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제도개혁 논의 어떻게 되고 있나

수사기록 공개 놓고 검찰·변호사 대립

지역내일 2005-04-14
사법제도개혁추진위서 ‘시점’ , ‘범위’ 둘러싸고 격론
재건축비리사건 재판 갈등과 같은 맥락 … ‘증거개시제도’ 입법안 조율 중

수사기록 공개 범위와 시점을 놓고 검찰과 변호사측의 의견대립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검찰이 ‘재건축 비리 사건’ 재판에서 수사기록을 미리 제출하지 않아 변호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 산하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사개추위)가 입법안을 준비 중인 ‘증거개시(開示)제도’에서도 같은 맥락의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증거개시’는 1회 공판기일 전에 검사가 피고인에 또는 변호인에게 수사기록의 열람을 허용하고 수사기록에 대한 실질적 접근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14일 사개추위 관계자는 “증거개시제도를 구체화하는 입법 논의 과정에서 ‘수사기록을 기소 후 공개 하겠다’는 검찰과 ‘기소 전에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변호사측 입장이 대립하고 있다”며 “의견조율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기소 전(前)인가, 후(後)인가 = ‘수사기록을 언제 변호인에게 공개할 것인가’의 문제는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현재 법원은 구속기소된 피고인에 대해 15일 내에 재판을 열도록 하고 있다. 검찰의 주장처럼 기소 후 수사기록을 받으면 피고인에 대한 변론 준비가 너무 촉박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입장이다.
검찰은 내부 규정에 따라 ‘피의자 신문조서’ 등 매우 제한적으로 기소 전에 일부 수사기록을 공개할 수는 있지만 다른 자료들은 수사가 진행 중이라 보여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사법개혁위원회에서 ‘증거개시제도’ 도입에 합의했을 때도 기소 전에 한다는 내용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공개범위 법원이 판단할 듯 = ‘수사기록을 얼마나 공개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린다.
지금까지의 관행은 검찰이 법원에 대부분의 수사기록을 제출해왔다. 변호인 역시 이 자료를 구하는데 어렵지 않았다. 따라서 변호사측은 ‘증거개시제도’에서도 검찰이 상당부분의 수사기록을 공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측면에서 이를 전향적으로 고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수사기록 공개로 △제3자 프라이버시 침해 △수사상황이 알려져 공범 검거의 어려움△기업의 경우 영업비밀 노출 등의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기록 공개 제한을 위한 예외조항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이 예외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할 때 법정에서 수사기록 공개를 놓고 검사와 변호인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사개추위 관계자는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 검찰의 결정에 변호인이 불복할 때 재판부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결국 기록의 공개 여부는 재판부에서 판단하게 된다”고 말했다.

◆수사기록 제출 갈등, 난항 겪는 재판 = 사개추위 논의 과정에서 검찰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수사기록 공개를 전향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 재판에서는 이 문제로 변호인과 갈등을 겪고 있다.
13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공판이 예정된 강동시영아파트 재건축조합 비리사건에서 증인 신문사항(법정에서 신문할 내용)을 법원과 변호인측에 사전 제출하지 않아 법원이 직권으로 재판기일을 변경했다. 검찰측은 “신문사항이 수사상 민감하기 때문에 사전에 제출하지 않았다”며 “15일 재판에 서도 증인 신문사항을 같은 이유로 사전 제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 재판은 검찰이 수사기록 제출을 거부해 변호인측이 헌법소원을 내겠다며 법원에 재판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있는 등 난항이 계속되고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이 재판을 보더라도 검찰이 수사기록 제출에 매우 소극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증거개시제도를 입법화할 때 수사기록 공개 범위를 상당부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기 기자

증거개시제도란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제1회 공판기일 전에 검사가 피고인 또는 변호인에게 수사기록의 열람을 허용하고 수사기록에 대한 실질적 접근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미국 독일 등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법률에는 없다. 지난해 사법개혁위원회에서 도입을 결정했고 현재 사개위에서 입법화 준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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