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관광객 유치목표 달성 ‘적신호’
5월 일본인관광객 입국 ‘감소세’ 전환 … 한일관계 냉각에 환율 등 여러요인 겹쳐
지역내일
2005-05-27
(수정 2005-05-27 오후 1:20:07)
한류열풍에 힘입어 순항을 계속하던 ‘한국관광’호가 암초에 부딪혔다. 이달들어 한국을 찾는 외래관광객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시장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현재 상황을 ‘인바운드(외래관광객 유치) 위기’라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기의식은 한일간 외교현안뿐 아니라 환율 등 여러 변수들이 겹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관광객 유치 5월들어 ‘적신호’ = 올들어 4월까지 1분기 외국인관광객 입국실적만 놓고 보면 위기조짐은 없다. 오히려 1분기 외래객 입국자수는 197만여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전년동기 보다 13.7%나 늘었다. 일본인관광객도 전년동기대비 1월 36.1%, 2월 15.1%, 3월 26.6%씩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는 5월 들어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4월 일본인 입국자수가 전년동기대비 14.3% 줄어 3월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아직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등에서 공식 집계가 나오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5월초 잠정집계에서는 전년동기대비 12%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광공사가 업계를 상대로 모니터링한 결과 일본인관광객은 객실점유율에서도 5월들어 셋째주까지 전년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4월과 비교하면 2%가량 감소했다. 항공기 예약률도 대한항공이 72%, 아시아나가 75%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했을 때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일문제 외 다른 변수들도 악영향 = 이같은 현상은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양국관계가 경색돼 여행객들이 여행을 꺼리는 것 외에도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일간 외교문제를 제외한 변수들은 중국이나 다른나라 관광객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3월 16일 일본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 조례가 통과되고 역사교과서 왜곡문제가 불거지기 이전에 예약한 관광객들이 4월까지 입국, 외국인관광객 증가세를 이어나갔으나 3월 이후 예약률이 감소하면서 이달부터 관광객 증가세 반전을 이끌었다는 게 가장 기본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한국방문 외국인 여행객수 감소는 이밖에도 여러 요인들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관광분야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먼저 일본에서 ‘1000만 프로젝트’를 통해 외래관광객 유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마카오도 카지노산업 확대정책에 적극 나서 연간 170만명의 카지노 이용객 유치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광경쟁국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9월에 홍콩에서 디즈니랜드가 개장되면 중국 및 주변국 관광수요는 일정부분 홍콩으로 흡수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핵문제가 불거지면서 유럽과 미주지역 한국관광수요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것도 여행객의 항공료 부담 증가로 이어져 관광환경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환율하락도 무시못할 변수다. 지난해 5월 달러당 1200원하던 환율은 올해 달러당 1030원대로 떨어졌다. 환율하락은 관광수지와 유학수지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서비스 수지 약화를 촉진, 1인당 관광수입 감소 및 인바운드 여행업계 환차손 악화 등 관광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이 경우 1985년 미·일간 플라자 합의에 따른 환율조정으로 일본엔화 가치가 달러당 260엔에서 120엔으로 급등, 일본 인바운드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경쟁력 회복 위한 대책마련 나서야 = 관광공사 등에서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주요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와 간담회를 갖고 한국일반여행업협회 등과도 대응책을 공동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공사 및 업계는 관광산업도 대외무역법상 ‘무역’ 범위에 포함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외화획득 등 수출산업 못지않은 역할을 하는데도 여타 수출산업이 받는 각종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차손 누적으로 중국·동남아지역 여행사들이 영업을 포기하고 있는데도 수출산업으로 인정되지 않아 환리스크 감소를 위한 한국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한국방문의 해, 월드컵 및 사스, 이라크전 등 관광환경악화로 한시적으로 적용되다가 지난해말 폐지된 ‘관광호텔 외국인 투식 객실요금에 대한 부가세 영세율 적용’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외 홍보예산이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올해 관광공사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쓰는 해외홍보예산은 모두 56억원 규모. 이는 홍콩(2003년 272억원), 호주(2004년 382억원), 말레이시아(2002년 410억원), 싱가포르(2004년 476억원) 등 경쟁국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업계는 해외 홍보활동 강화 등 대응책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한국관광공사는 현재 상황을 ‘인바운드(외래관광객 유치) 위기’라고 보고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위기의식은 한일간 외교현안뿐 아니라 환율 등 여러 변수들이 겹치면서 더욱 고조되고 있다.
◆외국인관광객 유치 5월들어 ‘적신호’ = 올들어 4월까지 1분기 외국인관광객 입국실적만 놓고 보면 위기조짐은 없다. 오히려 1분기 외래객 입국자수는 197만여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한 전년동기 보다 13.7%나 늘었다. 일본인관광객도 전년동기대비 1월 36.1%, 2월 15.1%, 3월 26.6%씩 각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같은 증가세는 5월 들어 급격히 둔화되기 시작했다. 4월 일본인 입국자수가 전년동기대비 14.3% 줄어 3월보다 증가세가 둔화됐다. 아직 법무부 출입국관리소 등에서 공식 집계가 나오지 않아 정확하지는 않지만 5월초 잠정집계에서는 전년동기대비 12%나 감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광공사가 업계를 상대로 모니터링한 결과 일본인관광객은 객실점유율에서도 5월들어 셋째주까지 전년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4월과 비교하면 2%가량 감소했다. 항공기 예약률도 대한항공이 72%, 아시아나가 75%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했을 때 모두 감소세로 전환했다.
◆한-일문제 외 다른 변수들도 악영향 = 이같은 현상은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과 역사교과서 왜곡으로 양국관계가 경색돼 여행객들이 여행을 꺼리는 것 외에도 여러 변수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일간 외교문제를 제외한 변수들은 중국이나 다른나라 관광객 유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 3월 16일 일본 시마네현에서 ‘다케시마의 날’ 조례가 통과되고 역사교과서 왜곡문제가 불거지기 이전에 예약한 관광객들이 4월까지 입국, 외국인관광객 증가세를 이어나갔으나 3월 이후 예약률이 감소하면서 이달부터 관광객 증가세 반전을 이끌었다는 게 가장 기본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한국방문 외국인 여행객수 감소는 이밖에도 여러 요인들이 복합 작용한 결과라고 관광분야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먼저 일본에서 ‘1000만 프로젝트’를 통해 외래관광객 유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는데다 마카오도 카지노산업 확대정책에 적극 나서 연간 170만명의 카지노 이용객 유치계획을 발표하는 등 관광경쟁국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9월에 홍콩에서 디즈니랜드가 개장되면 중국 및 주변국 관광수요는 일정부분 홍콩으로 흡수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북핵문제가 불거지면서 유럽과 미주지역 한국관광수요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것도 여행객의 항공료 부담 증가로 이어져 관광환경 악화에 일조하고 있다.
환율하락도 무시못할 변수다. 지난해 5월 달러당 1200원하던 환율은 올해 달러당 1030원대로 떨어졌다. 환율하락은 관광수지와 유학수지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특히 서비스 수지 약화를 촉진, 1인당 관광수입 감소 및 인바운드 여행업계 환차손 악화 등 관광업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실제로 일본이 경우 1985년 미·일간 플라자 합의에 따른 환율조정으로 일본엔화 가치가 달러당 260엔에서 120엔으로 급등, 일본 인바운드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경쟁력 회복 위한 대책마련 나서야 = 관광공사 등에서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주요 일본 인바운드 여행사와 간담회를 갖고 한국일반여행업협회 등과도 대응책을 공동논의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공사 및 업계는 관광산업도 대외무역법상 ‘무역’ 범위에 포함해 달라고 건의하고 있다. 관광산업이 외화획득 등 수출산업 못지않은 역할을 하는데도 여타 수출산업이 받는 각종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차손 누적으로 중국·동남아지역 여행사들이 영업을 포기하고 있는데도 수출산업으로 인정되지 않아 환리스크 감소를 위한 한국수출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이밖에 한국방문의 해, 월드컵 및 사스, 이라크전 등 관광환경악화로 한시적으로 적용되다가 지난해말 폐지된 ‘관광호텔 외국인 투식 객실요금에 대한 부가세 영세율 적용’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해외 홍보예산이 경쟁국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다. 올해 관광공사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쓰는 해외홍보예산은 모두 56억원 규모. 이는 홍콩(2003년 272억원), 호주(2004년 382억원), 말레이시아(2002년 410억원), 싱가포르(2004년 476억원) 등 경쟁국의 5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규모다.업계는 해외 홍보활동 강화 등 대응책을 모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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