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추방에도 올인하자
최영희 내일신문 부회장
2005년, 학교폭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인가 궁금해진다. 지금까지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학교폭력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건들이 터질 때뿐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말 교육부등 8개 관련부처와 전문가들이 모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며칠전 새학기를 맞아 학교폭력자진신고 및 피해신고기간 설정 담화문을 발표했다. 교육부총리와 관련부처 장관들 그리고 경찰청장의 합동기자회견은 일회성 이벤트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너무도 복합적이기 때문에 해결책도 간단하고 쉽게 실효를 거둘 묘책이 없다. 따라서 장단기적으로 다양한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 5개년기본계획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각 부처별로 산만하게 흩어져 대부분 NGO들에게 맡겨 해오던 일들을 모아놓은 것일 뿐이었다. 그러나 5개년계획에서 첫 번째 반성은 부처간 유기적 협조관계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정책을 내놓든지 협조하고 발맞추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관계부처의 유기적 관계가 관건
이제 첫 번째 공동 작업은 시작되었다. 자진신고기간이니 경찰에게 맡기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이번 신고는 소위 일진회등 조직적으로 모임의 형태를 갖춘 청소년폭력조직의 와해를 주 목표로 하고 있다. 폭력조직들은 우발적이거나 일시적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행하면서 잔인하고 또 성폭행등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원들에게도 폭력으로 훈련시키고 철저한 상하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인 조직폭력배 흉내를 낸다.
중학생인데 선배에 의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가입했지만 탈퇴하고 싶어도 보복이 두려워 어쩌지 못하고 있다는 상담이 온다. 전학을 가고 싶지만 탈퇴하려다 심하게 당한 친구를 보니 공포라고 한다. 이 절박한 어린 아들에게 국가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어머니는 울먹인다.
폭력조직, 당연히 해체되어야한다. 탈퇴할 수 있게 해주고 새로운 가입은 차단해야한다. 이를 위해 경찰이 전화만 기다릴 수는 없다. 학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모 학교의 학생지도 교사의 말에 의하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직현황을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학생을 둔 학부모가 같은 통로의 아파트 윗층에 딸의 학교 ‘짱’이 사는데 자기 딸은 그 선배만 보면 멀리서도 뛰어가 90도로 절을 하더라고 말했다. 이렇게 주변의 부모들도 알고 있는데 교사가 모를 리가 없다.
요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일본 요코하마 밤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12년간이나 지키고 있는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처럼 되라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1만580개 학교 중 73.27%가 전문상담실을 갖추고 있고, 전문 상담교사 자격증 소지교사들의 수도 2만4천여명에 이른다. 학교교사들의 적극적 동참이 필수적이다.
교육부는 이 아이들이 이수할 치유프로그램을 준비해야한다. 솎아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건실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탈퇴하려는 아이들에게 신변을 보호해주고 최대한의 편의를 봐주려고 하고 있다. 앞으로는 스쿨폴리스 제도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나는 호주 시드니의 한 경찰서를 찾았다.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활동하는 호주 경찰은 경찰서마다 철저한 훈련을 거친 청소년 전문경찰관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관할지역의 학교는 언제든지 찾아가 영상물등으로 개발된 교재를 보여주고 아이들과 토론하거나 부모교육을 한다.
용의주도하게 정책을 시행해야
작년 한 해동안 검경이 학교폭력사범으로 검거하거나 구속한 학생은 17803명이나 된다. 경찰이나 학교가 파악하거나 해체한 학교폭력서클이 작년 한해 72개였다. 이 많은 아이들이 가해자이면 그 피해는 얼마이겠는지…
5개년계획의 첨부자료를 보며 아쉬운 것은 학교폭력예방개발자료 현황이었다. 2002년 12월까지만 취합된 자료였고 발행부수도 적게는 55부에서 많아야 9685부였다. 80여가지의 책자와 테이프는 어떻게 사용되며 검증은 되었는지, 확실하게 몇가지로 집중해서 훌륭한 프로그램을 왜 개발하지 못하는지 답답했다.
법으로 예방교육이 의무화되었다지만 각 학교는 무엇을 교재로 누가 어느 시간에 해야할지 걱정만 하고 있다. 교장선생님 훈시로 때울 수도 있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의 실효를 거두기 위해 좋은 프로그램 개발과 그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적절한 시간 배정, 교사나 자원봉사자 교육, 그리고 교재보급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최영희 내일신문 부회장
2005년, 학교폭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인가 궁금해진다. 지금까지 학부모들의 애간장을 녹이던 학교폭력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사건들이 터질 때뿐이었다. 그러나 지난 2월말 교육부등 8개 관련부처와 전문가들이 모여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 5개년 기본계획을 발표했고, 며칠전 새학기를 맞아 학교폭력자진신고 및 피해신고기간 설정 담화문을 발표했다. 교육부총리와 관련부처 장관들 그리고 경찰청장의 합동기자회견은 일회성 이벤트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학교폭력의 원인은 너무도 복합적이기 때문에 해결책도 간단하고 쉽게 실효를 거둘 묘책이 없다. 따라서 장단기적으로 다양한 접근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 5개년기본계획은 전혀 새로울 것이 없었다. 각 부처별로 산만하게 흩어져 대부분 NGO들에게 맡겨 해오던 일들을 모아놓은 것일 뿐이었다. 그러나 5개년계획에서 첫 번째 반성은 부처간 유기적 협조관계가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떤 정책을 내놓든지 협조하고 발맞추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가 관건이다.
관계부처의 유기적 관계가 관건
이제 첫 번째 공동 작업은 시작되었다. 자진신고기간이니 경찰에게 맡기면 된다는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이번 신고는 소위 일진회등 조직적으로 모임의 형태를 갖춘 청소년폭력조직의 와해를 주 목표로 하고 있다. 폭력조직들은 우발적이거나 일시적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다. 집요하게 지속적으로 행하면서 잔인하고 또 성폭행등도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원들에게도 폭력으로 훈련시키고 철저한 상하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인 조직폭력배 흉내를 낸다.
중학생인데 선배에 의해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가입했지만 탈퇴하고 싶어도 보복이 두려워 어쩌지 못하고 있다는 상담이 온다. 전학을 가고 싶지만 탈퇴하려다 심하게 당한 친구를 보니 공포라고 한다. 이 절박한 어린 아들에게 국가는 아무 도움이 안 된다고 어머니는 울먹인다.
폭력조직, 당연히 해체되어야한다. 탈퇴할 수 있게 해주고 새로운 가입은 차단해야한다. 이를 위해 경찰이 전화만 기다릴 수는 없다. 학교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부모들의 관심도 중요하다. 모 학교의 학생지도 교사의 말에 의하면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조직현황을 다 알 수 있다고 한다. 중학교 2학년학생을 둔 학부모가 같은 통로의 아파트 윗층에 딸의 학교 ‘짱’이 사는데 자기 딸은 그 선배만 보면 멀리서도 뛰어가 90도로 절을 하더라고 말했다. 이렇게 주변의 부모들도 알고 있는데 교사가 모를 리가 없다.
요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는, 일본 요코하마 밤거리를 방황하는 청소년들을 12년간이나 지키고 있는 미즈타니 오사무 선생처럼 되라는 것은 아니다.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1만580개 학교 중 73.27%가 전문상담실을 갖추고 있고, 전문 상담교사 자격증 소지교사들의 수도 2만4천여명에 이른다. 학교교사들의 적극적 동참이 필수적이다.
교육부는 이 아이들이 이수할 치유프로그램을 준비해야한다. 솎아내서 버리는 것이 아니라 건실하게 자라게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경찰청은 탈퇴하려는 아이들에게 신변을 보호해주고 최대한의 편의를 봐주려고 하고 있다. 앞으로는 스쿨폴리스 제도를 도입하겠다고도 했다. 지난달 나는 호주 시드니의 한 경찰서를 찾았다. 지역사회와 밀접하게 활동하는 호주 경찰은 경찰서마다 철저한 훈련을 거친 청소년 전문경찰관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관할지역의 학교는 언제든지 찾아가 영상물등으로 개발된 교재를 보여주고 아이들과 토론하거나 부모교육을 한다.
용의주도하게 정책을 시행해야
작년 한 해동안 검경이 학교폭력사범으로 검거하거나 구속한 학생은 17803명이나 된다. 경찰이나 학교가 파악하거나 해체한 학교폭력서클이 작년 한해 72개였다. 이 많은 아이들이 가해자이면 그 피해는 얼마이겠는지…
5개년계획의 첨부자료를 보며 아쉬운 것은 학교폭력예방개발자료 현황이었다. 2002년 12월까지만 취합된 자료였고 발행부수도 적게는 55부에서 많아야 9685부였다. 80여가지의 책자와 테이프는 어떻게 사용되며 검증은 되었는지, 확실하게 몇가지로 집중해서 훌륭한 프로그램을 왜 개발하지 못하는지 답답했다.
법으로 예방교육이 의무화되었다지만 각 학교는 무엇을 교재로 누가 어느 시간에 해야할지 걱정만 하고 있다. 교장선생님 훈시로 때울 수도 있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의 실효를 거두기 위해 좋은 프로그램 개발과 그 프로그램 실행을 위한 적절한 시간 배정, 교사나 자원봉사자 교육, 그리고 교재보급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