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최영휘 사장 경질 방침이 알려지자 금융계에서는 그 배경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신한금융은 ‘신한·조흥 통합은행을 위한 새로운 역할’을 교체 이유라고 주장하지만 금융계에서는 간단치 않는 원인과 배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재일교포 자금이 모태가 됐다.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라응찬 회장이 재일교포 대주주들의 의향을 경영에 반영해왔다는 것이 금융계에서 보는 정설이다. 이번 최 사장 경질 과정에서도 과연 라 회장 혼자 주도한 것인지 아니면 대주주의 의향이 반영된 것인지 면밀히 살펴봐야할 대목이다.
조흥은행과의 통합 이전에는 라 회장을 중심으로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재일교포계 은행으로서 급속 성장을 해왔다. 반면 최 사장은 프랑스계 자금인 BNP 파리바 은행을 끌어들여 신한지주를 설립하고 조흥은행 합병을 주도하면서 기존 신한은행만이 아닌 ‘뉴 뱅크(new bank)’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 회장 등은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합병했으면 신한이 주도하는 통합은행(one bank)이 돼야 한다’는 방향을 고수해왔다.
금융계에서는 통합은행의 방향을 놓고 두 노선간의 갈등이 노출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최 사장의 경질이 결정된 이면에서는 모종의 배경이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최 사장이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강연에 나선 이후 급격히 라 회장과 관계가 서먹해지는 기류가 감지됐다는 전언이다. 최 사장은 3월 2일 하버드대 강의에 직접 참석해 “통합은 상황에 맞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신한지주의 통합전략을 설명했다. 신한지주 통합 모델은 기업문화에 대한 정평 있는 연구자로 알려진 하버드대 모스 캔터 교수가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연구과제로 선정했으며 최 사장의 강연도 이로 인해 성사됐다.
최근 들어서는 최 사장의 신한지주의 상무와 팀장급 인사와 관련, 라 회장과 마찰이 있었던 것도 경질 이유를 간접적으로 시사해주고 있다. 최 사장이 뉴뱅크를 지지하는 인물들로 채웠던 게 화근이었다.
이 때문에 라 회장과 최 사장은 통합은행의 밑그림에서부터 입장이 달라 잠재돼 있던 갈등이 인사문제를 계기로 폭발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사회 어떻게 될까 = 17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라 회장의 의지가 무리 없이 관철될 것인지 관심이다.
현재 신한지주 이사회는 15명이다. 상임이사 2명, 비상임이사 3명, 사외이사 10명이다. 상임이사는 라 회장과 최 사장이고 비상임이사는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과 창립멤버이면서 재일교포인 최영석 CYS 대표와 양용웅 도엔 대표 등 3명이다. 사외이사 10명 중 재일교포는 박병헌, 최영훈, 김시종, 권동현 씨이며 신한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BNP파리바의 필립 레니엑스 싱가폴 CEO를 제외한 5명은 외부 사외이사다. 재일교포계 이사수는 단순하게 계산해도 6명이 넘는다는 셈법이 결과를 예측해준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 최영휘 사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뉴뱅크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기이사로 계속 남을 생각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조흥은행 노조 관계자는 “항상 노조를 압박하고 통합을 추진했던 라 회장이 통합의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게 되면 앞으로 대응하기가 수월해 질 것”이라면서 “곧 대응전략과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찬수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신한금융은 ‘신한·조흥 통합은행을 위한 새로운 역할’을 교체 이유라고 주장하지만 금융계에서는 간단치 않는 원인과 배경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재일교포 자금이 모태가 됐다. 경영일선에 나서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상 라응찬 회장이 재일교포 대주주들의 의향을 경영에 반영해왔다는 것이 금융계에서 보는 정설이다. 이번 최 사장 경질 과정에서도 과연 라 회장 혼자 주도한 것인지 아니면 대주주의 의향이 반영된 것인지 면밀히 살펴봐야할 대목이다.
조흥은행과의 통합 이전에는 라 회장을 중심으로 약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재일교포계 은행으로서 급속 성장을 해왔다. 반면 최 사장은 프랑스계 자금인 BNP 파리바 은행을 끌어들여 신한지주를 설립하고 조흥은행 합병을 주도하면서 기존 신한은행만이 아닌 ‘뉴 뱅크(new bank)’를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라 회장 등은 ‘신한은행이 조흥은행을 합병했으면 신한이 주도하는 통합은행(one bank)이 돼야 한다’는 방향을 고수해왔다.
금융계에서는 통합은행의 방향을 놓고 두 노선간의 갈등이 노출된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갑작스럽게 최 사장의 경질이 결정된 이면에서는 모종의 배경이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다.
신한지주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3월 최 사장이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 강연에 나선 이후 급격히 라 회장과 관계가 서먹해지는 기류가 감지됐다는 전언이다. 최 사장은 3월 2일 하버드대 강의에 직접 참석해 “통합은 상황에 맞게 진행되는 것”이라며 신한지주의 통합전략을 설명했다. 신한지주 통합 모델은 기업문화에 대한 정평 있는 연구자로 알려진 하버드대 모스 캔터 교수가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연구과제로 선정했으며 최 사장의 강연도 이로 인해 성사됐다.
최근 들어서는 최 사장의 신한지주의 상무와 팀장급 인사와 관련, 라 회장과 마찰이 있었던 것도 경질 이유를 간접적으로 시사해주고 있다. 최 사장이 뉴뱅크를 지지하는 인물들로 채웠던 게 화근이었다.
이 때문에 라 회장과 최 사장은 통합은행의 밑그림에서부터 입장이 달라 잠재돼 있던 갈등이 인사문제를 계기로 폭발했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이사회 어떻게 될까 = 17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라 회장의 의지가 무리 없이 관철될 것인지 관심이다.
현재 신한지주 이사회는 15명이다. 상임이사 2명, 비상임이사 3명, 사외이사 10명이다. 상임이사는 라 회장과 최 사장이고 비상임이사는 이인호 전 신한은행장과 창립멤버이면서 재일교포인 최영석 CYS 대표와 양용웅 도엔 대표 등 3명이다. 사외이사 10명 중 재일교포는 박병헌, 최영훈, 김시종, 권동현 씨이며 신한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BNP파리바의 필립 레니엑스 싱가폴 CEO를 제외한 5명은 외부 사외이사다. 재일교포계 이사수는 단순하게 계산해도 6명이 넘는다는 셈법이 결과를 예측해준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되나 = 최영휘 사장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뉴뱅크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등기이사로 계속 남을 생각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조흥은행 노조 관계자는 “항상 노조를 압박하고 통합을 추진했던 라 회장이 통합의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하게 되면 앞으로 대응하기가 수월해 질 것”이라면서 “곧 대응전략과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찬수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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