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한국 열쇠, 지역에 있다> “내나라 먼저보기 어때요”
지자체, ‘나만의 관광자원’ 모색 … 관광공사, 우수관광상품 개발·지원
지역내일
2005-04-13
(수정 2005-04-13 오후 12:14:38)
휴가기간을 앞둔 지난해 7월 초,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는 제1회 ‘내나라 여행 박람회’가 열렸다. 80여개 지자체와 관광업체가 참여해 각자의 관광상품을 국민들에게 직접 홍보했다. 참가자들은 저마다 ‘우리지역이 관광명소’라고 외쳤지만 역시 지역 특색에 맞추거나 독특한 아이템으로 ‘특화된’ 관광상품을 내세우는 곳이 관람객들의 주목을 받았다. ‘보현산 천문대’로 인기를 끌었던 영천시와 ‘정남진’이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동원한 전남 장흥 등이 그 예다. 반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얻을 수 있는 무료 자료나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수준의 정보를 제공한 곳들은 어김없이 외면을 받았다. 특징있는 내용을 집중적으로 부각하지 않고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나열식 홍보를 하는 곳도 마찬가지였다.
‘지역 관광’ 성공의 키워드는 특색있는 관광이미지를 어떻게 발굴해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느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번 여행박람회는 이를 잘 보여줬다.
아무리 훌륭한 관광인프라를 갖춘 곳도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으면 관광지로서 아무런 매력도 가질 수 없다. 반면 천혜의 절경이 아니어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뚜렷이 각인되면 훌륭한 관광지가 된다. 모래시계로 갑자기 유명해진 정동진이 그랬고, 보성 차밭이 그렇다. 보성 차밭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차 생산지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관광지로 더 유명하다.
◆숨겨진 명소 찾아 ‘웰빙’ = 주5일근무제 및 참살이(웰빙) 열풍으로 사람들의 레저욕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말여행객들 또한 급증하고 있다.
또 지역에서는 침체된 지방경제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의 열쇠를 ‘관광’에서 찾기 위해 관광이미지 발굴 및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발맞춰 관광공사를 비롯, 관광관련 업계와 기관들은 ‘내나라 먼저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빡빡한 일정으로 ‘유치원생 소풍가듯’ 휙 돌아보는 해외여행보다 여유있는 국내여행은 ‘웰빙’시대에 보다 걸맞는 레저·여가활동. 물론 이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9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회 내나라여행박람회는 지난해보다 대여섯배나 커진 규모로 준비되고 있다. 급증하는 국민의 레저욕구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지자체간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두 400~450개 부스의 대규모 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박람회는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 즐길거리 등 다양하고 독특한 전시와 이벤트 뿐 아니라 박람회장에서 직접 지역특산물, 관광기념품, 여행상품 등을 구매하고 호텔, 철도, 항공 등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는 실제적인 관광비즈니스의 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관광공사, 우수관광상품 개발에 주력 = 한국관광공사도 지역별로 특색있는 우수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공사는 국내 및 일반여행업 등록업체들을 대상으로 계절별, 테마별 우수 국내관광상품을 선정, 관광프로그램 광고비의 50%를 지원하고, ‘내나라 우수여행상품’ 1등에게 3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우수 관광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또 농촌체험관광지를 중심으로 녹색관광 시범마을을 선정, 연구 및 홍보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생태·녹색관광 상품 개발 활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공사의 ‘체험 가족여행단’ 사업은 참가자 만족도가 90%에 이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체험상품, 신규관광지 공모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한 후 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족여행단을 모집해 체험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공사는 여행 경비의 30%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국내관광자원 발굴을 위해 공사는 매달 3~4곳의 ‘가볼만한 곳’을 선정,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자체에서 특히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한강 중심 문화관광벨트 만들자”
관광이미지 조성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가 한강이라는 주장이 있다. 한강만큼 우수한 관광자원도 없지만, 역설적으로 한강처럼 관광객들에게 외면당하는 곳도 없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최영수 지자체협력팀장은 “한강 주변은 600년 도읍지 위상에 걸맞게 주변에 풍부한 문화유산과 다양한 동식물군이 서식하는 생태보전지역 및 각종 운동시설, 휴양시설 등 우수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지만 이들간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공사의 외국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한 외래객 5명중 4명은 서울을 방문한다. 이들 대부분은 고궁이나 박물관, 인사동 등 전통문화 관련 장소나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명동 등 쇼핑 위주의 관광행태를 보인다. 그러나 연간 100만명에 이르는 한강유람선 승선인원중 외국인관광객은 10%에 불과하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외국의 유람선과 달리 우리나라는 단순한 배타기 정도의 수준인데다 선착장과 유람선도 별 특징이 없다.
파리의 세느강, 싱가폴 머라이언 상, ‘야경’을 볼거리로 제공하는 홍콩 등 관광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표적 명소와 상징물이 없어 ‘관광한국’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한강 수중 분수와 불꽃이 어우러진 ‘물불축제’를 상용화한다든지, 한강둔치를 따라 한강 상징물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최 팀장은 “여의도 선착장을 핵심지역으로 두고 신촌·마포 등을 도시문화 거점지역, 영등포·노량진을 쇼핑문화 거점지역, 상암·당인리를 생태문화 거점지역, 강남권을 비즈니스문화 중심지역으로 한강 문화관광벨트를 형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지역 관광’ 성공의 키워드는 특색있는 관광이미지를 어떻게 발굴해서 어떻게 사람들에게 알리느냐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번 여행박람회는 이를 잘 보여줬다.
아무리 훌륭한 관광인프라를 갖춘 곳도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으면 관광지로서 아무런 매력도 가질 수 없다. 반면 천혜의 절경이 아니어도 사람들의 머릿속에 뚜렷이 각인되면 훌륭한 관광지가 된다. 모래시계로 갑자기 유명해진 정동진이 그랬고, 보성 차밭이 그렇다. 보성 차밭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차 생산지일 뿐이었지만 지금은 관광지로 더 유명하다.
◆숨겨진 명소 찾아 ‘웰빙’ = 주5일근무제 및 참살이(웰빙) 열풍으로 사람들의 레저욕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들끼리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말여행객들 또한 급증하고 있다.
또 지역에서는 침체된 지방경제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의 열쇠를 ‘관광’에서 찾기 위해 관광이미지 발굴 및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발맞춰 관광공사를 비롯, 관광관련 업계와 기관들은 ‘내나라 먼저보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빡빡한 일정으로 ‘유치원생 소풍가듯’ 휙 돌아보는 해외여행보다 여유있는 국내여행은 ‘웰빙’시대에 보다 걸맞는 레저·여가활동. 물론 이는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방을 돕는 일이기도 하다.
올해 9월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2회 내나라여행박람회는 지난해보다 대여섯배나 커진 규모로 준비되고 있다. 급증하는 국민의 레저욕구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모색하는 지자체간 이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모두 400~450개 부스의 대규모 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박람회는 볼거리, 먹거리, 체험거리, 즐길거리 등 다양하고 독특한 전시와 이벤트 뿐 아니라 박람회장에서 직접 지역특산물, 관광기념품, 여행상품 등을 구매하고 호텔, 철도, 항공 등을 저렴하게 예약할 수 있는 실제적인 관광비즈니스의 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관광공사, 우수관광상품 개발에 주력 = 한국관광공사도 지역별로 특색있는 우수관광상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먼저 공사는 국내 및 일반여행업 등록업체들을 대상으로 계절별, 테마별 우수 국내관광상품을 선정, 관광프로그램 광고비의 50%를 지원하고, ‘내나라 우수여행상품’ 1등에게 3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우수 관광상품 개발을 유도하고 있다.
또 농촌체험관광지를 중심으로 녹색관광 시범마을을 선정, 연구 및 홍보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생태·녹색관광 상품 개발 활동도 벌이고 있다.
특히 공사의 ‘체험 가족여행단’ 사업은 참가자 만족도가 90%에 이를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 사업은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체험상품, 신규관광지 공모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한 후 공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가족여행단을 모집해 체험관광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 공사는 여행 경비의 30%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국내관광자원 발굴을 위해 공사는 매달 3~4곳의 ‘가볼만한 곳’을 선정, 관광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은 국내 관광 명소를 소개하는 이 프로그램은 지자체에서 특히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한강 중심 문화관광벨트 만들자”
관광이미지 조성에 실패한 대표적 사례가 한강이라는 주장이 있다. 한강만큼 우수한 관광자원도 없지만, 역설적으로 한강처럼 관광객들에게 외면당하는 곳도 없기 때문이다.
관광공사 최영수 지자체협력팀장은 “한강 주변은 600년 도읍지 위상에 걸맞게 주변에 풍부한 문화유산과 다양한 동식물군이 서식하는 생태보전지역 및 각종 운동시설, 휴양시설 등 우수한 관광자원을 갖고 있지만 이들간 연계가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관광공사의 외국인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한 외래객 5명중 4명은 서울을 방문한다. 이들 대부분은 고궁이나 박물관, 인사동 등 전통문화 관련 장소나 동대문시장, 남대문시장, 명동 등 쇼핑 위주의 관광행태를 보인다. 그러나 연간 100만명에 이르는 한강유람선 승선인원중 외국인관광객은 10%에 불과하다.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외국의 유람선과 달리 우리나라는 단순한 배타기 정도의 수준인데다 선착장과 유람선도 별 특징이 없다.
파리의 세느강, 싱가폴 머라이언 상, ‘야경’을 볼거리로 제공하는 홍콩 등 관광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대표적 명소와 상징물이 없어 ‘관광한국’ 이미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한강 수중 분수와 불꽃이 어우러진 ‘물불축제’를 상용화한다든지, 한강둔치를 따라 한강 상징물을 만드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최 팀장은 “여의도 선착장을 핵심지역으로 두고 신촌·마포 등을 도시문화 거점지역, 영등포·노량진을 쇼핑문화 거점지역, 상암·당인리를 생태문화 거점지역, 강남권을 비즈니스문화 중심지역으로 한강 문화관광벨트를 형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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