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민족주의·청년의식화 박차

“전통과 민족주의로 인민을 하나로 묶어라” … 당 권력 강화로 이어질 지는 지켜봐야

지역내일 2005-04-18 (수정 2005-04-19 오전 11:31:50)
시장경제로의 전환과 서구문물의 유입으로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발생하고 젊은이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크게 줄자 후진타오는 전통과 민족주의로 인민을 하나로 묶는 전술을 펼치고 있다.
인도와 협정을 체결하고 있는 상황에서 후진타오가 수도 베이징에 반일시위를 용인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유학사상 바탕으로 한 문화복고열풍 주도 = 후진타오가 택한 것은 정치보수화와 정부차원의 조직적인 민족주의 열기 고취다. 중국 사회에서 문화 복고 열풍이 불고 있는 것도 후 주석의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민일보가 올 2월 중국 전통문화를 수호하자는 글을 계속해서 내보낸 것도 이를 잘 보여준다. 중국정부가 펼치고 있는 ‘화평굴기’ ‘조화로운 사회’ 등의 정책도 모두 중국 전통사상과 유학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중국정부는 전세계에 100개의 공자학교를 세워 전통사상을 알려나가고 이를 통해 국민들이 중국전통에 자부심을 갖도록 한다는 거시적 민족주의 강화 전략도 세웠다. 이미 지난 해 11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공자학교’가 설립됐다. 어린이들을 위한 고전문화 도서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중국 역대 성인들의 가르침을 담고 있는 책들은 베이징 서점가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중국 고전기초교육 암송본’ 저자는 중국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도덕의 해이라고 주장하면서 어릴 때부터 유가경전을 읽어 도덕의식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정부는 지배계급의 절대적 권위에 복종하라고 말하는 유가사상의 기본 이념과 중화민족의 부흥을 외치는 민족주의 사상을 이용하고 있다. 중국사회를 하나로 묶을 것은 전통과 민족주의 밖에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고 중국사회과학원의 한 연구원은 지적했다.

◆아동 및 청년 이데올로기 교육 강화 = 후진타오 집권 이후 중국공산당 정책사무소 위원회 회원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까지 사상교육이 한층 강화됐다. 이는 후가 덩샤오핑으로부터 얻은 교훈과,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 후진타오의 개인적 경험의 복합적 이유에서 비롯된다. 2004년 4월 중국청년공산당연맹은 후진타오의 지시에 따라 정치 및 이념 교육을 강화할 것을 발표했다. 후진타오 자신이 청년공산당연맹 출신이기도 하다. 후진타오는 또 모든 학교의 도덕교육을 강화했다. 중국의 모든 대학이 학생들을 시골로 보내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2004년 10월 16차 인민대회 4차 총회에서 후진타오는 “조화로운 사회주의 사회 건설”이라고 처음으로 자신의 임기 핵심 정책 기조를 발표했다. 그리고 올해 2월 19일 “조화로운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애국심과 법 존중, 올바름, 시민정신의 필요”를 역설했다.
후진타오가 이토록 정치 교육에 중요성을 두는 것은 1989년 6·4 천안문 유혈사태 직후 덩샤오핑의 발언에서 얻은 교훈 때문이다.
덩 주석은 “민주주의 옹호론자들이 일으킨 이번 혼란은 개혁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교육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황제’로 군림하는 젊은이들 정치관심 없어 = 중국 사회학자들은 인구증가 억제를 위해 1980년대 초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1가구 1자녀 정책은 자기중심적이고 공동체 의식이 부족한 아이들을 양산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 산동성 헤쿠도에서 실시된 조사는 이를 역력히 보여준다. ‘중국이 전쟁에 돌입한다면 자의적으로 군에 편입하겠는가’라는 질문에 22%의 청소년들이 ‘자발적으로 그렇게 하지는 않겠다’고 답했다. 또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6%의 청소년만이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오늘날 중국 젊은이들은 구체적 이익에 관심을 갖고 공공의 이익보다 개인적 이익을 우선시 한다. “후진타오 정부는 이런 사회적 문제를 인식하고 청소년에 대한 민족의식 교육을 강화한 것이다”라고 홍콩 야주 시바오 자이시안은 분석했다.
신문은 또 젊은이들의 이념에 대한 관심 저하고 종교에 대한 관심으로 전환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최대 과제는 청소년의 관심을 중국공산당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내외적 사안 처리 여론 사전포섭 = 홍콩 대만 언론, 뉴욕과 싱가포르 주재 중국 저항언론, 젊은 시절 그를 알던 사람들은 한결같이 후진타오가 부지런하고 실용주의적이며, 충성스러우며, 필요할 경우 개혁주의자이지만 철두철미한 보수주의자, 까다롭지 않지만 노련한 지도자라고 입을 모은다. 후진타오는 이런 양면적 모습으로 인해 언론들로부터 ‘지킬 앤 하이드로’ 불리기도 하며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인물이라는 말을 듣는다. 중국은 정치 경제 모든 부문에서 그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섬유수출, 위안화 평가절상 EU로부터의 무기수출금수조치 해제, 2008년 올림픽, 대만. 이 모든 안건을 성공적으로 이뤄내기 위해서 후진타오는 뛰어난 정치적 감각이 필요할 것이다. 또 중국인들을 설득하기 위해서는 보다 더 큰 카리스마가 필요할 것이라고 프랑스 CI지의 튀로-당장 논설위원은 지적했다.
당의 권력강화를 위해 중국 지도부는 민주적 개혁을 추진하기 보다는 정치 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선호한다. 후진타오가 젊은이들의 정치 및 의식 교육강화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홍콩언론은 분석했다.

/이지혜 리포터 2ma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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