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지난해 정부 18개 부와 17개 청, 국무총리실, 부패방지위원회 등 7개 위원회를 포함해 49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혁신활동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부 부처 중 가장 보수적인 조직으로 알려져 있는 관세청이 정부 혁신의 기수로 변신한 것이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 외환시장을 대표하는 ‘미스터 원(WON)’으로 명성을 떨친 바 있는 김용덕(52·사진) 청장이 관세청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김 청장은 최근 관세청의 주요 혁신 사례를 담은 ‘정부의 초일류화, 이젠 꿈이 아니다’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지난해 정부업무 평가에서 혁신 1위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관세청은 물류혁신시스템을 통한 통관시간 단축 등 가시적 혁신성과로 혁신이 체질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배경에는 남들보다 앞서 혁신을 추진했다는 점이 작용한 듯 하다. 우리 청은 2003년부터 세계적인 물류 강국인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홍콩 수준으로 혁신하겠다는 각오로 ‘초일류세관’을 적극 추진해왔다.
민·관·학으로 구성된 ‘초일류세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말 90대 과제를 선정해 수행 중이다. 이 중 지난 3월까지 57개 과제를 마무리했고 나머지 33개 과제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 가장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관세청이 가장 먼저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조직원들에게 ‘초일류세관’이라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고 정책과제마다 계량화할 수 있는 목표수치를 정해 성과와 보상을 철저히 한 점이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아울러 달성된 혁신과제가 후퇴하지 않도록 법령이나 규칙개정을 통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한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특히 물류혁신에 집중해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수입물류화물과 공항에서의 여행자 통관시간 단축에 혁신 역점을 뒀다. 수입화물 처리시간 단축은 물류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화물의 국내 입항에서 통관완료까지의 처리시간을 2003년 말 9.6일에서 5.5일로 4일 이상 줄였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물류비용의 10%인 1조7000억원 가량의 비용절감효과를 얻었다. 공항에서의 여행객 통관시간도 45분에서 20분대로 앞당겼다.
수입화물이나 여행객 통관시간 모두 세계적인 물류선진국에 비해 손색없는 수준이다.
- 혁신 사례를 담은 저서 ‘정부의 초일류화 이젠 꿈은 아니다’를 출간했는데, 책을 내게 된 배경과 내용을 소개해 달라.
그동안 ‘초일류’라는 단어는 기업에서 주로 활용하던 단어라 정부기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도 세계 초일류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처음 ‘초일류 세관’을 추진하자고 제안했을 때 직원들의 거부감과 그것을 극복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 다른 기관과의 갈등, 그러면서 모두가 힘을 합쳐 세계적 수준의 세관을 만들었을 때의 보람 등 그간의 혁신과정과 성과를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정부혁신을 추진하려는 다른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게 참고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아울러 공무원도 민간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 관세청이 여행자나 물류의 신속화에 힘을 기울이는 동안 마약이나 각종 밀수가 늘어날 것으로 일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우려와는 달리 관세청은 여전히 국내 전체 마약류 검거실적 중 절반 이상을 적발하는 등 마약류 단속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또한 마약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번에 발표한 종합대책은 주요 마약밀반입 창구인 공·항만 국경세관에서의 마약적발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것이다.
우선 공항에서 검사대상으로 선별된 물품에 대해서는 필요시 해체, 절단을 병행하는 등 철저히 검사하고 마약 혐의자가 주로 이용하는 노선을 중심으로 1일 1편 이상의 항공편을 지정하여 모든 여행자에 대한 일제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오는 6월까지 현행 인천·김해·제주공항에서만 실시하던 여행자정보 사전확인제도(APIS)를 전국 13개 공항만으로 확대 실시하고 적발 유공자에 대해서는 특진과 포상금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해 사기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주요 인접국 세관당국 및 미 마약청(DEA)과의 협력활동을 강화하고 WCO(세계관세기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약밀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
- 마약뿐만 아니라 밀수, 테러물품 등 반사회적 물품반입 차단과 외환사범에 대한 단속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지금까지의 밀수단속은 대부분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집중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정보화와 시스템을 통한 밀수단속에 나선다.
이달 중에 ‘전략조사정보센터’가 설치된다. 센터에서는 밀수와 관련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밀수조직과 수법, 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게 된다. 또 ‘밀수동향 분석시스템’도 운영한다. 금괴나 고추, 인삼 등 주요 밀수 품목에 대한 국내외 가격차이, 월별 수급량 등을 종합 분석해 밀수위험도를 측정하고 이를 단속에 활용하게 된다.
이런 정보화와 시스템에 의한 단속은 특히 3년 평균 51%의 증가율(2002년 42건, 2003년 53건, 2004년 60건)을 보인 조직밀수(범칙금액 5000만원 이상, 3인이상 역할분담) 예방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불법자금의 해외이동경로와 은신처 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으로 재산 국외도피와 자금세탁, 환치기 등을 집중 단속해 나갈 생각이다.
김용덕 관세청장은
- 1950년생
- 74년 15회 행정고시 합격
- 대통령비서실 조세금융비서관실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
국장, 국제업무정책관(1급)
- 2003. 3 관세청장 취임
/대담 김종필 충청본부장
/정리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맞춤식 혁신 전파·확산 시스템’ 운용
정부혁신 최우수기관 선정 이후 관세청에는 방문, 강의, 자료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법무부, 환경부, 대전시청, 강원도청, 국정원, 중앙공무원교육원 등 지금까지 모두 38개 기관에서 특강이나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관세청은 혁신성공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타 기관에 대한 ‘맞춤식 혁신전파·확산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이다. 타 부처 등의 역 벤치마킹을 최대한 지원함으로써 혁신 최우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타 부처·지자체의 혁신 확산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접 방문·협의’, ‘혁신 특강’, ‘혁신 자료제공’ 등 3가지 형태별로 구체적인 혁신성공기법 전파 매뉴얼도 만들었다.
김용덕 관세청장은 “지난 2년동안 정부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중앙부처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까지 정부혁신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청이 구축한 ‘맞춤식 혁신전파·확산 시스템’에 따라 혁신 마인드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까지 빠른 시일 내에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김신일 기자 dhn21@naeil.com
외환위기 이후 한국 외환시장을 대표하는 ‘미스터 원(WON)’으로 명성을 떨친 바 있는 김용덕(52·사진) 청장이 관세청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김 청장은 최근 관세청의 주요 혁신 사례를 담은 ‘정부의 초일류화, 이젠 꿈이 아니다’라는 책을 출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지난해 정부업무 평가에서 혁신 1위로 선정된 이유는 무엇인가.
관세청은 물류혁신시스템을 통한 통관시간 단축 등 가시적 혁신성과로 혁신이 체질화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배경에는 남들보다 앞서 혁신을 추진했다는 점이 작용한 듯 하다. 우리 청은 2003년부터 세계적인 물류 강국인 네덜란드와 싱가포르, 홍콩 수준으로 혁신하겠다는 각오로 ‘초일류세관’을 적극 추진해왔다.
민·관·학으로 구성된 ‘초일류세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지난해 말 90대 과제를 선정해 수행 중이다. 이 중 지난 3월까지 57개 과제를 마무리했고 나머지 33개 과제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올해 말까지 모두 완료할 계획이다.
- 가장 보수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관세청이 가장 먼저 혁신에 성공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조직원들에게 ‘초일류세관’이라는 뚜렷한 비전을 제시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졌고 정책과제마다 계량화할 수 있는 목표수치를 정해 성과와 보상을 철저히 한 점이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아울러 달성된 혁신과제가 후퇴하지 않도록 법령이나 규칙개정을 통해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한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 특히 물류혁신에 집중해서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수입물류화물과 공항에서의 여행자 통관시간 단축에 혁신 역점을 뒀다. 수입화물 처리시간 단축은 물류비용 절감으로 이어져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데 큰 의미가 있다.
지난해 화물의 국내 입항에서 통관완료까지의 처리시간을 2003년 말 9.6일에서 5.5일로 4일 이상 줄였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 물류비용의 10%인 1조7000억원 가량의 비용절감효과를 얻었다. 공항에서의 여행객 통관시간도 45분에서 20분대로 앞당겼다.
수입화물이나 여행객 통관시간 모두 세계적인 물류선진국에 비해 손색없는 수준이다.
- 혁신 사례를 담은 저서 ‘정부의 초일류화 이젠 꿈은 아니다’를 출간했는데, 책을 내게 된 배경과 내용을 소개해 달라.
그동안 ‘초일류’라는 단어는 기업에서 주로 활용하던 단어라 정부기관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정부도 세계 초일류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처음 ‘초일류 세관’을 추진하자고 제안했을 때 직원들의 거부감과 그것을 극복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 다른 기관과의 갈등, 그러면서 모두가 힘을 합쳐 세계적 수준의 세관을 만들었을 때의 보람 등 그간의 혁신과정과 성과를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정부혁신을 추진하려는 다른 정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에게 참고가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아울러 공무원도 민간기업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 관세청이 여행자나 물류의 신속화에 힘을 기울이는 동안 마약이나 각종 밀수가 늘어날 것으로 일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우려와는 달리 관세청은 여전히 국내 전체 마약류 검거실적 중 절반 이상을 적발하는 등 마약류 단속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오고 있다. 또한 마약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이번에 발표한 종합대책은 주요 마약밀반입 창구인 공·항만 국경세관에서의 마약적발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것이다.
우선 공항에서 검사대상으로 선별된 물품에 대해서는 필요시 해체, 절단을 병행하는 등 철저히 검사하고 마약 혐의자가 주로 이용하는 노선을 중심으로 1일 1편 이상의 항공편을 지정하여 모든 여행자에 대한 일제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오는 6월까지 현행 인천·김해·제주공항에서만 실시하던 여행자정보 사전확인제도(APIS)를 전국 13개 공항만으로 확대 실시하고 적발 유공자에 대해서는 특진과 포상금 지급 등의 혜택을 제공해 사기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미국, 일본, 중국, 필리핀 등 주요 인접국 세관당국 및 미 마약청(DEA)과의 협력활동을 강화하고 WCO(세계관세기구)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마약밀반입을 철저히 차단하겠다.
- 마약뿐만 아니라 밀수, 테러물품 등 반사회적 물품반입 차단과 외환사범에 대한 단속도 중요하다고 보는데
지금까지의 밀수단속은 대부분 그때그때 사안에 따라 집중해왔지만 올해부터는 정보화와 시스템을 통한 밀수단속에 나선다.
이달 중에 ‘전략조사정보센터’가 설치된다. 센터에서는 밀수와 관련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이를 활용한 밀수조직과 수법, 경로 등에 대한 정보를 분석하게 된다. 또 ‘밀수동향 분석시스템’도 운영한다. 금괴나 고추, 인삼 등 주요 밀수 품목에 대한 국내외 가격차이, 월별 수급량 등을 종합 분석해 밀수위험도를 측정하고 이를 단속에 활용하게 된다.
이런 정보화와 시스템에 의한 단속은 특히 3년 평균 51%의 증가율(2002년 42건, 2003년 53건, 2004년 60건)을 보인 조직밀수(범칙금액 5000만원 이상, 3인이상 역할분담) 예방에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밖에 불법자금의 해외이동경로와 은신처 등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으로 재산 국외도피와 자금세탁, 환치기 등을 집중 단속해 나갈 생각이다.
김용덕 관세청장은
- 1950년생
- 74년 15회 행정고시 합격
- 대통령비서실 조세금융비서관실
법무비서관실 행정관
- 재경부 국제금융심의관, 국제금융
국장, 국제업무정책관(1급)
- 2003. 3 관세청장 취임
/대담 김종필 충청본부장
/정리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맞춤식 혁신 전파·확산 시스템’ 운용
정부혁신 최우수기관 선정 이후 관세청에는 방문, 강의, 자료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법무부, 환경부, 대전시청, 강원도청, 국정원, 중앙공무원교육원 등 지금까지 모두 38개 기관에서 특강이나 자료를 요청했다.
이에 관세청은 혁신성공사례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타 기관에 대한 ‘맞춤식 혁신전파·확산 시스템’을 구축, 운용 중이다. 타 부처 등의 역 벤치마킹을 최대한 지원함으로써 혁신 최우수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타 부처·지자체의 혁신 확산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접 방문·협의’, ‘혁신 특강’, ‘혁신 자료제공’ 등 3가지 형태별로 구체적인 혁신성공기법 전파 매뉴얼도 만들었다.
김용덕 관세청장은 “지난 2년동안 정부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한 결과 중앙부처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까지 정부혁신이 확산되고 있다”며 “우리 청이 구축한 ‘맞춤식 혁신전파·확산 시스템’에 따라 혁신 마인드가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까지 빠른 시일 내에 퍼져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전 김신일 기자 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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