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형 부문서 지난달 업계 중하위권 머물러
액티브형펀드 많아 상승장 유리, 하락장 취약
전문가 “특정 운용사·적립식펀드 맹신 금물”
올해초 언론이 앞다퉈 전하는 적립식펀드 열풍 소식에 “나도 한번 가입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된 40대 회사원 김 모씨. 김씨는 펀드가입을 결정한 이후엔 별다른 고민없이 미래에셋창구를 찾았다. 과거 미래에셋의 명성이나 고객 수탁고 순위 등을 따져볼 때 고민할 여지가 많지 않았기 때문. 김씨처럼 ‘미래에셋=펀드’라는 공식을 믿고 미래에셋을 선택한 수많은 고객들은 지금 만족스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전체 적립식펀드 시장의 19.4%를 차지할만큼 펀드시장의 상징이 되다시피한 미래에셋펀드를 중심으로 펀드 열풍에 대한 중간점검을 해본다. /편집자주
한국펀드평가가 지난 4월 한달간 국내 설정액 300억원 이상 운용사들(전체 25개사)의 주식고편입형펀드(주식투자비중이 60%이상) 운용 성적을 평가한 결과, SEI에셋운용이 -1.99%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4월 첫날에 적립했다면 한달동안 적립액의 1.99%만큼 손실이 났다는 얘기다.
신한BNPP(-2.44%)와 신영(-2.52%), 마이다스(-2.91%) 등이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4월 증시가 강한 조정세를 보인 탓에 주식형펀드들도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 운용사들(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투신운용 맵스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의 주식형펀드(설정액 1조1625억원)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평균 -4.07%의 수익률을 거둬 전체 25개사 가운데 10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설정액 8788억원, 8개 펀드)은 -4.91%의 수익률을 기록, 업계 평균인 -4.17%에도 못미쳤다. 순위도 25개사 가운데 하위권인 18위.
이들 미래에셋계열 운용사들은 당초 높은 수익률을 거두다가 최근 들어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10개 펀드는 최근 1년간 수익률면에서 업계 2위권(18.26%)을 차지할 정도로 우수했지만 6개월(19.37%, 4위) 3개월(0.52%, 7위)로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지고, 업계내 순위도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마찬가지.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2.66%로 업계 6위를 차지하면서 양호했지만, 6개월(13.46%, 9위) 3개월(0.45%, 8위)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서 18위까지 추락했다.
한국펀드평가 관계자는 “최근 조정장에선 가치주나 배당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짠 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며 “공격적인 종목운용을 하는 액티브형 펀드가 많은 운용사는 조정 폭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액티브형펀드의 경우 상승장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락장에선 빠른 하락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액티브형펀드가 많은 미래에셋계열운용사들로선 지난 3월 이후 본격화된 조정장이 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의 지난 1분기 운용실적을 보면, 하이닉스와 한진 등에 대한 주식투자 비율이 82.03%에 달했다. 은행예금은 10.55%를 차지했다. 일정수익율이 보장되는 채권편입은 전혀 없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상품은) 주식형이기 때문에 운용역들이 채권시장보다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보면 당연히 주식비중이 커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최근 6개월간 23.88%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다가, 최근 1개월엔 -4.07%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다른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역은 “미래에셋펀드가 대부분 주식편입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운용을 해 시장 변동에 민감한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최근 증시 침체로 다소 성적이 부진하지만, 증시가 반등하면 반등세 이상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펀드가 액티브한 측면 때문에 최근 조정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이는 운용사의 선택과 특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일시적인 마이너스 수익률은 펀드에 대한 환상을 품은 투자자에겐 충격이 될 수 있 겠지만, 당장 환매하는 것은 더 위험한 투자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투자자들은 운용사 명성만 믿고 투자할게 아니라, 상품의 내용이나 자신의 목표수익률에 맞춰 운용사와 펀드를 선택해야한다”며 “특정운용사 상품이나 적립식펀드는 최소한 손실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은 절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액티브형펀드 많아 상승장 유리, 하락장 취약
전문가 “특정 운용사·적립식펀드 맹신 금물”
올해초 언론이 앞다퉈 전하는 적립식펀드 열풍 소식에 “나도 한번 가입해볼까”라는 생각을 하게된 40대 회사원 김 모씨. 김씨는 펀드가입을 결정한 이후엔 별다른 고민없이 미래에셋창구를 찾았다. 과거 미래에셋의 명성이나 고객 수탁고 순위 등을 따져볼 때 고민할 여지가 많지 않았기 때문. 김씨처럼 ‘미래에셋=펀드’라는 공식을 믿고 미래에셋을 선택한 수많은 고객들은 지금 만족스런 표정을 짓고 있을까. 전체 적립식펀드 시장의 19.4%를 차지할만큼 펀드시장의 상징이 되다시피한 미래에셋펀드를 중심으로 펀드 열풍에 대한 중간점검을 해본다. /편집자주
한국펀드평가가 지난 4월 한달간 국내 설정액 300억원 이상 운용사들(전체 25개사)의 주식고편입형펀드(주식투자비중이 60%이상) 운용 성적을 평가한 결과, SEI에셋운용이 -1.99%로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4월 첫날에 적립했다면 한달동안 적립액의 1.99%만큼 손실이 났다는 얘기다.
신한BNPP(-2.44%)와 신영(-2.52%), 마이다스(-2.91%) 등이 역시 마이너스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4월 증시가 강한 조정세를 보인 탓에 주식형펀드들도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 운용사들(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투신운용 맵스자산운용)은 상대적으로 더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의 주식형펀드(설정액 1조1625억원)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평균 -4.07%의 수익률을 거둬 전체 25개사 가운데 10위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미래에셋자산운용(설정액 8788억원, 8개 펀드)은 -4.91%의 수익률을 기록, 업계 평균인 -4.17%에도 못미쳤다. 순위도 25개사 가운데 하위권인 18위.
이들 미래에셋계열 운용사들은 당초 높은 수익률을 거두다가 최근 들어 부진한 양상을 보이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10개 펀드는 최근 1년간 수익률면에서 업계 2위권(18.26%)을 차지할 정도로 우수했지만 6개월(19.37%, 4위) 3개월(0.52%, 7위)로 갈수록 수익률이 떨어지고, 업계내 순위도 하락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마찬가지. 최근 1년간 수익률은 12.66%로 업계 6위를 차지하면서 양호했지만, 6개월(13.46%, 9위) 3개월(0.45%, 8위)로 하락세를 보이다가 최근 1개월 수익률에서 18위까지 추락했다.
한국펀드평가 관계자는 “최근 조정장에선 가치주나 배당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짠 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며 “공격적인 종목운용을 하는 액티브형 펀드가 많은 운용사는 조정 폭이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액티브형펀드의 경우 상승장에선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락장에선 빠른 하락세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액티브형펀드가 많은 미래에셋계열운용사들로선 지난 3월 이후 본격화된 조정장이 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 주식형펀드의 지난 1분기 운용실적을 보면, 하이닉스와 한진 등에 대한 주식투자 비율이 82.03%에 달했다. 은행예금은 10.55%를 차지했다. 일정수익율이 보장되는 채권편입은 전혀 없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 상품은) 주식형이기 때문에 운용역들이 채권시장보다 주식시장 전망을 밝게보면 당연히 주식비중이 커지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최근 6개월간 23.88%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다가, 최근 1개월엔 -4.07%의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다른 미래에셋자산운용 운용역은 “미래에셋펀드가 대부분 주식편입 비중이 높고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운용을 해 시장 변동에 민감한 것처럼 보일 것”이라며 “최근 증시 침체로 다소 성적이 부진하지만, 증시가 반등하면 반등세 이상 수익을 거둘 것”이라고 전했다.
한 운용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펀드가 액티브한 측면 때문에 최근 조정장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하지만 이는 운용사의 선택과 특성의 문제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일시적인 마이너스 수익률은 펀드에 대한 환상을 품은 투자자에겐 충격이 될 수 있 겠지만, 당장 환매하는 것은 더 위험한 투자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투자자들은 운용사 명성만 믿고 투자할게 아니라, 상품의 내용이나 자신의 목표수익률에 맞춰 운용사와 펀드를 선택해야한다”며 “특정운용사 상품이나 적립식펀드는 최소한 손실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환상은 절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