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청주 우진교통(주) 김재수 대표이사

“노동자 희망으로 자리잡고 싶다”

지역내일 2005-04-27 (수정 2005-04-27 오후 2:04:25)
지난해 상습적인 임금 체불에 맞서 117일간 파업을 벌였던 충북 청주 ‘우진교통’이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1월 19일 출발해 만 3개월이 넘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 사무처장을 겸직하고 있는 김재수 대표이사를 만나 소회를 들어봤다.

- 지난 1월 19일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으로 거듭난 지 만 3개월이 지났는데
정신없이 살아서 그런지 특별한 소감은 없고, 어깨만 무겁다. 내부적으로는 책임 있는 자율, 외부로부터는 공격적 방어를 전략으로 하고 있다. 현장 조합원들의 자율성에 기초해서 모든 것을 운영하는데 그것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꾸준히 수입도 증대되고 있다.
노동자 자주관리기업답게 매달 수입 지출 등 경영상황을 공개하고 있다. 날마다 발생하는 수익금과 지급, 지출 내용도 알린다. 새로운 형태의 기업에 대한 실험을 시작한 것이다.

- 경영정상화를 위해 어떻게 하고 있는가.
‘버스는 오는 데로 탄다’라는 개념을 바꾸려고 한다. 브랜드 차별화로 손님이 ‘우진’으로 오게끔 해야 한다. 우선 근무복을 와이셔츠 차림에 넥타이로 바꿨다. 자주관리기업 마크를 달고 근무하는데 굉장히 호평을 받고 있다.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버스기사들의 서비스가 좋아졌다. 청주지역의 다른 시내버스들도 따라 하기 시작했다. 시내버스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공익적인 부분, 즉 공공성 강화를 통해 회사가 안정되어 가고 있다. 수익성도 증가하고 있다. 장기파업을 하면 기업이미지가 안 좋아지게 마련인데 우리는 시민들의 호응이 좋았다. 지역 언론도 굉장히 호의적이었다. 신입사원 뽑았는데 경쟁률이 15대 1이나 됐다. 구직난을 반영한 것도 있지만 기대감을 반영한 점도 있다. 부도업체이고 장기간 파업을 해서 우려했는데, 의외로 우진에 대해 희망을 보는 것 같더라. 이처럼 내부적으론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남은 것은 외부의 문제를 푸는 것이다.

-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회사의 공익적 기능 말고도 어쨌든 수익이 늘어야 할 텐데
비용절감과 더불어 수익금 향상이 답이다. 승무팀은 인건비 총액이 같은데, 경영관리팀은 인건비 총액이 적어졌다. 기존 인력이 줄었고 지난해 대비 월 450만원, 연간 5500만원 정도 비용을 절감했다. 또 임원진에 대한 급여도 크게 줄었다. 기존의 불필요한 중간관리자들을 모두 없앴다. 지금은 대표이사인 내가 실무를 맡고 있다. 민주노총에서 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우진에서는 한 푼의 급여도 받지 않는다. 이렇게 해서 절감된 금액이 연간 1억80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또 수의계약을 없애고 최저가 경쟁입찰을 통한 구매비용 절감효과도 크다.
비용절감과 더불어 수익금 향상도 중요하다. 1월 20일 정상운행을 시작한 이후 2월에는 평균 1대당 30만원, 3월에는 39만원의 수익을 냈다. 4월 들어서는 42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친절서비스가 원인이라고 본다. 이전 경영진들은 대당 수익금과 관련해 40만원을 넘긴 적이 없다. 경영이 정상화되는데 4~5년, 늦으면 6년 정도면 경영이 정상화될 것이다.

- 우진교통을 정상화하는데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경영권을 흔드는 외부의 공격들이 문제다. 파업에서 이탈했던 23명의 임금 채권이 경영권을 노리는 무기가 되고 있다. 단순히 돈을 받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경영권을 뺐기 위한 일환으로 공작하고 있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청주시의 지원도 절실하다. 채권자들의 공격을 막기 위해 청주시가 시보조금(연간 15억원 정도)을 전년도 기준으로 선지급하기로 했는데, 금융권과의 채권조정이 끝나니까 언제 그랬냐는 식이다.
우진을 인수하면서 면허 취소 후 새 면허 받는 방법도 있었다. 그럴 경우 회사가 새로 출발할 몇 달 동안 실업급여만 2억5000만원에서 3억원은 지급됐을 것이다. 이런 공익적 부분을 고려한 청주시의 지원이 절실하다.

- 노동운동가로서 기업체 대표이사를 맡기가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민주노총 충북본부에서 한 달 동안 고통스러운 토론이 있었다. 실패했을 경우 미칠 영향을 우려했다. 격렬한 갈등도 있었다. 처음에는 민주버스노조에서 기업경영을 책임지는 안을 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우리가 책임질 수밖에 없었다. 우진교통이 민주노총으로 올 때부터 (민주노총) 충북본부가 기획단을 꾸려서 싸움을 했다. 회사를 정상화시키는데 조합원들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한데, 그동안 장기파업을 하면서 만들어진 단결된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일을 맡긴 했지만 사실 굉장히 부담스럽다.

-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중소 영세사업장들의 노조 문제가 굉장히 어렵다. 우리의 시도가 그러한 많은 중소영세 부도사업장의 하나의 대안은 될 수 있다고 본다.
소유와 경영과 노동을 구분해 내면서 하나의 희망적인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우진 가족들의 생존권 문제도 있지만, 전국의 많은 휴폐업 사업장 중에서 하나의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김재수 대표이사는

- 1960년생
- 2004년 1월 민주노총 충북본부 사무처장
- 2005년 1월 노동자자주관리기업 우진교통(주) 대표이사

/대담 이강연 정책팀장
정리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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