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 차석용 사장
“저한테 올 때 사장 만나느라 격식 차린다고 넥타이 매지 마세요. 편하게 오세요.”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격식’ 을 따지지 않는다. 차 사장이 지난 1월 사장으로 취임한 후 강조한 점도 ‘유연한 사고, 효율적 시간 사용’이다.
LG생활건강 한 관계자는 “CEO와 지방 사업장을 방문했다. 사업장에서는 경영진에게 점심 대접을 하는 것을 큰 일로 여긴다. 그런데 정작 CEO를 만난 날 사업장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CEO가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사장이 늦게까지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일찍 들어가 쉬세요. 그것이 회사와 직원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할 때, 한편에서는 “불황을 맞아 회사가 어려운데 이래도 되나”라며 불안해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직원들은 이런 변화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필요한 형식이 줄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자기계발 시간도 늘었다는 것.
이 회사 한 직원은 “프리젠테이션용 보고서를 만들 때 예전에는 야근을 했다. 글씨체 바꾸고, 그림파일 편집하다 보면 밤을 새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보고서의 ‘내용’에만 신경 쓴다. A4용지 한 장에 내용을 압축하다 보니 핵심적 내용만을 쓰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줄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직원들 스스로 ‘정말 한번 잘 해보자’라며 자발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가장 큰 변화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8일 LG생활건강의 노조집행부 41명은 자발적으로 서울, 수원,대전 지역의 화장품 전문브랜드숍 ‘뷰티플렉스’를 방문해 1일 판매사원으로 활동했다. 또 각 임원들은 전화회의를 통해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짧은 시간 안에 회의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신임 CEO의 능력을 평가하는 첫 실적이 발표됐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LG생활건강의 ‘상승세’를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차석용 사장의 ‘펀 경영’이 앞으로 생활용품과 화장품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투자가들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레알 코리아 - 클라우스 파스벤더 사장
“어? 사장님. 반가워요. 카페라떼 맛있게 드세요.”
로레알 코리아 직원들은 삼성동 아셈타워 본사의 카페에서 클라우스 파스벤더 사장과 자주 마주친다. 그러나 아무도 허리 숙여 인사를 하지 않는다.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현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 카페의 주인은 바로 직원들이며, CEO는 그들과 함께 신나게 일하는 ‘파트너’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펀 경영’의 대명사로 꼽힌 이 카페는, 파스벤더 사장이 취임 후 직원들을 위해 직접 마련한 공간이다.
이와 함께 파스벤더 사장은 직원들에게 ‘밤 10시 이후의 야근을 금지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업무에 지쳐, 개개인이 지닌 창의력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누구나 신명나는 그리고 창의력과 독창력이 마음껏 뻗어 나갈 수 있는 직장을 만들고 싶다”며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기운을 북돋워 준다면 경영도 자연스레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만난 직원들과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화를 통해 선발된 로레알 코리아 직원들은 ‘나는 세계 제일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한국 직원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다소 생소한 것일 수 있지만, ‘독창성’은 ‘화장품’ 전문 그룹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로레알 코리아의 브랜드 매니저들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스트레스 받고(?), 열심히 즐긴다”고 평가했다. 만만치 않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즐기며’ 일할 줄 안다는 것이다.
한편 로레알 그룹에서는 최근 가정용 필링 제품(각질제거용 화장품) ‘랑콤 르쓰르파스필’을 미국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이는 등 한국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로레알 코리아가 어떻게 공략할지, 그 가운데 파스벤더 사장의 ‘펀 경영’ 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신제품 출시에 맞춰 본격적 평가전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저한테 올 때 사장 만나느라 격식 차린다고 넥타이 매지 마세요. 편하게 오세요.”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격식’ 을 따지지 않는다. 차 사장이 지난 1월 사장으로 취임한 후 강조한 점도 ‘유연한 사고, 효율적 시간 사용’이다.
LG생활건강 한 관계자는 “CEO와 지방 사업장을 방문했다. 사업장에서는 경영진에게 점심 대접을 하는 것을 큰 일로 여긴다. 그런데 정작 CEO를 만난 날 사업장 직원들은 깜짝 놀랐다. CEO가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 사장이 늦게까지 남아 있는 직원들에게 “업무 시간에 열심히 일하고 일찍 들어가 쉬세요. 그것이 회사와 직원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할 때, 한편에서는 “불황을 맞아 회사가 어려운데 이래도 되나”라며 불안해하는 직원도 있었다.
그러나 최근 직원들은 이런 변화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필요한 형식이 줄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자기계발 시간도 늘었다는 것.
이 회사 한 직원은 “프리젠테이션용 보고서를 만들 때 예전에는 야근을 했다. 글씨체 바꾸고, 그림파일 편집하다 보면 밤을 새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보고서의 ‘내용’에만 신경 쓴다. A4용지 한 장에 내용을 압축하다 보니 핵심적 내용만을 쓰고, 스트레스 받는 일도 줄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직원들 스스로 ‘정말 한번 잘 해보자’라며 자발적으로 나서는 모습은, 가장 큰 변화로 손꼽히고 있다.
지난 8일 LG생활건강의 노조집행부 41명은 자발적으로 서울, 수원,대전 지역의 화장품 전문브랜드숍 ‘뷰티플렉스’를 방문해 1일 판매사원으로 활동했다. 또 각 임원들은 전화회의를 통해 시간 장소에 관계없이 짧은 시간 안에 회의를 마무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신임 CEO의 능력을 평가하는 첫 실적이 발표됐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널리스트들은 LG생활건강의 ‘상승세’를 일단 반기는 분위기다. 차석용 사장의 ‘펀 경영’이 앞으로 생활용품과 화장품 시장 판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투자가들도 흥미진진하게 지켜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로레알 코리아 - 클라우스 파스벤더 사장
“어? 사장님. 반가워요. 카페라떼 맛있게 드세요.”
로레알 코리아 직원들은 삼성동 아셈타워 본사의 카페에서 클라우스 파스벤더 사장과 자주 마주친다. 그러나 아무도 허리 숙여 인사를 하지 않는다. 가볍게 웃으며 인사를 나누고, 현장에서 마케팅에 대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이 카페의 주인은 바로 직원들이며, CEO는 그들과 함께 신나게 일하는 ‘파트너’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펀 경영’의 대명사로 꼽힌 이 카페는, 파스벤더 사장이 취임 후 직원들을 위해 직접 마련한 공간이다.
이와 함께 파스벤더 사장은 직원들에게 ‘밤 10시 이후의 야근을 금지한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업무에 지쳐, 개개인이 지닌 창의력을 떨어뜨리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그는 최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도 “누구나 신명나는 그리고 창의력과 독창력이 마음껏 뻗어 나갈 수 있는 직장을 만들고 싶다”며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고 기운을 북돋워 준다면 경영도 자연스레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한국에서 만난 직원들과의 화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문화를 통해 선발된 로레알 코리아 직원들은 ‘나는 세계 제일의 전문가’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겸손’을 미덕으로 여기는 한국 직원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다소 생소한 것일 수 있지만, ‘독창성’은 ‘화장품’ 전문 그룹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화장품 업계 한 관계자는 “로레알 코리아의 브랜드 매니저들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스트레스 받고(?), 열심히 즐긴다”고 평가했다. 만만치 않은 업무를 담당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즐기며’ 일할 줄 안다는 것이다.
한편 로레알 그룹에서는 최근 가정용 필링 제품(각질제거용 화장품) ‘랑콤 르쓰르파스필’을 미국에 이어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이는 등 한국시장에 대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들을 로레알 코리아가 어떻게 공략할지, 그 가운데 파스벤더 사장의 ‘펀 경영’ 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신제품 출시에 맞춰 본격적 평가전이 시작될 전망이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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