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시론>함평천지의 변신이 주는 교훈(신명식 2005.04.11)

지역내일 2005-04-11 (수정 2005-04-11 오후 12:28:37)
함평천지의 변신이 주는 교훈

봄이 오며 전국 곳곳에서 축제가 한창이다. 한 해 동안 열리는 축제가 1000개 넘는다니 우리나라 사람들은 축제를 참 좋아한다.
전라남도 함평군에서도 축제가 한창이다. 지난 7년 사이에 함평은 보잘 것 없던 것을 상품화하는데 성공했다. 봄이면 논밭에 자운영과 유채꽃이 지천이다. 이런 곳이 1000만평이 넘는다. 여름이면 논물을 대던 저수지에 홍련 자련 백련이 만발한다. 연을 이용한 염색과 목욕재료 가공공장도 만들어졌다. 메밀꽃과 도라지꽃도 장관을 이룬다. 가을에는 도로변에 상사화가 지천이다. ‘국화 천지’는 함평군이 가을에 펼치는 또 하나의 야심작이다.
함평은 야생 춘란의 보고다. 지난 3월 초 대한민국 난 명품 대제전을 열어 관광객 6만 명을 유치했다. 이달 24일에는 함평나비 마라톤 대회가 열린다. 올해로 5회째인데 해마다 5000명이 참가한다.
이 달 30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는 일곱 번째 나비축제가 열린다. ‘2008 함평 세계 나비 곤충엑스포’가 국가승인을 얻었기에 올해 축제는 더 뜻이 깊다. 작년에 58억 원을 투입해 104억 원을 벌었다니 단체장 치적을 위해 허투루 벌이는 타 지역의 축제와 비교된다.

꽃천지·나비천지로 관광객 300만 유치
함평의 인구는 4만 명을 겨우 넘는다. 군민 네 명 중 한명은 65세 이상 노인이다. 한 해 예산이라야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합쳐 1200억 원에 불과하고, 군 자체 세입은 100억 원 정도다.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150만 명 이상이 찾는 나비축제장에 한꺼번에 15만 마리의 나비를 공급하는 함평군 곤충연구소의 시설이라야 유리온실 100평에 불과하다. 직원은 5명이다. 이곳에서 연간 나비 25만 마리가 태어난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최고경영자의 발상의 전환에 힘입어 함평군은 많은 변화를 일궈냈다. 1998년 당시 함평군을 찾은 외지 관광객이 18만 명이었다. 아무 것도 볼 것이 없는 스쳐가는 동네였던 셈이다. 그런데 지난 한 해 관광객이 300만 명을 넘어섰으며 2008년까지 500만 명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함평군이 그간 각종 평가에서 받은 시상금은 1044억 원이나 된다.
지난 7년 동안 함평군에서 일어난 일은 농촌 구조개선 사업이 가야할 길과 한계를 보여준다. 못 사는 동네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함평군은 나비축제, 춘란, 나비쌀, 복분자 술, 무항생제 한우, 황금박쥐 서식지, 단호박 아이스크림 등을 브랜드화 하고 있다.
이런 특산품 중에 몇 개라도 명품으로 발전해야 사업화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냉정하게 평가하면 나비 브랜드 공산품은 수준 높은 디자인과 결합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의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시장조사, 연구, 생산, 디자인, 유통 등 모든 것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는 이런 것을 수행할 인력이나 예산이 절대 부족하다. 지역의 대학교수들과 결합한다고 하지만 실전경험이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특산품에서 명품으로 발전하려면 정부 도움 필요
노무현 정부는 농촌에 향후 10년간 119조원을 퍼붓기로 했다. 개방으로 인한 충격을 체질강화와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 체결로 농민들의 반발이 거셌다. 김영삼 정부는 10년 동안 62조원을 투자해 농촌구조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계획이 성공했다면 지금쯤 경쟁력을 갖춘 전업농이 15만 가구는 되어야 한다. 그러나 전업농은 10만 가구도 안 되고, 이들은 이 기간 동안 빚만 두 배 반으로 늘어났다.
어쨌든 이미 정부가 약속한 것이니 향후 10년 간 농촌에는 ‘눈 먼 돈’이 넘쳐날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그랬듯이 그 중 상당수가 토호들의 손에 들어가고, 운동장만 한 유리온실을 짓는데 들어갈지 모른다. 지자체 중에는 늘어난 정부 지원금을 어디에 써야할지 몰라 고민하는 곳이 생길지도 모른다.
함평천지가 명실상부하게 천지개벽을 하려면 중앙정부의 예산지원과 민간전문가의 체계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119조원이라는 돈이 이런 곳에 먼저 그리고 집중적으로 쓰여야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신 명 식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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