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선 사무총장 체제 연착륙 … 비효율적 회의시스템 극복·일하는 당 만들기 주력
당·국회·연구원간 인적 교류 시스템 구비 … 향후 당·정·청 인적교류도 추진
‘무능 태만 혼란’이란 세 글자로 압축됐던 열린우리당에 조금씩 변화의 새바람이 일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가 중구난방으로 터져나오던 ‘혼란상’은 문희상 당의장을 중심으로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 배기선 사무총장 등 3각 편대로 재편된 이후 질서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태만하다’는 비판도 3선의 배기선 사무총장 등장 이후 현저히 줄었다. 또 하한 정국을 맞아 열린우리당은 민생 과제를 중심으로 11개조를 편성, 전국 각지를 발로 뛰며 정책 및 입법과제 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능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상머리를 박차고 일어선 것이다.
◆배 총장이 금강산 수련대회 제안한 까닭 = 열린우리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데에는 배기선 사무총장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문희상 당의장 취임 100일을 기념해 중앙당 및 전국 시도당 당직자들이 ‘금강산’으로 수련대회를 갖자는 다소 엉뚱한(?) 제안도 배 총장의 아이디어였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금강산 수련대회’는 ‘국민 속으로’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앞서 ‘남북문제’ 등에 대한 집권여당 당직자들의 인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배기선 총장은 “경제 등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다시 뛰는 것 못지 않게, 집권여당은 ‘안보’의 중요성을 늘 인식해야 한다”며 “과거 안보는 대결국면에서 힘의 우위를 지키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남북관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총장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금강산에 와서 직접 피부로 남북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열린우리당의 금강산 수련대회를 전후해 고조되던 북핵 위기가 실마리를 찾아가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조치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과 ‘대북 전력공급’ 등 ‘중대 제안’이 공개됐고,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과 ‘백두산 관광’ 합의 소식 등이 잇따랐다.
◆3다(多) 극복 최우선 과제 = 당의 살림을 책임지게 된 배기선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당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각종 ‘회의’에서의 ‘3다(多’) 극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총장 취임 이후 업무보고를 받은 배 총장은 ‘3다’를 극복하지 못하면 효율적인 당 운영이 난망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3다’는 회의 자체가 많고, 회의 시간이 길고, 회의 자료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배 총장의 한 측근은 “회의를 둘러싼 3다(多) 문제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는 당에 대한 따가운 질책의 원인이 됐다”며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당 운영을 위해 3다 극복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가 하루에도 몇번씩 열리는 것은 현안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비계획적인 업무시스템에서 기인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당의 한 실무자는 “회의가 일상화된 것이 문제”라며 “‘회의’를 위한 ‘회의’가 이어지다보니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당직자도 “사전 준비부족 등이 겹쳐 회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또 회의 전에 참석자간 정보교류가 원활치 못해 방대한 양의 회의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배기선 총장은 이같은 ‘3다’의 폐해 극복을 위해 실무 당직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
아울러 배 총장은 유명무실해진 당내 각종 특별위원회 등의 당무활동 평가에도 돌입했다. 당직을 맡은 책임자들의 당무 참여 정도를 계량화해 앞으로 당직 인선 등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배 총장의 한 측근은 “일하는 정당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무총장 한사람이 잘하는 것보다 각자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당무 참여 정도를 평가하는 것도 잘잘못을 가리자는 의미보다 제 역할에 충실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권 통합 과제 어떻게 극복할까 = 사무총장 임명으로 인사, 재정권의 실무 책임을 맡게 된 배기선 총장은 한발 더 나아가 통합적 인적 교류 시스템 구비를 위한 복안도 마련하고 있다.
인사권이 당의장, 원내대표, 열린정책연구원장 등 삼원화됨으로써 ‘제밥그릇 지키기’ 행태가 만연, 유기적인 업무협조가 미흡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배 총장의 한 측근은 “인사권 통합을 통한 인적 교류가 이뤄져야 구성원들의 역량을 총결집할 수 있다”며 “중앙당과 시도당 당직자 교류를 비롯해, 당과 국회, 연구원 인력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할 예정”이라며 “이같은 인적 교류 시스템을 정비하게 되면, 앞으로 당·정·청간에도 유사한 인적 교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 교류 시스템 구비는 배기선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문희상 당의장과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당·국회·연구원간 인적 교류 시스템 구비 … 향후 당·정·청 인적교류도 추진
‘무능 태만 혼란’이란 세 글자로 압축됐던 열린우리당에 조금씩 변화의 새바람이 일고 있다. 정제되지 않은 목소리가 중구난방으로 터져나오던 ‘혼란상’은 문희상 당의장을 중심으로 임채정 열린정책연구원장, 배기선 사무총장 등 3각 편대로 재편된 이후 질서를 잡아가고 있는 모습이다.
‘태만하다’는 비판도 3선의 배기선 사무총장 등장 이후 현저히 줄었다. 또 하한 정국을 맞아 열린우리당은 민생 과제를 중심으로 11개조를 편성, 전국 각지를 발로 뛰며 정책 및 입법과제 도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능하다’는 평가에서 벗어나기 위해 책상머리를 박차고 일어선 것이다.
◆배 총장이 금강산 수련대회 제안한 까닭 = 열린우리당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는 데에는 배기선 사무총장의 역할이 적지 않다는 평가다.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문희상 당의장 취임 100일을 기념해 중앙당 및 전국 시도당 당직자들이 ‘금강산’으로 수련대회를 갖자는 다소 엉뚱한(?) 제안도 배 총장의 아이디어였다.
1박2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금강산 수련대회’는 ‘국민 속으로’ 본격적으로 뛰어들기에 앞서 ‘남북문제’ 등에 대한 집권여당 당직자들의 인식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배기선 총장은 “경제 등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국민 속으로 들어가 다시 뛰는 것 못지 않게, 집권여당은 ‘안보’의 중요성을 늘 인식해야 한다”며 “과거 안보는 대결국면에서 힘의 우위를 지키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화해와 협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남북관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 총장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며 “금강산에 와서 직접 피부로 남북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우연의 일치인지 몰라도 열린우리당의 금강산 수련대회를 전후해 고조되던 북핵 위기가 실마리를 찾아가고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관계 개선 조치가 순차적으로 이뤄졌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선언과 ‘대북 전력공급’ 등 ‘중대 제안’이 공개됐고,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면담과 ‘백두산 관광’ 합의 소식 등이 잇따랐다.
◆3다(多) 극복 최우선 과제 = 당의 살림을 책임지게 된 배기선 사무총장은 무엇보다 당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각종 ‘회의’에서의 ‘3다(多’) 극복에 역점을 두고 있다.
총장 취임 이후 업무보고를 받은 배 총장은 ‘3다’를 극복하지 못하면 효율적인 당 운영이 난망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3다’는 회의 자체가 많고, 회의 시간이 길고, 회의 자료가 많은 것을 의미한다.
배 총장의 한 측근은 “회의를 둘러싼 3다(多) 문제는 무능, 태만, 혼란이라는 당에 대한 따가운 질책의 원인이 됐다”며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당 운영을 위해 3다 극복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회의가 하루에도 몇번씩 열리는 것은 현안이 그만큼 많다는 반증이기도 하지만, 비계획적인 업무시스템에서 기인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당의 한 실무자는 “회의가 일상화된 것이 문제”라며 “‘회의’를 위한 ‘회의’가 이어지다보니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당직자도 “사전 준비부족 등이 겹쳐 회의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며 “또 회의 전에 참석자간 정보교류가 원활치 못해 방대한 양의 회의자료를 준비해야 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배기선 총장은 이같은 ‘3다’의 폐해 극복을 위해 실무 당직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
아울러 배 총장은 유명무실해진 당내 각종 특별위원회 등의 당무활동 평가에도 돌입했다. 당직을 맡은 책임자들의 당무 참여 정도를 계량화해 앞으로 당직 인선 등에 참고 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다.
배 총장의 한 측근은 “일하는 정당의 모습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사무총장 한사람이 잘하는 것보다 각자 맡은 바 역할에 충실하도록 독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당무 참여 정도를 평가하는 것도 잘잘못을 가리자는 의미보다 제 역할에 충실한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권 통합 과제 어떻게 극복할까 = 사무총장 임명으로 인사, 재정권의 실무 책임을 맡게 된 배기선 총장은 한발 더 나아가 통합적 인적 교류 시스템 구비를 위한 복안도 마련하고 있다.
인사권이 당의장, 원내대표, 열린정책연구원장 등 삼원화됨으로써 ‘제밥그릇 지키기’ 행태가 만연, 유기적인 업무협조가 미흡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다.
배 총장의 한 측근은 “인사권 통합을 통한 인적 교류가 이뤄져야 구성원들의 역량을 총결집할 수 있다”며 “중앙당과 시도당 당직자 교류를 비롯해, 당과 국회, 연구원 인력도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비할 예정”이라며 “이같은 인적 교류 시스템을 정비하게 되면, 앞으로 당·정·청간에도 유사한 인적 교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적 교류 시스템 구비는 배기선 의원을 사무총장에 임명한 문희상 당의장과도 사전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구자홍 기자 jhko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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