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협상장으로 부를 유화책 없다”

6자회담 수석대표로 가는 힐 주한미대사

지역내일 2005-04-06 (수정 2005-04-07 오전 11:33:03)
“‘폭정의 전초기지’ 는 북 정권 본질”
강경입장 재확인 … 북미관계 경색 불가피

크리스토퍼 힐 주한미대사는 6일 “북한은 6자회담에 임하는 태도가 전혀 진지하지 않으며 협상테이블로 오지 않는 한 미국이 먼저 요구수준을 낮추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로 임명돼 다음주면 본국으로 귀임하는 힐 대사는 앞으로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맡게 된다. 때문에 이날 힐 대사 발언은 향후 6자회담에 임하는 미국측 태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평화네트워크(대표 정욱식)이 주관한 월례포럼에 참석한 힐 대사는 “6자회담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최적 협상모델”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최근 북한이 요구하는 북미 양자회담은 한국과 동북아 사회를 고려할 때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협상복귀 요구조건으로 내걸고 있는 ‘폭정의 전초기지’ 발언 사과에 대해 “사실은 (사실대로) 명확히 말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정부는 앞으로도 북한 정부의 본질에 대해 계속 목소리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해 사과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힐 대사는 ‘폭정의 전초기지(outpost of tyranny)’ 낱말 풀이까지 해가며 표현에 틀린 점이 없음을 거듭 강조했다.
또 “미국은 부시 2기 행정부에 들어서도 북한을 적대시하며 협상 파트너로 보지 않는 것 같다”는 패널(전경란 한반도평화센터 소장) 지적에 대해 “미국은 북핵문제를 협상으로 해결한다는 정책 일관성을 갖고 있다”며 “북한과 요구조건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그건 오직 협상장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힐 대사는 “상대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 뭔가 주기 시작한다면 다음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더 큰 것을 줘야 한다”며 유화책을 먼저 내밀 뜻이 없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지원과 비료지원은 “한국 정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반대의사를 보이지 않았다.

◆“북, 리비아에 핵무기 수출” =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내놓은 제안을 수정협상할 용의가 있느냐”는 정욱식 대표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에 대해 북한이 반응을 보이고 쌍방간 교류가 있다면 수정 제안을 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북한 반응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해 북한의 회담복귀가 선결조건임을 밝혔다.
3차 6자회담에서 미국이 내놓은 제안의 골자는 ‘북한이 3개월 동안 고농축우라늄(HEU) 핵프로그램을 포함한 핵폐기 선언을 하고, 핵프로그램과 시설 제거를 위한 준비 등의 조치를 이행하면 그에 대한 상응조치를 이행하겠다’로 요약된다. 핵심은 북한의 유일한 카드라 할 수 있는 ‘핵’을 먼저 포기하라는 것.
이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에는 단계별로 한 중 일 러의 대북 중유제공 허용, 불가침보장을 포함한 다자안보 보장, 비 핵에너지 제공, 테러지원국 해제 논의, 비핵화 종료 후 국교정상화 등 그간 북한이 요구해온 거의 모든 조치들이 망라돼 있다. 이에 따라 6일 외신을 통해 ‘북한 5월 회담 조기 복귀설’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실제 미국 정부가 어떤 화답을 할 지 주목된다.
힐 대사는 최근 미 대통령위원회가 “북한 핵개발에 대해 심각할 만큼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보고서를 낸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리비아로 핵무기를 수출한 명백한 증거가 있다”며 “북한 스스로 ‘핵 보유국’임을 자랑하는 것이 눈앞의 현실”이라고 해명했다.

◆군축·정전협정 논의는 즉답 피해 = 힐 대사는 지난달 31일 ‘6자회담을 군축회담으로 전환하자’는 북한 외무성 담화에 대해 “미국은 이미 한국에 핵무기를 주둔시키지 않기 때문에 협상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며 “6자회담 성격을 바꾸는 발표를 평양에서 한 것은 협상을 진지하게 보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또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정전협정은 기술적 문제여서 전문가와 상의가 필요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사 답변에 대해 “미국의 강경입장을 재확인했다”며 “당분간 6자회담은 경색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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