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로>부동산 - 못 잡는 걸까, 안 잡는 걸까(김홍식 2005.07.11)

지역내일 2005-07-11 (수정 2005-07-11 오후 1:50:21)
부동산 - 못 잡는 걸까, 안 잡는 걸까
김 홍 식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세무사찰을 강화한다. 과연 엄포가 먹힐까 ?”
요즘 화두는 또 부동산이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하면 시장은 청개구리마냥 반대로만 움직인다. 세무사찰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중개업소들이 철수를 한다. 이번에는 자율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왜일까? 대법원의 반대를 무릅쓰고, 청와대만 제외하고 정부의 모든 부처를 지방으로 이전하겠다는데 왜 시장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걸까?
그렇다면 뭔가 처방이 잘못 되지 않았을까 하고 반성을 해 봐야 한다. 계속적인 똑같은 처방에 유사한 현상이 반복되었기 때문이다.

“장사꾼을 없애라 - 자본주의를 포기하면 된다”
우리나라 고려 말에도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었다. 농사법의 혁신으로 사람들이 먹고 살만 해지자 너도나도 집을 크게 짓고 풍족하게 살고자 했다. 당연히 물가가 뛰기 시작했는데 당시의 관리들은,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지 그 매카니즘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우선 매점매석을 하는 장사꾼부터 때려잡는다. 이것으로는 이윤을 추구하는 유통을 막을 수 없었으므로, 유통의 수단인 돈을 없애 버린다. 필경 자급자족의 사회를 이상으로 생각하는 성리학적 철학이 지배이념으로 된다. 이것은 결론적으로 조선말기에 일본에게 합방 당하는 수모로 나타났다.

“공급 늘려라 - 공황 막을 수 없다”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 수요가 있어 가격이 오르면 공급을 늘려 해결한다고 쓰여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도 공급 과잉이라는데 있다. 다만 이것이 한곳에만 집중되고 있기 때문인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판교 같은 신도시를 몇 개 더 만든다고 할 경우, 자본주의의 첫째 모순인 공급과잉에 따른 공황 사태가 일어날 것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를 보지 못했는가?

“국토 균형 발전은 인프라를 공평하게-기득권층이 반대한다”
나의 본가는 40년 이상 후암동에 있다. 시내에 가깝고 남산이 가까워 공기도 좋은데(?) 집값은 오르지 않는다. 왜 그럴까? 인프라 구축이 불균등하게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강남에 비해서 길이 넓혀지길 했나, 고층 건물을 지을 수가 있나. 시간이 갈수록 건물은 낡아서 슬럼화 되어도 재투자할 엄두가 나질 않는다. 남산의 조망을 위해 건물 높이를 제한했다면 쾌적한 생활권이 될 수 있도록 60년도 넘은 도시계획 도로라도 내줘야 할 것이 아닌가?
나는 학교에서 콘크리트집은 수명이 최소 100년이라고 배웠다. 그런데 현실은 30년도 채 안된 멀쩡한 집을 헐고 고층으로, 초고층으로 짓는다. 사람이 몰리니 근처 상권도 살고, 교통이 복잡해지면 지하철도 깔아줘서 편리해지므로 집값이 또 올라간다.

“투자 균형있게-전국토 균형발전”
이것을 막기 위해서는 투자가 한곳으로 집중되지 않도록 정책의 방향을 세워야 한다. 도시 내부에서의 인프라 구축도 부익부 빈익빈 식의 한쪽으로 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지만, 특히 민간투자에 있어 중요한 요소인 건축 용적률 적용을 상대적으로 균등하게 유지시켜 주어야 한다. 재건축 되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 갑자기 용적률을 상향 조정시켜 주는 상대적 이익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 집을 헐기만 하면 집이 커질 수 있으니 집값이 올라갈 수밖에.
국토이용계획 역시 같은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전 국토에는 가용 면적에 따른 균등한 인프라 구축과 투자가 이루질 수 있도록 건축 용적률을 적용해야 한다. 특히 주택은 5층 이하 저층으로 전 국토에 균형 있게 배치될 수 있도록 장기적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
부동산가의 불균등 상승은 투자의 불균형에서부터 유래하는 것이므로 전 국토에 저층으로 넓게 배치시키는 것이 바른 방향이다. 그만큼 도로망을 그물같이 깔아서 주택단지가 포도송이형처럼 한 도로에 매달린 도시가 아니고 앵두형처럼 그물망 도로에 널려있는 도시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걸어서 집에 갈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지대론에서 말하는 기본 입장을 지켜야 하며, 세금에 의한 지대 이익의 환수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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