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 ‘이름도 상표’ 권리 찾기 소송

이화여대, 유사 이름 어학원 상대 승소 … 하버드 버클리대 등도 분쟁

지역내일 2005-03-30
유명대학의 이름과 흡사한 상표를 등록해 사용하는 업체들은 앞으로 대학들로부터의 법적 대응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특허심판원은 이화여자대학교의 학교법인인 이화학당이 ‘이화어학원’이라는 유사 서비스표를 등록한 업체를 상대로 낸 등록무효심판청구에서 “등록을 무효로 한다”는 심결을 내려 이화학당의 손을 들어줬다.
17일 특허법원 제3부(재판장 주기동 부장판사)는 ‘이화어학원’을 사용할 수 없게 된 해당 업체가 특허심판원의 심결에 반발 “이화학당의 등록표장과 이화어학원의 서비스표는 서로 다르다”며 이화학당을 상대로 낸 등록무효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외국 대학들이 최근 몇 년전부터 학교명 보호를 위해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앞으로 국내 대학들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대학명 자체가 저명성 취득” = 법원은 ‘이화’ 또는 ‘EWHA’라는 표장이 ‘이화여자대학교’를 가리키고 그 자체가 저명성을 취득한 것로 해석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표장은 국내 일반 수요자들 사이에 현저하게 인식돼 그 자체가 저명성을 취득했다고 밝혔다.
원고(업체-이화어학원)가 사용하고 있는 ‘ewha’만으로 볼 경우 피고의 표장인 ‘EWHA’와 외관 및 호칭이 동일·유사하다는 것이다.
원고가 ‘ewha’를 사용할 경우 일반인들이 교육을 주목적으로 하는 피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재판부는 또 “상표법에는 ‘국가·공공단체 또는 이들의 기관과 공익법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업무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공익사업을 표시하는 표장으로서 저명한 것과 동일 또는 유사한 상표’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규정의 취지는 저명한 업무표장을 가진 공익단체의 업무상의 신용과 권위를 보호함과 동시에 그것이 상품에 사용되면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에게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을 일으키게 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재판부 설범식 판사는 “이번 소송을 계기로 국내대학들의 유사한 권리행사가 이어질 수 있다”며 “대학과의 계약을 통해 ‘학교명’을 써왔던 업체가 아니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외국 유명대학들의 잇따른 소송 = 외국 명문대학들의 ‘학교이름 권리찾기’는 몇 년전부터 국내에서 전개되고 있다.
지난 2001년 2월 미국 ‘프레지던트 앤드 펠로우즈 오브 하바드 칼리지’(하버드 대학)는 류 모씨가 특허법원에 제기한 등록무효 분쟁에서 승소했다.
류씨는 ‘하버드 영어’라는 제목의 학습지를 상표로 등록하고 10년 동안 발행해 왔으나 하버드대학이 특허심판원에 등록무효심판청구를 해 등록이 취소되자 소송을 냈다.
하지만 특허법원은 이화대학교 사건과 마찬가지로 대학교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하버드대학은 6명의 미국 대통령을 배출하고 교수진에서는 30여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는 등 최고 수준의 대학으로 널리 인식돼 있다”며 “류씨의 학습지 ‘하버드’가 하버드대학의 표장인 ‘HARVARD’와 호칭이 동일해 일반 사용자들로 하여금 상품의 출처에 관한 혼동을 일으키게 할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2000년에는 주식회사 버클리물산이 버클리대학을 상대로 특허법원에 상표 등록무효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주식회사 버클리물산은 버클리라는 상표로 신사복 청바지 등 20개 품목을 지정상품으로 등록했으나 미국 버클리대학이 이의를 제기해 특허심판원에서 등록무효가 되자 소송을 낸 것이다.
이 사건 역시 특허법원은 주식회사 버클리물산의 상표 표장이 버클리대학의 외관과 유사하고 호칭이 동일하다고 판단, 대학교에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특허심판원 관계자는 “외국에는 이 같은 소송이 보편화돼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학원들이 유명 대학과 관계가 없으면서도 이름을 쓰는 일이 많이 있는데 대학교들이 여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해 마찰을 빚게 되면 소송을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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