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유통담당 전문기자 세미나, 무엇을 논했나

“재래시장·슈퍼마켓 생존하려면 점포별 차별화 절실”

지역내일 2005-04-25 (수정 2005-04-25 오후 12:20:37)
지난 21일 한국기자협회는 유통학회 교수 및 유통담당 기자를 대상으로 ‘유통산업의 변화와 지역상권 활성화 방안’의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자협회와 유통학회는 매년 전국 유통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연 1회 세미나를 진행해 왔으며, 올해 행사에는 일간지, 주간지, 방송, 지역 일간지 소속 기자 40여명이 참가해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는 대형 할인점의 출점이 지역상권에 미치는 장단점과 중소유통업체와의 공생 방안이 집중 거론됐다.

◆“대형할인점 1개 들어서면 7개의 재래시장에 타격” = 변명식 장안대학교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대형할인점이 중소 도시에 들어설 경우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변 교수는 “대형할인점 1개가 들어서면 7개의 재래시장에 영향을 미치며, 상인들의 매출이 절반까지 줄어든다”고 말했다.
이정희 중앙대학교 산업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미국에서 월마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오랜기간 미국에서는 월마트가 물가안정과 고용창출에 기여했다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철저하게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미국에서조차 최근에는 월마트가 과연 미국을 위해 좋은가 (good for America)라는 질문이 나오고 있다. 또 월마트의 확산이 수요 독점화 현상으로 가고 있다는 두려움이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월마트 때문에 전통적 제조업체의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고, 비용절감을 위해 고용도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언론에서 다시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할인점의 저인망식 출점, 동네 슈퍼마켓에까지 진출하는 등 모든 업태에 진출하는 것은 할인점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서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할인점 출점 규제 ‘뜨거운 감자’ = 할인점 출점으로 인해 지역 중소유통업체가 타격을 입는 것에 대해서는 참가자들이 대부분 공감했지만,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이정희 교수는 “만약 지금 할인점 출점을 법적으로 규제한다면 당장 1위 업체가 규제를 받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역으로 (이미 다수의 할인점을 출점한) 1위 업체를 보호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면 시장에서도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업태가 다른 유통업체끼리도 서로 과다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므로, 규제보다는 대형유통업체와 중소기업이 공생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영균 광운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기업이 (지역에) 들어오려는 것을 인위적으로 막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며 “할인점의 성장은 지역 소비자들이 (할인점을) 원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변명식 교수는 “전세계 어디에도 법으로 출점 자체를 막지는 않는다” 면서도 지역별 사례를 들어 “그러나 단 지방에서 조례개정을 통해 지역의 요구를 반영할지는 지자체에서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유통기자들 사이에서도 규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참가자들은 △조례개정을 통한 할인점 출점 제한 △이미 지역에 들어선 대형할인점에 대한 지역법인화 등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반면 일부 참가자들은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한 할인점의 필요성 △고용창출 효과 등을 들어 규제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

◆하드웨어는 정부가 지원, 소프트웨어는 상인들 스스로 바꿔야 = 대형할인점과 중소유통업체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과 중소유통업체의 자발적 노력이 반드시 병행되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변명식 교수는 ‘할인점은 절제 출점, 지역 상인들은 자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요약했다.
변 교수는 “물류 공동화 사업,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 등은 상인들만의 자본과 역량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우므로 정부가 지원을 해야 하나, 개별 점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인들부터 서비스, 점포 관리 등 유통 노하우를 익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 교수는 이어 “주5일 근무시대에는 ‘5일장’이 아니라 (도시의 소비자들이 주말에 찾아갈 수 있는) ‘7일장’이 필요하다”며 ‘함평 나비축제처럼 지역 축제를 통해 지역상권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있다“고 제안했다.
또 유통전문인력을 양성해, 중소유통업체를 위한 선진적인 유통 기법을 전파할 것을 역설했다.
이정희 교수는 지역별 밀착 경영을 통해 차별화에 성공한 해외의 중소유통업체의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미시간에서 영업중인 중소 슈퍼마켓 엘앤엘의 경우 지역주민들이 동물원에 무료 입장하는 이벤트 등을 통해 지역주민의 지지를 받은 점 △하록스가 지역의 1차 식품 특히 신선한 과일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해 지역 최고의 과일판매점으로 부각된 사례 등을 거론했다.
이 교수는 이어 “매년 중소소매업 베스트 TOP 10을 선정해 경쟁력 있는 소매업을 발굴하고 장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슈퍼마켓이 물건 가격을 낮춰 할인점에 대응하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 이벤트, 판촉 등에 대한 ‘소프트웨어의 차별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영균 교수는 “수퍼마켓과 재래시장도 정보화 사업이 필요하며, CRM 등의 기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유통학회는 재래시장 경영컨설팅 사업을 비롯해, 우수 소매업체 선정 등의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주 =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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