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제 전국최초 도입… 수능 후 고3 만족
지역대학과 교육청 결합 높이는 시도 확산 필요
부산교육청의 활동이 계속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교 급식, 책 읽기, 정보화 교육,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 체계 등 부산교육청에서 하는 일은 다른 시·도 교육청과 학교의 시찰단을 불러 모은다.
물론, 한계도 많고 잘못하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개선과 혁신을 위해 부산교육청 사람들이 애를 쓰는 모습은 진지하다. 본지는 그동안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부산교육청의 앞선 실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설동근)은 지난 해 9월 지역의 12개 대학교와 함께 전국 시·도 교육청 중 최초로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프로그램’ 실시 협약을 맺고 2005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른 지역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뿐만 아니다. 역시 전국 최초로 올해는 ‘대학생 교사제’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부산시교육청이 교육자치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벌이는 다각적인 노력 중 하나. 대학과 지역 교육청의 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을 제도화시킨 것이다.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의 이원근 부교육감은 “국가에서 맡고 있는 대학교육과 지역에서 맡고 있는 초·중·고 보통교육이 밀접해지는 게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부산교육청의 실험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제 = 지난 3월 26일 경성대학교 1학년 변동욱씨는 2학점을 취득했다고 학교에 신청했다. 대학 신입생인 그가 입학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2학점을 이수한 비결은 ‘고교-대학 연계 선수 학점 이수’ 프로그램을 수강했기 때문.
학점인정제는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의 진로 및 생활 지도의 어려움과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증가 등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역의 인재 개발을 목적으로 수강료 일부를 교육청이 지원하고 학생 스스로 대학과 강좌를 선택하여 대학 입학 후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역 고등학생들의 70% 이상이 지역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을 고려, 2004년 9월 부산교육청이 울산교육청과 함께 경성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부산가톨릭대 부산대 부산외국어대 신라대 영산대 울산대(울산) 한국해양대 등 12개 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부산 및 울산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특히 12개 대학 어느 곳의 강좌를 이수해도 학생들은 입학 후 자기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개방형 학점제’가 돋보인다. 동아대에 입학한 이원영씨는 동의대에서 개설한 ‘만화로 배우는 한자’를 들었는데, “부산의 어느 대학에 가서 강좌를 들어도 학점을 다 인정해 준다고 하니까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대학이 가진 폐쇄성이나 대학간 서열 등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풍토에서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제는 전적으로 교육감과 대학 총장들의 ‘교육적 결단’에 따른 것”이라며 “전국 단위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교사제 = 부산교육청은 부산지역 대학 사범대와 부산교대 등과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대학생 교사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생실습과 달리 자발적으로 신청한 대학생들을 초·중등학교에 보조 교사로 배정하여 운영된다.
교육청과 대학들은 예비교사들을 중등학교 심화학습 및 초·중등학교 교과수업의 보조교사로 투입함으로써 △초·중학생들의 기본 학력 신장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 경감 △학교 현장 실습을 통한 사범대 및 교육대 학생들의 수업지도 능력 및 교직관 확립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신청하는 중학교에 대학생 교사를 다 배정하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4월 8일부터 하단중학교(부산 사하구)에서 보조교사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박준영(부산대 3년. 23세)씨는 “1학급당 2명씩 학업 성취도가 낮은 22명의 중 1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보충수업을 하는데, 처음엔 어려움도 있었지만 차츰 익숙해지며 뿌듯함도 느낀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교에선 3학년 2주, 4학년 4주 교생 실습이 전부인데 과연 그 정도로 선생님이 되었을 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런 제도가 생겨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대학교 사범대 교수들은 초·중등학교 교육활동의 후견인(care)으로서 사범대생들과 함께 일선 학교를 방문, 학생들이 효율적인 학습지도를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전문지식을 전수하고 상담하는 역할도 한다.
/부산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지역대학과 교육청 결합 높이는 시도 확산 필요
부산교육청의 활동이 계속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교 급식, 책 읽기, 정보화 교육, 수요자 중심의 다양한 교육 체계 등 부산교육청에서 하는 일은 다른 시·도 교육청과 학교의 시찰단을 불러 모은다.
물론, 한계도 많고 잘못하는 것들도 있다. 그러나 개선과 혁신을 위해 부산교육청 사람들이 애를 쓰는 모습은 진지하다. 본지는 그동안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부산교육청의 앞선 실험들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부산광역시교육청(교육감 설동근)은 지난 해 9월 지역의 12개 대학교와 함께 전국 시·도 교육청 중 최초로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 프로그램’ 실시 협약을 맺고 2005학년도 수능시험을 치른 지역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했다.
뿐만 아니다. 역시 전국 최초로 올해는 ‘대학생 교사제’도 진행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부산시교육청이 교육자치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 벌이는 다각적인 노력 중 하나. 대학과 지역 교육청의 인재 양성을 위한 협력을 제도화시킨 것이다.
대통령 직속 교육혁신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의 이원근 부교육감은 “국가에서 맡고 있는 대학교육과 지역에서 맡고 있는 초·중·고 보통교육이 밀접해지는 게 교육의 본질적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이런 측면에서 부산교육청의 실험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제 = 지난 3월 26일 경성대학교 1학년 변동욱씨는 2학점을 취득했다고 학교에 신청했다. 대학 신입생인 그가 입학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는데 벌써 2학점을 이수한 비결은 ‘고교-대학 연계 선수 학점 이수’ 프로그램을 수강했기 때문.
학점인정제는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의 진로 및 생활 지도의 어려움과 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증가 등 여러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역의 인재 개발을 목적으로 수강료 일부를 교육청이 지원하고 학생 스스로 대학과 강좌를 선택하여 대학 입학 후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지역 고등학생들의 70% 이상이 지역 대학에 진학한다는 것을 고려, 2004년 9월 부산교육청이 울산교육청과 함께 경성대 동서대 동아대 동의대 부경대 부산가톨릭대 부산대 부산외국어대 신라대 영산대 울산대(울산) 한국해양대 등 12개 대학교와 협약을 맺고 부산 및 울산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특히 12개 대학 어느 곳의 강좌를 이수해도 학생들은 입학 후 자기 대학의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개방형 학점제’가 돋보인다. 동아대에 입학한 이원영씨는 동의대에서 개설한 ‘만화로 배우는 한자’를 들었는데, “부산의 어느 대학에 가서 강좌를 들어도 학점을 다 인정해 준다고 하니까 좋았다”고 말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는 “대학이 가진 폐쇄성이나 대학간 서열 등이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풍토에서 고교-대학 연계 학점 인정제는 전적으로 교육감과 대학 총장들의 ‘교육적 결단’에 따른 것”이라며 “전국 단위 프로그램으로 발전하면 더욱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교사제 = 부산교육청은 부산지역 대학 사범대와 부산교대 등과 협약을 맺고 올해부터 ‘대학생 교사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교생실습과 달리 자발적으로 신청한 대학생들을 초·중등학교에 보조 교사로 배정하여 운영된다.
교육청과 대학들은 예비교사들을 중등학교 심화학습 및 초·중등학교 교과수업의 보조교사로 투입함으로써 △초·중학생들의 기본 학력 신장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 경감 △학교 현장 실습을 통한 사범대 및 교육대 학생들의 수업지도 능력 및 교직관 확립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교육청 중등교육과 관계자는 “신청하는 중학교에 대학생 교사를 다 배정하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 4월 8일부터 하단중학교(부산 사하구)에서 보조교사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는 박준영(부산대 3년. 23세)씨는 “1학급당 2명씩 학업 성취도가 낮은 22명의 중 1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보충수업을 하는데, 처음엔 어려움도 있었지만 차츰 익숙해지며 뿌듯함도 느낀다”고 말했다. 박씨는 “학교에선 3학년 2주, 4학년 4주 교생 실습이 전부인데 과연 그 정도로 선생님이 되었을 때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었는데 때마침 이런 제도가 생겨서 신청했다”고 말했다.
한편, 신라대학교 사범대 교수들은 초·중등학교 교육활동의 후견인(care)으로서 사범대생들과 함께 일선 학교를 방문, 학생들이 효율적인 학습지도를 할 수 있도록 현장에서 전문지식을 전수하고 상담하는 역할도 한다.
/부산 정연근 기자 yg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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