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포기를 미리 입수한 외국인투자자의 매도공세가 주가를 무너뜨리고 향후 주도주로 기대를 받던 증권 은행주의 입지마저 뒤흔들었다는 분석이 증시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밀려 장중 26포인트 이상 하락하던 14일.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장 막판에 지수가 급격 상승, 전일 대비 마이너스 3포인트로 기사회생하며 '개미들의 승리'란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하루 뒤인 15일 포드의 대우인수 포기 루머가 돌기 시작하고 오후 2시 대우측의 공식발표로 확인되면서 장은 거꾸러지고 말았다.
정작 외국인투자자의 이날 매도규모는 975억원에 그쳤지만 증시 일각에서는 '외국인이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 포기를 미리 알았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외국인들이 추석 연휴를 전후해 대규모 매도공세를 펼쳤고 포드의 대우포기 뉴스가 나오기 전에 현대자동차의 매수규모를 늘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포드의 대우차 포기 사전누출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는 것이다.
◇숨가빴던 주말 증시=14일 장 막판의 상승분위기는 15일 오전에도 그대로 이어져 오전 마감시간에는 보합으로 회복되었다. 오후장의 반격이 준비되고 있었다. 그러나 12시가 넘어서며 분위기가 달라지더니 1시경부터는 포드가 대우자동차 인수를 포기하기로 했다는 루머가 돌기 시작했다. 곧이어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가 쏟아졌고 종합주가지수는 급락, 한때 30포인트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 결국 15일 증시는 종합주가지수가 전일대비 22포인트 가까이 하락해 증시전반에 하반기 비관론이 번져 나갔다.
하지만 외국인들은 장 후반 다시 선물 순매수에 나서 결국 526계약 순매수로 마감하는 현상이 일어났다.
◇포드의 대우차 포기 사전누출 시나리오=증권전문 온라인사이트 아크론 리서치앤인베스트먼트의 하태민 대표는 “포드의 발표내용을 미리 입수한 월스트리트의 투자자들이 물량을 줄이기 시작한 것은 7일부터”라고 주장했다. 외국인 동향을 중심으로 한 9월의 증시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사전 누출의혹이 좀더 분명해진다.
외국인의 매도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5일부터다. 4일 102억원에 불과했던 매도규모가 이날부터 1017억으로 급증했다. 게다가 추석직전인 7일부터는 전례없는 규모로 확산돼 7일 8일 14일 추석을 전후로한 사흘동안 무려 7000억원 이상의 순매도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포드의 대우자동차 인수로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던 현대자동차에 대해서는 태도가 달랐다. 이달 5일과 7일을 제외하면 8월 22일부터 순매수 기조가 줄기차게 이어져 왔다. 특히 포드의 대우인수 포기 발표 전날인 14일에는 현대자동차를 45만주나 사들였다.
포드의 대우차 인수포기 사전 누출 의혹은 이런 정황분석에서 나왔다.
◇향후 장세의 방향타는 삼성전자=대우자동차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갔다는 소식은 더블위칭데이의 부담에서 벗어나 반등을 모색하던 증시에 다시 한번 충격을 주었다. 외국인의 매도공세 속에 가을 장세의 주도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되던 은행주 증권주들도 타격을 입었다.
결국 증시에서 기대하는 단기반등 가능성은 최근 단기낙폭이 지나친 삼성전자의 주가추이에 좌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도체경기정점 논란을 딛고 8월 25일 32만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주가는 프로그램 매물과 외국인 매물이 겹쳐 불과 20일만에 무려 32%나 하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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