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선생님과 교육청 높은 분들은 학교폭력 실상에 대해 너무 몰라요. 정말 학교폭력 실상을 몰라서 그런 건지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알수가 없어요.”
지난달 31일 학교폭력국민협의회(www.ttastop.org)가 주최한 ‘학교폭력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100인 토론회’ 학생 분임 토의에 참가한 학생들이 쏟아낸 불만이다.
이날 토론회는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박병식 교수의 기조 발제후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단체로 나뉘어 분임토론이 이어졌다. 이중 학생과 전문가 토론이 가장 뜨거웠다.
학생 토론에 참석했던 20여명의 학생들은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응 수준이 방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 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장지민 학생은 “학교폭력 때문에 발생한 자살 사건이 비일비재하다”며 “올해에도 10건에 가까운 자살 사고가 있었지만 학교에서는 은폐하기 바쁘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부 감사 역시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가해 학생들은 전학가는 수준에서 마무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목동의 한 여고생은 “일진 짱 남학생과 모범 여학생이 사귀었는데 이것을 질투한 일진 여학생 짱이 모범 여학생을 구타한 사건이 있었다”며 “유리가 박힌 모래 바닥에 얼굴을 문질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지만 학교에선 쉬쉬하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천안대 청소년학과 서에스더 학생은 중학교 시절을 기억하며 “예쁜 아이가 전학을 왔는데 남학생들이 관심을 보이자 일진 여학생 30여명이 이 학생을 집중 구타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결국 이 학생은 학교생활도 잘 못하고 정신이상 상태에 빠져 지금은 나이트 클럽에서 삐끼 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의 한 학생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 설문조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선생님은 설문지만 나누어 주고 일진학생들이 이 설문지를 걷어 선생님께 드리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사에 대한 불만 높아 = 학교폭력에 대해 교사들이 왜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한 학생은 “선생님들도 일진회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일진회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훈계를 하면 이 학생들이 자동차 유리를 박살내기도 하고 심지어는 뺨을 때리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학생은 “무서워 한다기 보다 학교폭력 실상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귀찮고 무관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학생은 “모 고등학교에서 선생님 초청으로 단체에서 학교폭력 강연을 갔는데 교장 거부로 그냥 오는 일도 발생했다”며 “일단 학교에서는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종 학생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교사의 자질과 열정도 아이들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많았다.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는 장 만들어야 = 학생들은 학교 폭력의 대안으로 다양한 의견을 내 놓았다. 학생회가 자치 조직으로 자리를 잡으면 학교 폭력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래호 학생은 “현재 중·고교 학생회는 동아리 수준이기때문에 자치기구로써 활동이 전무하다”며 “학교에서도 자치활동을 인정하고 학생회를 구성할 때 학교폭력 근절부서를 만들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백건 학생도 “학생회를 통해 일진회를 해체시킨 사례가 있다”며 “학생회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다혜 학생은 “사회복지사와 상담이 매우 유익했다”며 “학교마다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상담교사가 배치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백건 학생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외부 기관에 위탁해 교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쿨폴리스 제도에 대해선 찬성 5명, 반대 18명으로 나타났다.
◆학교가 외부도움 적극 구해야 = 소그룹 토론회 가운데 전문가 토론에서는 청소년 관련 학계 의료계 경찰청 교육부 사회복지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학일 교육부 학교폭력대책팀장은 교육부의 향후 대책에 대해서 설명하며 “전문상담교사와 전문자원봉사자를 학교에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우선 2009년까지 전국 모든 초중고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해 학교폭력 등 학내 문제에 대한 학생 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또 김 팀장은 “4월부터 전문상담 자원봉사자를 규모가 큰 학교에 2명, 작은 학교에는 1명을 일주일에 3일씩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이같은 내용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건의했다”며 “학생들 상담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강의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국내 신경정신과 전문의 가운데 청소년 정신과 의사들이 200여명 있다”며 “이들이 전담으로 학교폭력 상담은 못해도 상담교사나 학교에 컨설턴트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규미 아주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상담교사 자격증이 있는 교사들이 학교에 많다”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학교가 폐쇄성을 벗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피해 가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곤 안산 1대학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교육부나 교육계가 하는 모습을 보면 해결의 비전이 없다”며 “기존 교육제도와 교사라는 틀 속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광호 경기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도 “학교가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과 지원을 거부하면 학교폭력 대책이나 피해 학생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석용 김남성 기자 syjung@naeil.com
지난달 31일 학교폭력국민협의회(www.ttastop.org)가 주최한 ‘학교폭력대책 마련을 위한 전문가 100인 토론회’ 학생 분임 토의에 참가한 학생들이 쏟아낸 불만이다.
이날 토론회는 용인대 경찰행정학과 박병식 교수의 기조 발제후 학생, 교사, 학부모, 시민사회단체, 전문가 단체로 나뉘어 분임토론이 이어졌다. 이중 학생과 전문가 토론이 가장 뜨거웠다.
학생 토론에 참석했던 20여명의 학생들은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의 대응 수준이 방치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학교폭력 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장지민 학생은 “학교폭력 때문에 발생한 자살 사건이 비일비재하다”며 “올해에도 10건에 가까운 자살 사고가 있었지만 학교에서는 은폐하기 바쁘다”고 말했다.
또한 “교육부 감사 역시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가해 학생들은 전학가는 수준에서 마무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목동의 한 여고생은 “일진 짱 남학생과 모범 여학생이 사귀었는데 이것을 질투한 일진 여학생 짱이 모범 여학생을 구타한 사건이 있었다”며 “유리가 박힌 모래 바닥에 얼굴을 문질러 중상을 입힌 사건이 발생했지만 학교에선 쉬쉬하고 넘어갔다”고 말했다.
천안대 청소년학과 서에스더 학생은 중학교 시절을 기억하며 “예쁜 아이가 전학을 왔는데 남학생들이 관심을 보이자 일진 여학생 30여명이 이 학생을 집중 구타한 사건이 발생했다”며 “결국 이 학생은 학교생활도 잘 못하고 정신이상 상태에 빠져 지금은 나이트 클럽에서 삐끼 생활을 한다”고 말했다.
인천 지역의 한 학생은 “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학교폭력 설문조사가 형식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선생님은 설문지만 나누어 주고 일진학생들이 이 설문지를 걷어 선생님께 드리기 때문에 익명성이 보장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사에 대한 불만 높아 = 학교폭력에 대해 교사들이 왜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선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한 학생은 “선생님들도 일진회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학생은 “일진회 학생들에게 선생님이 훈계를 하면 이 학생들이 자동차 유리를 박살내기도 하고 심지어는 뺨을 때리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이수빈 학생은 “무서워 한다기 보다 학교폭력 실상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며 “귀찮고 무관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고 설명했다.
장지민 학생은 “모 고등학교에서 선생님 초청으로 단체에서 학교폭력 강연을 갔는데 교장 거부로 그냥 오는 일도 발생했다”며 “일단 학교에서는 이런 문제를 거론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은종 학생은 “학생들이 선생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교사의 자질과 열정도 아이들의 기대에 못미친다는 지적이많았다.
◆아이들 스스로 해결하는 장 만들어야 = 학생들은 학교 폭력의 대안으로 다양한 의견을 내 놓았다. 학생회가 자치 조직으로 자리를 잡으면 학교 폭력도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래호 학생은 “현재 중·고교 학생회는 동아리 수준이기때문에 자치기구로써 활동이 전무하다”며 “학교에서도 자치활동을 인정하고 학생회를 구성할 때 학교폭력 근절부서를 만들어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백건 학생도 “학생회를 통해 일진회를 해체시킨 사례가 있다”며 “학생회의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다혜 학생은 “사회복지사와 상담이 매우 유익했다”며 “학교마다 사회복지사로 구성된 상담교사가 배치됐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김백건 학생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외부 기관에 위탁해 교육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스쿨폴리스 제도에 대해선 찬성 5명, 반대 18명으로 나타났다.
◆학교가 외부도움 적극 구해야 = 소그룹 토론회 가운데 전문가 토론에서는 청소년 관련 학계 의료계 경찰청 교육부 사회복지계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학일 교육부 학교폭력대책팀장은 교육부의 향후 대책에 대해서 설명하며 “전문상담교사와 전문자원봉사자를 학교에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에 따르면 우선 2009년까지 전국 모든 초중고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해 학교폭력 등 학내 문제에 대한 학생 상담을 벌일 예정이다. 또 김 팀장은 “4월부터 전문상담 자원봉사자를 규모가 큰 학교에 2명, 작은 학교에는 1명을 일주일에 3일씩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이같은 내용을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건의했다”며 “학생들 상담이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강의 서울대 의대 정신과 교수는 “국내 신경정신과 전문의 가운데 청소년 정신과 의사들이 200여명 있다”며 “이들이 전담으로 학교폭력 상담은 못해도 상담교사나 학교에 컨설턴트 역할을 할 수 있으니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규미 아주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상담교사 자격증이 있는 교사들이 학교에 많다”며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 고민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학교가 폐쇄성을 벗고 다양한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피해 가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발벗고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곤 안산 1대학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교육부나 교육계가 하는 모습을 보면 해결의 비전이 없다”며 “기존 교육제도와 교사라는 틀 속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광호 경기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도 “학교가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과 지원을 거부하면 학교폭력 대책이나 피해 학생 지원은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석용 김남성 기자 sy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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