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교황은 이런 인물이어야 한다

지역내일 2005-04-06 (수정 2005-04-06 오전 7:12:08)
차기 교황은 이런 인물이어야 한다

“구식 사고 탈피, 가톨릭 교리 혁신해야”

차기 교황 선정에 관한 로마 가톨릭 교회 추기경단의 질문에 대해 노트르담 대학의 R. 스콧 애플바이 역사 교수는 교회가 크게 세계화로 인한 세속주의의 확산과 이슬람교, 과학 및 생명윤리라는 세가지 도전에 직면했다면서 차기 교황은 이 사안을 잘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다음은 포린폴리시 1, 2월 호에 게재된 로마 가톨릭 교회 추기경단에 보내는 메모의 요약이다.

◆세속주의 종교 교육 분리주의 도전 = 20세기 현대사회에서 인간은 하나의 사물로 평가절하되고 전쟁, 대량학살, 고문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으로 삶의 가치가 저하됐다. 그러나 이는 오늘날 사람들간 경제 정치 문화 교류를 지배하고 있는 세계화로 인해 오히려 강화됐다. 인간을 산업과 정치에 있어 하나의 부속품으로 전락시키는 사회관계는 모든 상호관계에 있어 그러하며 종교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차기 교황은 물질적 부유함의 추구와 진실에 대한 회의, 권위에 대한 경계로 점철되는 오늘날 사회에서 종교적 신념이 점점 더 비생산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깨닫고 기독교 교리를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 그리고 정당한 성장으로 확대해 기독교가 실질적으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다는 점을 경제 정치 지도자들에게 인정받아야 한다.

◆이슬람교의 도전 =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계속해서 확산돼 왔다. 역사학자 필립 젠킨스는 2025년이 되면 기독교 신자는 26억명에 달할 것이며 대부분 아프리카, 아시아 그리고 남미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슬람교는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기독교와 비슷한 수준으로 확산될 것이며 2050년 나이지리아에서만 1억5000만 무슬림을 자랑할 것으로 봤다. 이런 맥락에서 차기 교황은 이슬람이 기독교의 강력한 경쟁상대라는 것을 깨닫고 모든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기독교와 이슬람의 관계는 단순한 견제나 대립을 넘어서서 대화와 협력이어야 한다. 차기 교황은 기독교-이슬람 대화를 통해 가난한자를 돕고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하며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정책의 필요에 대해 공동의 이해를 함께해 원리주의자들의 위험으로부터 세계를 보호하는데 기여해야 한다.


◆과학과 생명윤리의 도전 = 가톨릭 교회는 콘돔사용, 피임, 낙태, 안락사, 인간배아를 통한 실험에 반대해 왔다. 2002년 11월 교황청 신앙교리 성성은 가톨릭 주교와 정치인을 대상으로 ‘특정 사안에 있어 가톨릭의 정치적 삶에 대한 개입과 관련한 교리 메모’를 발표했다. 메모는 “잘 교육받은 기독교인의 의식은 정치적 프로그램이나 신념과 도덕에 벋어나는 법에 동의하지 않는다. 여기에는 낙태, 안락사, 인간배아를 이용한 실험을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는 이 발표로 인류에 대한 정의와 과학과 의학의 윤리적 선택이라는 사회적 논란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그러나 교회는 생명윤리 분야에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 삶과 죽음에 대한 논쟁이 보다 복잡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는 과학 및 기술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 이들의 목표달성은 현재 기독교 윤리와는 큰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차기 교황은 사회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행위와 급격히 변하고 있는 도덕적 경계를 자세히 관찰해 가톨릭 교리를 혁신하는 중대한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회는 구식적인 지식 기반으로 직무를 수행할 여유가 없다.

◆차기 교황의 자질 = 이 같은 도전에 답하기 위해 차기 교황의 자질은 무엇일까. 무엇보다도 독서와 학습을 통한 폭넓은 지적 능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는 가톨릭 철학과 신학뿐 아니라 현대 정치 경제 과학, 언어, 문화, 종교법에 대한 깊은 조예와 이슬람 세계에 대한 깊은 관심을 포괄하는 것이어야 한다. 차기 교황은 특히 생명공학의 시대에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통찰력을 향상을 키울 수 있는 가톨릭 고등 교육기관의 지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결론 = 로마 추기경단은 차기 교황으로 세속적이고 불가지론적인 정치 지도자, 경제학자, 세계은행 관료, 유전공학연구자,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명망 있는 도덕가 집단에 기독교의 교리(복음)을 전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해야 한다. 차기 교황은 가톨릭 교회가 어렵게 얻은 정치로부터의 독립을 유지하고 세속주의와 결탁 유혹을 이겨내는 인물이어야 한다. 교황은 또 가톨릭과 이슬람의 유사성을 인정하고 가톨릭 교회와 마찬가지로 직접적이 파워를 행사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문화와 교육을 해 영향력을 미치기를 원하는 온건 이슬람주의자들과 결탁해 과격주의자들의 함정을 피할 수 있어야 한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R. 스콧 애플바이는 노트르담 대학의 역사 교수로 ‘강력한 종교: 전 세계 원리주의의 부상’의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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