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합시다 - 김상기 역무원<363호/미담>

꿈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얼굴 … "부모님, 사랑합니다"

지역내일 2000-12-11
마두역(역장 임진호)엔 무서운(?) 새내기 역무원이 있다.
이제 1년 반의 경력이 전부이지만 멋진 승무원의 꿈을 키우고 있는 그는 여느 베테랑 역무원 못지 않게 당당하다.
일산지역 주민들이 '늘 한결같다'고 입을 모아 칭찬하는 사람은 바로 김상기 역무원(31).
노인들의 무임권을 내줄 때 언제나 웃음 담긴 인사말과 함께 표를 공손히 내준다고 한다.
마두역을 이용하는 승객수는 2만명 정도. 마두역의 직원수는 8명. 역장과 부역장을 포함해 하루 4명씩 업무를 담당한다. 즉 하루 한 역무원이 약 5천장의 지하철 표를 내주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일은 접어두고 하루 5천번의 웃음을 짓는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기차가 없는 곳에서 태어나 기차 일 하는 사람
그가 태어나고 자란 곳은 기차가 없었다. 3남 2녀중 셋째인 그는 대학 졸업후 은행에서 출납, 대출 업무를 하게 되고 외국으로 어학연수까지 갔다오는 등 정말 기차와는 무관한 삶을 살게 된다. 그런데 어느 날, 그의 머릿속엔 '역무원'이라는 낱말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새 인생을 선택하게 된 동기에 대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서.....'라고 어김없이 상냥한 웃음으로 말끝을 흐리는 그는 그 말 그대로 누가 보아도 잘 하고 있다.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도 현재 방송통신대 영어영문학과에 편입해 꾸준히 공부하고 있는 그는 토익점수도 높아 우리말을 모르는 외국인들에게 친절히 영어로 설명을 해주는 등 마두역의 숨은 보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격일제 근무를 하기 때문에 이틀중 하루는 꼬박 밤을 새워야 하고 사람들이 모두 고향을 찾아가는 명절 때도 가까운 수도권 지역을 제외하곤 갈 수 없다는 것이 역무원의 애환으로 남는다. 더구나 사람들을 상대하는 업무이기 때문에 파생되는 어려운 점은 이루 말 할 수 없이 많다. 화려한 의복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나이를 속여 무임권을 달라고 억지쓰는 사람, 술에 취해 몸을 가누지 못해 화장실까지 가지도 못하고 노상방뇨, 방변하는 사람, 반말을 일삼는 사람..... 등등.
그런 사람들을 일일이 포용해 주는 일은 참으로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동시에 자기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 기회가 된다. 특히 역 주변에 영화관이나 경마, 경륜장 등이 있어 사람들이 많이 몰려 이동할 땐 좋지 못한 일들이 더 많이 발생해 어려움을 겪곤 한다.
작년 서울 지방철도청장 표창 받은 숨은 보배
그러나 허리가 굽은 할머니가 살그머니 쥐어주는 따뜻한 귤 하나, 노상에서 장사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지친 아주머니의 사과 한 봉지에 모든 어려운 순간을 잊고 사는 역무원의 일이고 보면 어쩌면 이 일이야 말로 해맑게 웃을 줄 아는 그의 천직이 아닌가.
민영화와 맞물려 극심한 구조조정의 물결이 한번씩 썰물처럼 지나가고 나면 스스로 몸을 잔뜩 움츠리게 되는 역무원의 생활. 그 속에서 그는 조금씩 눈에 보이지 않는 기지개를 한다.
그 어느 역보다 팀웍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마두역의 임진호 역장을 비롯한 선배들의 사랑이 더욱 그를 키울 것이다.
조인숙 부역장은 "김상기 역무원은 정말 성실합니다. 작년엔 표창도 받았어요. 근데 아직 애인이 없어요. 어디 참한 색시감 없나요?"라고 말했다.
그는 99년 철도역 모니터링 1등 수상자로 서울 지방 철도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역에서 노인을 볼 때마다 자주 뵙지 못하는 부모님의 사랑을 안타까워하는 효자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있기에 우리 사회의 앞날은 든든하다.
이영란 리포터 dazzle77@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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