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민간소비 부진이 다소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지만 반대로 버팀목 역할을 했던 수출은 증가율이 당분간 둔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고용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고 경기지표들도 소폭 하락하는 등 우리경제의 전반적인 경기회복이 지체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간한 ‘월간 경제동향’ 5월호에서 현재 우리경제를 이 같이 진단했다. KDI는 “4월중 도소매판매액 지수가 저년동월대비 1.2% 증가해 지난달 1.4%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했다”며 “소비재판매액지수 역시 2.6% 늘어나 전월 3.7%에 비해 증가폭이 다소 축소됐지만 3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소비재판매 증가와 서비스업 활동지수도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며 “이는 민간소비가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하지만 수출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KDI는 “우리 수출은 OECD 경기선행지수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여왔다”며 “최근 OECD 경기선행지수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수출증가율 둔화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OECD 경기선행지수 증가율(전년동월대비)은 지난해 11월 2.1%에서 12월 1.6%로 떨어진데 이어 올 1월 1.4%로 하락했다. 지난 2월과 3월은 각각 0.7%와 0.1%에 그쳤다. 아울러 교역조건 역시 계속 악화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수출단가의 경우 중화학공업 제품의 상승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0.6포인트 상승한 93.0을 기록했다. 반면 수입단가는 국제원자재가격 상승이 지속됨에 따라 원유 및 철강재를 중심으로 1.3포인트 오른 113.2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1분기 교역조건은 0.4포인트 하락한 82.2를 기록, 한국은행이 통계를 작성이후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신석하 연구위원은 "예상보다 내수 회복세가 느려서 수출 둔화를 보상을 못해주고 있지만, 경기 회복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내수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건설투자는 1분기에 비해 2분기와 하반기로 갈수록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이어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소비둔화 때문"이라며 "당초 하반기 이후에는 세계경제 성장세가 조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유가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아직은 앞을 내다보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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