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북구청 바로 맞은편에 자리잡고 있는 울산시티병원(이사장 김용구·52)은 한 마디로 잘 나가는 병원이다. 작년 7월 문을 연 후 3개월만에 흑자를 냈다.
김 이사장이 경영하는 현대병원도 지정병원 협약을 맺은 회사만 300개가 넘는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개의 병원을 갖고 있는 그는 아직도 22평 아파트에 산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법인을 키우는 쪽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아파트가 적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병원이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생각이다.
잘 되는 병원에는 역시 이유가 있다. 시티병원이 잘 나가는 비밀의 열쇠는 이사장이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주인이자 전문 경영인 = 김용구 이사장은 주인이다. 병원을 소유하고 있다는 형식 뿐 아니라 생활 자체가 그렇다.
그는 시티병원을 개원한 후 처음 두 달 반 동안 병원에서 잤다고 한다. 의료를 맡고 있는 조인호 원장도 병원에서 많이 잤다고. 자연스레 밤에는 환자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고, 의료서비스가 좋아지게 되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그 때 수술하고 간 사람들이 우리 홍보요원이 되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작년 연말에 일 잘하는 사람 상 주겠며 직원들에게 추천하라고 했더니 자기가 뽑혔다고 말했다.
안으론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고, 밖으론 우리 병원에 오면 잘해준다는 인식이 들게 하면 병원 경영이 잘될 수밖에 없다.
월급도 직원들이 요구하는 안 그대로 사인해주고 있다고 한다.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신뢰하지 않으면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시티병원을 열기 전 97년 7월 현대병원을 인수하여 처음 병원을 경영했지만 5개월만에 외환위기(IMF)가 닥쳤다. 병원은 자금난에 빠졌고, 그는 “죽고 싶었다”고 한다.
1년여를 방황하면서 보내던 어느날 “어차피 물려받은 것도 없이 시작했으니 부도나도 본전 아니냐. 고민만 할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그는 밖으로 나갔다. 어떤 때는 점심도 거르면서 회사들을 찾아다니며 병원 홍보를 했다. 그렇게 한 결과 현대병원은 300여 회사와 지정병원 협약을 맺었다. 회사를 방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한정된 것이 아쉬울 정도로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울산지역 택시 기사 중 절반 이상은 자신을 알 것이라고 자신하는 김 이사장은 “개원하고 난 후 초기 잠깐을 제외하고 나는 주인이었다”고 말한다.
◆좋은 의사와 투명경영 = 병원은 의료로 서비스하는 기관이다. ‘좋은 의료’를 위해 김 이사장은 최고의 의사를 모셔야겠다고 생각했고, 소아기형 치료에 권위를 갖고 있는 조인호 원장을 삼고초려했다. 울산지역 정형외과 전문의들 상당수를 배출한 조 원장은 정형외과 학회의 좌장이기도 하다. 그는 “의사의 기술은 치료기간을 줄이고 후유장애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환자의 마음이다.
응급실에 제대로 된 의사가 없다고 하여 종종 사회 문제가 되는데, 시티병원은 응급실에도 상주 의사를 두고 있고 항상 수술이 가능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비용은 많이 들어가지만 안전이 중요하고 그래서 직원들에게 응급에 대한 교육도 많이 한다고 한다.
좋은 의료의 혜택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도 돌아가도록 배려하고 있다. 시티병원은 어릴 때부터 기형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다. 김 이사장은 “수술은 우리가 해줄 수 있는데 수술 후 아이들이 사용할 보조구를 제공할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과 뜻이 맞는 기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 꿈은 의료타운 = 그는 이제 시립노인병원을 열 생각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현대병원과 좀 더 고급화된 시티병원, 그리고 실버타운까지 갖춰 의료타운을 만들어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
1976년부터 병원 생활만 했던 그는 덕분에 많은 죽음을 봤는데 돈 많은 사람들은 눈을 뜨고 죽더라는 것.
그는 죽을 때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는 삶을 꿈꾼다. 병원은 내 병원이 아니라 직원들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의사들 월급의 1/4에 불과한 4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차도 10년째 그랜저 2.0을 타고 22평 아파트를 아직도 고집하는 이유다.
/송진휴 울산팀장·정리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김 이사장이 경영하는 현대병원도 지정병원 협약을 맺은 회사만 300개가 넘는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다. 그러나 두 개의 병원을 갖고 있는 그는 아직도 22평 아파트에 산다.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법인을 키우는 쪽으로 생활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아파트가 적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병원이 있는데 뭐가 문제냐는 생각이다.
잘 되는 병원에는 역시 이유가 있다. 시티병원이 잘 나가는 비밀의 열쇠는 이사장이 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주인이자 전문 경영인 = 김용구 이사장은 주인이다. 병원을 소유하고 있다는 형식 뿐 아니라 생활 자체가 그렇다.
그는 시티병원을 개원한 후 처음 두 달 반 동안 병원에서 잤다고 한다. 의료를 맡고 있는 조인호 원장도 병원에서 많이 잤다고. 자연스레 밤에는 환자들과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되고, 의료서비스가 좋아지게 되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그 때 수술하고 간 사람들이 우리 홍보요원이 되었다”고 한다.
김 이사장은 작년 연말에 일 잘하는 사람 상 주겠며 직원들에게 추천하라고 했더니 자기가 뽑혔다고 말했다.
안으론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도록 하고, 밖으론 우리 병원에 오면 잘해준다는 인식이 들게 하면 병원 경영이 잘될 수밖에 없다.
월급도 직원들이 요구하는 안 그대로 사인해주고 있다고 한다. 경영을 투명하게 하고 있다는 자신감과 직원들의 주인의식을 신뢰하지 않으면 어려운 결정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시티병원을 열기 전 97년 7월 현대병원을 인수하여 처음 병원을 경영했지만 5개월만에 외환위기(IMF)가 닥쳤다. 병원은 자금난에 빠졌고, 그는 “죽고 싶었다”고 한다.
1년여를 방황하면서 보내던 어느날 “어차피 물려받은 것도 없이 시작했으니 부도나도 본전 아니냐. 고민만 할 게 아니라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때부터 그는 밖으로 나갔다. 어떤 때는 점심도 거르면서 회사들을 찾아다니며 병원 홍보를 했다. 그렇게 한 결과 현대병원은 300여 회사와 지정병원 협약을 맺었다. 회사를 방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 오전 8시에서 오후 5시까지 한정된 것이 아쉬울 정도로 그는 사람들을 만나고 또 만났다.
울산지역 택시 기사 중 절반 이상은 자신을 알 것이라고 자신하는 김 이사장은 “개원하고 난 후 초기 잠깐을 제외하고 나는 주인이었다”고 말한다.
◆좋은 의사와 투명경영 = 병원은 의료로 서비스하는 기관이다. ‘좋은 의료’를 위해 김 이사장은 최고의 의사를 모셔야겠다고 생각했고, 소아기형 치료에 권위를 갖고 있는 조인호 원장을 삼고초려했다. 울산지역 정형외과 전문의들 상당수를 배출한 조 원장은 정형외과 학회의 좌장이기도 하다. 그는 “의사의 기술은 치료기간을 줄이고 후유장애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환자의 마음이다.
응급실에 제대로 된 의사가 없다고 하여 종종 사회 문제가 되는데, 시티병원은 응급실에도 상주 의사를 두고 있고 항상 수술이 가능한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비용은 많이 들어가지만 안전이 중요하고 그래서 직원들에게 응급에 대한 교육도 많이 한다고 한다.
좋은 의료의 혜택은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에게도 돌아가도록 배려하고 있다. 시티병원은 어릴 때부터 기형을 앓거나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무료로 치료해주고 있다. 김 이사장은 “수술은 우리가 해줄 수 있는데 수술 후 아이들이 사용할 보조구를 제공할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과 뜻이 맞는 기업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내 꿈은 의료타운 = 그는 이제 시립노인병원을 열 생각이다. 노동자들을 위한 현대병원과 좀 더 고급화된 시티병원, 그리고 실버타운까지 갖춰 의료타운을 만들어 사회에 봉사하고 싶다.
1976년부터 병원 생활만 했던 그는 덕분에 많은 죽음을 봤는데 돈 많은 사람들은 눈을 뜨고 죽더라는 것.
그는 죽을 때 웃으면서 죽을 수 있는 삶을 꿈꾼다. 병원은 내 병원이 아니라 직원들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그가 의사들 월급의 1/4에 불과한 4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차도 10년째 그랜저 2.0을 타고 22평 아파트를 아직도 고집하는 이유다.
/송진휴 울산팀장·정리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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