등이 안정권이고 나머지 6명이 남은 4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일 것”으로 예측했다. 4강 6중 구도다. 김 전 장관이 유일한 원외 후보란 점이 현역의원의 입김이 강할 예비선거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전국정당을 지향한다면 유일한 영남후보인 김 전 장관을 키워야 할 것”이란 논리를 세워놓고 있다. 현장정치에 강하고 대중친밀도가 높다는 김 전 장관의 장점을 들고 예비선거의 다수 유권자인 상무위원들의 표심을 파고들 계획이다.

◆여론조사 1위는 김원웅 = ‘김원웅 캠프’의 참모진에는 과거 개혁당 간부출신들이 포진해 있다.
이번 당의장 경선 전략의 총책임을 맡고 있는 인물은 인창원 민족평화축전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김 의원과 고교 동문인 인 총장은 대전 흥사단을 이끌며 지역 시민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김 의원 캠프의 전략은 밑바닥 정서를 파고드는 것. 인 총장은 “최근 언론에서 특정후보 몇몇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는 식의 분석을 내놓는데, 어떤 근거인지 모르겠다”며 “실제 당의장 경선투표를 할 대의원들의 생각과 많이 다른 것 같다”고 했다.
인 총장은 특히 “문희상 대세론의 근거는 없다”면서 “당원협의회장, 운영위원장 등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 조사한 결과 김 의원이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왜 김원웅이 우리당 의장이 돼야 하느냐’는 물음에 인 총장의 대답은 간단명료했다. ‘김원웅 의원만큼 개혁에 대한 신념이 강한 지도자가 어디 있느냐’는 것이었다.

◆전국적 지지가 대세론의 증거 = 국민의 정부 당시 4년 동안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지내고, 2002년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바 있는 권기식 특보는 문희상 의원의 핵심 참모다. 한겨레 기자 출신이기도 한 권 특보는 지난 17대 총선을 위한 당 내 경선에서 5표차로 아깝게 탈락한 경험을 갖고 있기도 하다.
권 특보는 이번 경선 구도를 ‘1강 2중’이라고 주장하며 ‘문희상 대세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문 후보는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얻고 있다”며 “상층부뿐만 아니라 일반 당원들에게도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권 특보는 “참여정부는 실패할 권리가 없고, 이를 위해서 올해를 무엇보다 잘 넘겨야 한다”며 “노 대통령이 국정기조를 경제와 민생 쪽으로 잡았고, 그 코드를 가장 잘 읽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은 문 후보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 캠프만 보더라도 이른바 각 ‘계파별’ 의원들이 골고루 포진돼있다”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문 후보가 대권에 사심이 없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특보는 “개혁코드 하나로 집권여당으로서 국민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다”며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경제와 개혁의 동반성장’”이라고 밝혔다.

◆‘자질과 상품’으로 승부한다 = 송영길 의원의 핵심 참모인 손정주 보좌관은 전대 경선판도를 2강 6중으로 보고 있다. “문희상 신기남 의원이 1·2위 다툼을 벌이고, 여성 상임중앙위원이 될 한명숙 의원을 제외하면 나머지 2자리를 놓고 중위권 그룹이 치열한 싸움을 치를 것”으로 내다봤다.
손 보좌관은 연세대 법학과 83학번으로 송 의원의 ‘든든한 후배’다. 손 보좌관은 학교 2년 선배인 송 의원의 영향으로 학생운동에 눈을 떴다. 졸업 후 10년간 평범한 회사원 생활을 하던 중 16대 국회 초반 송 의원의 대법관 인사청문회 준비를 돕다가 비서관으로 합류하면서 여의도 생활을 시작했다.
손 보좌관은 열린우리당이 과거 1인 보스 중심의 정당구조를 탈피, 정치의식이 높은 기간당원 중심의 상향식 구조로 면모가 혁신됐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1인 3표제의 예비선거, 1인 2표제의 본선에서 유권자들의 자발적인 ‘표 조합’이 있을 것”이란 게 손 보좌관의 예측이다. 이에 따라 정치개혁에 앞장섰고 경제회생과 한반도 평화정착에 노력해 온 송 의원의 ‘상품성’을 무기로 승부를 건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압도적 1위가 우리 목표 = 신기남 전 당의장의 핵심참모는 김형식 우리당 부대변인. 학생운동권 출신인 김 부대변인은 대학(한신대 철학과 88학번)을 졸업한 이듬해인 98년부터 신 전 의장을 보좌하고 있다. 현재 김 부대변인은 지역을 돌며 판세를 점검하고 지역별 전략수립에 몰두하고 있다.
김 부대변인은 “우리의 목표는 2등과 상당한 격차를 벌인 1등”이라며 “특정후보 대세론은 판세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각 캠프에서 실시한 몇 번의 여론조사에서 신 의원은 항상 2위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난다”며 “이번 경선은 신기남 문희상 의원의 2파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애초 신 전 의장측이 우려한 부분은 당의장직에서 물러나게 된 직접적 원인이 된 부친의 친일경력. 김 부대변인은 “명예회복 차원에서라도 신기남을 도와주겠다며 나서는 사람이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그 문제는 더 이상 신 의원의 정치행로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상범·신창훈·이숙현 기자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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