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6자회담 나흘째
북미 ‘비핵화’ 의미 놓고 기싸움
‘비핵화 합의문 내자’엔 동의 … 빠르면 주말경 매듭될 수도
예상됐던 대로 6자회담 참가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각국 카드에는 선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에둘러 표현하기는 했지만 군축, 인권, 미사일, 납북자 문제 등 예상되던 모든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합의문을 낸다’는 데에는 참가국 모두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어 회담이 급진전될 기대감도 동시에 전했다. 빠르면 29~30일경 합의문 도출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상대방 핵이 문제라 지적 =
이에 앞선 27일 참가국들은 기조연설을 통해 회담에 임하는 각기 다른 입장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 회담의 핵심 변수인 북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목표의 해석에 있어 뚜렷한 시각차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최고 수뇌부의 의지가 실린 사안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상은 “비핵화의 단계별 실시 합의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말 대 말에 합의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문서작성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 부상은 이 문서에 ‘조(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미국 핵위협이 제거되면 검증가능하게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계획을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남한내 핵무기 철폐와 외부 반입금지, 핵우산 제공 철폐를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북핵 폐기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과는 별도로 지난 3월 30일 밝혔듯이 자신이 핵보유국인만큼 동등한 입장에서 한반도의 군축을 논의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은 북핵폐기와 함께 미사일, 인권 등 다자 이슈를 합의문에 담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은 이번 합의문에 북미 관계정상화를 포함하는데 부담을 갖고 있으며 향후 이를 위해 노력한다고 의사표시하는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자극적인 표현은 자제 =
그럼에도 북미 양국은 서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은 애써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자국내 압박에도 불구하고 폐기대상 핵물질을 고농축우라늄(HEU) 등으로 구체화하지 않았다. 북한이 존재자체를 부인하는 HEU를 직접 거명하는 대신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의 폐지로 돌려 표현했다고 알려졌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CVID)의 핵 폐기’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원장(체어맨)’이라고 호칭한 점도 눈에 띈다. 북한 역시 자신의 요구만 받아들여진다면 모든 핵과 핵무기 계획을 폐기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동결→폐기’라는 단계별 접근법을 내놨던 3차회담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북미 양국은 핵폐기 이행방안(실천지침)을 순차적으로 쉬운 것부터 찾아나가자는 데에서도 의견일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검토하는 등 3차회담보다 진전된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관측돼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측 관계자는 27일 밤 회담을 물병에 비유하며 “지금 이 정도 병은 일부러 넘어뜨리면 쓰러지겠지만 아직 그렇지는 않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이징 =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북미 ‘비핵화’ 의미 놓고 기싸움
‘비핵화 합의문 내자’엔 동의 … 빠르면 주말경 매듭될 수도
예상됐던 대로 6자회담 참가국이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각국 카드에는 선명한 차이가 드러났다. 에둘러 표현하기는 했지만 군축, 인권, 미사일, 납북자 문제 등 예상되던 모든 문제가 제기됐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합의문을 낸다’는 데에는 참가국 모두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어 회담이 급진전될 기대감도 동시에 전했다. 빠르면 29~30일경 합의문 도출도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북미, 상대방 핵이 문제라 지적 =
이에 앞선 27일 참가국들은 기조연설을 통해 회담에 임하는 각기 다른 입장을 공개했다. 특히 이번 회담의 핵심 변수인 북미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큰 목표의 해석에 있어 뚜렷한 시각차가 존재함을 확인했다.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며 최고 수뇌부의 의지가 실린 사안임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 부상은 “비핵화의 단계별 실시 합의에 따라 이번 회담에서 말 대 말에 합의한다”고 말했다. 비핵화 문서작성에 동의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김 부상은 이 문서에 ‘조(북)미관계가 정상화되고 미국 핵위협이 제거되면 검증가능하게 모든 핵무기와 핵무기 계획을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북한은 남한내 핵무기 철폐와 외부 반입금지, 핵우산 제공 철폐를 요구했다고 알려졌다. 이는 북핵 폐기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과는 별도로 지난 3월 30일 밝혔듯이 자신이 핵보유국인만큼 동등한 입장에서 한반도의 군축을 논의하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반면 미국은 북핵폐기와 함께 미사일, 인권 등 다자 이슈를 합의문에 담을 것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은 이번 합의문에 북미 관계정상화를 포함하는데 부담을 갖고 있으며 향후 이를 위해 노력한다고 의사표시하는데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자극적인 표현은 자제 =
그럼에도 북미 양국은 서로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는 표현은 애써 삼가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자국내 압박에도 불구하고 폐기대상 핵물질을 고농축우라늄(HEU) 등으로 구체화하지 않았다. 북한이 존재자체를 부인하는 HEU를 직접 거명하는 대신 ‘모든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의 폐지로 돌려 표현했다고 알려졌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식(CVID)의 핵 폐기’라는 표현도 쓰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위원장(체어맨)’이라고 호칭한 점도 눈에 띈다. 북한 역시 자신의 요구만 받아들여진다면 모든 핵과 핵무기 계획을 폐기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동결→폐기’라는 단계별 접근법을 내놨던 3차회담과는 다른 모습이다.
또 북미 양국은 핵폐기 이행방안(실천지침)을 순차적으로 쉬운 것부터 찾아나가자는 데에서도 의견일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미국은 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방북을 검토하는 등 3차회담보다 진전된 태도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관측돼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측 관계자는 27일 밤 회담을 물병에 비유하며 “지금 이 정도 병은 일부러 넘어뜨리면 쓰러지겠지만 아직 그렇지는 않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베이징 = 조숭호 기자 shcho@naeil.com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