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자론이 뭐길래’ 해석놓고 난상토론

“동북아 질서 속 한국 역할 점검할 계기” … “현안 많은데 한가한 소리” 입장 팽팽

지역내일 2005-05-05 (수정 2005-05-06 오전 11:38:42)
‘동북아 균형자론 주장’은 한미동맹 포기인가. 또 한국은 균형자 역할을 맡을 실제 역량을 갖고 있는가. 올초 노무현 대통령이 주창한 ‘동북아 균형자론’ 이 3개월여가 지나도록 해석에 대한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4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정치외교분과위원회는 ‘남북관계·한미관계 병행 발전’이라는 제목의 토론회를 열고 동북아 균형자론 입장에서 남북·한미관계 발전 방향을 모색했다.
발제를 맡은 김근식 경남대 교수(극동문제연구소)는 “균형자론에 대한 비판이 한미동맹 포기 우려와 균형자 역할의 실제 역량에 대한 의혹으로 집약된다”며 “반면 정부는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힘이 아닌 국제규범과 보편가치를 앞세운 연성권력(soft power)을 통해 균형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현재 논쟁을 정리했다.
김 교수는 “균형자론 논란 자체는 향후 동북아 질서에서 한국이 지향할 과제와 방향을 생각게 하는 중요한 계기”라며 “한국 외교가 균형자 역할을 통해 미래 비전을 갖자는 것을 두고 당장 현실만 내세워 ‘부질없는 짓’이라 비판하는 것은 또 다른 오류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한국이 균형자가 되기 위해서는 △한미관계 강화를 통해 오히려 미국의 슈퍼파워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하고 △한국이 정치·경제 성공모델로 자리잡아야 중국과 북한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로 견인할 수 있는 연성권력이 생길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한미관계와 남북관계의 병행발전이 향후 과제라는 점을 지적, 정체돼 있는 남북대화 속개를 주문했다. 그는 한국은 북을 ‘포용’ 대상으로 보는 반면 미국은 북한을 ‘교화’ 대상으로 간주하는 점이 북핵접근법에 있어 한미간 불협화음 원인 중에 하나라고 봤다. 김 교수는 일부 주장처럼 전통적 힘의 관점에서 균형자를 자임하는 것은 남북 군비경쟁을 불러와 ‘균형자 역할과는 정반대’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곽태환 전 통일연구원장은 “노 대통령이 2월 25일에는 ‘군(軍)이 균형자’라고 했다가 이후 세력 균형자, 평화의 균형화로 의미를 진화시키고 있다”며 “대통령의 본래 의도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 원장은 “차라리 표현을 ‘평화의 구축자’로 바꾸는 방안을 고민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영식 고려대 교수(북한학과)는 “김대중 정부 시절 미국에게 ‘햇볕정책’을 설득하는데도 1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선결과제가 많은 상황에서 균형자론을 꺼낸 배경이 의아하다”고 밝혔다. 박원철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균형자 논의가 필요한 상황의 변화는 인정하지만 현실에 바탕한 것이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반면 고유환 동국대 교수(북한학과)는 “페리 미국 대북정책 조정관 스스로 ‘페리 보고서는 임동원 프로세스라 해도 좋다’고 할 만큼 한국의 역할이 컸다”며 “이슈별 균형자 역할을 찾는다면 한국이 주도적 역할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박찬봉 통일부 정책심의관은 “2004년 3월 참여정부 안보정책 구상에서 평화번영정책 추진, 균형적 실용외교 추구, 협력적 자주국방 추진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며 ‘동북아 균형자론’이 급조되거나 돌출된 발언이 아님을 강조했다.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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