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 방북단에 기대하는 것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15 5주년 민족통일 대축전’에 참가하는 방북단이 14일 평양으로 떠났다. 방북단의 규모문제로 또 한번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큰 탈 없이 기념대회가 열리고 우리 대표단이 평양에 가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남북 간에는 자주 만나는 것이 안 만나는 것보다는 좋은 일이므로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남과 북도 만나는 것 자체의 의미를 넘어 좀더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 해야 한다. 이번 방북은 축하축전 참가에 목적이 있어 애초 어떤 공식적인 성과를 기대 할 수는 없다. 또 성과에 집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식적인 회담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고 허심탄회하게 남북간 건설적인 얘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북에서도 북한내 실세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진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북측 대표단 단장을 맡고 있고 남측에서도 남북문제의 핵심 부서인 통일부의 정동영 장관이 단장을 맡고 있어 비공식적으로 나마 좋은 얘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남측 자문단에 임동원, 박재규, 정세현씨 등 최근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망라돼 있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임동원 전 장관 등 막강한 자문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문단이 접촉해온 사람이 북측에 있을 것이고 현직이 아니므로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문제가 꼬일 때나 북한과 미국간에 갈등이 고조 될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움은 남북간에 과연 비공식적으로 나마 서로간 속 깊은 얘기를 나눌만한 인맥이나 정보망이 형성돼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때부터만 해도 벌써 7년여의 세월이 지났고 그동안 ‘퍼준다’는 비판을 받으며 대북지원을 그만큼 해왔으면 어려울 때 서로간 귓속말을 주고 받을만한 인맥은 형성돼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렇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곤 했다. 그것은 북한을 몰라서 하는 소리란 얘기는 더 이상 변명이 되지 않는다. 자문단이 바로 그런 일을 해야 하고 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번 방북단이 특별히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핵문제 일 것이다. 핵이 남북문제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핵이 해결되지 않고는 남북문제에서 큰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이번 방북단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핵문제를 푸는데 미국측에 더 많은 책임이 있음을 우리는 이 난을 통해 누누이 지적해 왔지만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 것이므로 이제는 북한도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북한 핵문제는 북미간의 문제인 것처럼 돼 있으나 그렇지 않다.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당사국인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핵문제가 남북문제의 전부가 아니므로 이 문제로 남북문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주기 바란다. 남북문제는 남북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해를 최소화하는 게 언제나 중요한 과제였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데는 우리가 1980년대 말 한참 논의했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민족공동체 복원이 남북문제의 핵심
민족공동체란 국가는 다르더라도 민족은 하나라는 엄연한 사실을 재확인하고, 민족공동체 복원에 남북이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민족공동체 복원만이 남북문제의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다. 민족공동체 복원에 대한 사명감은 여러 가지 지엽적인 문제들로부터 남북문제를 지켜주는 방파제가 될 것이다.
이번 자문단으로 평양에 간 임동원 전통일부 장관은 재임중 남북문제는 ‘평화지키기’ 단계를 지나 ‘평화만들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만들기는 지키기와 많이 다르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신념을 갖고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보려 노력 할 때만 진전이 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을 넘어섰고 개성공단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주도적으로 평화만들기를 추진한 값진 결과들이다.
이번 6.15 축제는 민족공동체 복원을 재다짐하는 제전이 돼야하고 평화만들기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민족공동체에 대한 확신만 있으면 다른 문제들은 큰 틀에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임 춘 웅 객원논설위원
14일부터 17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6·15 5주년 민족통일 대축전’에 참가하는 방북단이 14일 평양으로 떠났다. 방북단의 규모문제로 또 한번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나 큰 탈 없이 기념대회가 열리고 우리 대표단이 평양에 가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남북 간에는 자주 만나는 것이 안 만나는 것보다는 좋은 일이므로 만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제는 남과 북도 만나는 것 자체의 의미를 넘어 좀더 실질적인 성과를 기대 해야 한다. 이번 방북은 축하축전 참가에 목적이 있어 애초 어떤 공식적인 성과를 기대 할 수는 없다. 또 성과에 집착하면 오히려 부작용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공식적인 회담이 아니기 때문에 자유롭고 허심탄회하게 남북간 건설적인 얘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북에서도 북한내 실세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진 김기남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위원장이 북측 대표단 단장을 맡고 있고 남측에서도 남북문제의 핵심 부서인 통일부의 정동영 장관이 단장을 맡고 있어 비공식적으로 나마 좋은 얘기를 나눌 수도 있을 것이다. 특히 남측 자문단에 임동원, 박재규, 정세현씨 등 최근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망라돼 있는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임동원 전 장관 등 막강한 자문단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문단이 접촉해온 사람이 북측에 있을 것이고 현직이 아니므로 보다 자유롭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남북문제가 꼬일 때나 북한과 미국간에 갈등이 고조 될 때마다 느끼는 안타까움은 남북간에 과연 비공식적으로 나마 서로간 속 깊은 얘기를 나눌만한 인맥이나 정보망이 형성돼 있는가 하는 의문이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 때부터만 해도 벌써 7년여의 세월이 지났고 그동안 ‘퍼준다’는 비판을 받으며 대북지원을 그만큼 해왔으면 어려울 때 서로간 귓속말을 주고 받을만한 인맥은 형성돼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마다 돌아가는 것을 보면 그렇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곤 했다. 그것은 북한을 몰라서 하는 소리란 얘기는 더 이상 변명이 되지 않는다. 자문단이 바로 그런 일을 해야 하고 해낼 수 있는 것 아닌가.
이번 방북단이 특별히 해야 할 일은 무엇보다 핵문제 일 것이다. 핵이 남북문제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핵이 해결되지 않고는 남북문제에서 큰 진전을 기대할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이번 방북단은 이 문제에 큰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핵문제를 푸는데 미국측에 더 많은 책임이 있음을 우리는 이 난을 통해 누누이 지적해 왔지만 협상에는 상대가 있는 것이므로 이제는 북한도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다. 북한 핵문제는 북미간의 문제인 것처럼 돼 있으나 그렇지 않다.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 선언의 당사국인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핵문제가 남북문제의 전부가 아니므로 이 문제로 남북문제의 근간이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해주기 바란다. 남북문제는 남북문제에 대한 미국의 이해를 최소화하는 게 언제나 중요한 과제였다. 이 문제를 극복하는 데는 우리가 1980년대 말 한참 논의했던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민족공동체 복원이 남북문제의 핵심
민족공동체란 국가는 다르더라도 민족은 하나라는 엄연한 사실을 재확인하고, 민족공동체 복원에 남북이 함께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민족공동체 복원만이 남북문제의 출발점이고 종착점이다. 민족공동체 복원에 대한 사명감은 여러 가지 지엽적인 문제들로부터 남북문제를 지켜주는 방파제가 될 것이다.
이번 자문단으로 평양에 간 임동원 전통일부 장관은 재임중 남북문제는 ‘평화지키기’ 단계를 지나 ‘평화만들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바 있다. 만들기는 지키기와 많이 다르다.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신념을 갖고 문제를 주도적으로 풀어보려 노력 할 때만 진전이 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객이 100만을 넘어섰고 개성공단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주도적으로 평화만들기를 추진한 값진 결과들이다.
이번 6.15 축제는 민족공동체 복원을 재다짐하는 제전이 돼야하고 평화만들기의 장이 돼야 할 것이다. 민족공동체에 대한 확신만 있으면 다른 문제들은 큰 틀에서 해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임 춘 웅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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