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 콜금리를 앞지르는 금리역전 현상이 마침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에 투자된 자금의 해외이탈과 증시 충격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8일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주 예정된 미국과 한국의 금리결정 과정에서 미국은 상승, 한국은 동결될 것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내일신문이 5개 국내증권사 금리담당 애널리스트에게 한미금리 전망을 물어본 결과, 애널리스트 5명 전원이 9일(미국 현지시간) 열리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0번째 인상인 셈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3.5%가 된다. 대우증권 이효근 애널리스트는 “고용과 생산이 긍정적이고, 유가급등이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아 기존의 인상입장을 바꿀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행 3.25%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 최석원 애널리스트는 “내수회복 속도가 워낙 느리기 때문에 콜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의견대로라면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 콜금리는 지난 2001년2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다. 한국 콜금리는 5.0%(2001년2월)대에서 4년반동안 꾸준히 떨어지면서 3.25%에 머무는 동안 미국 기준금리보다는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2000년 6.5%대까지 치솟았다가, 2003년7월에는 1.0%까지 급락했다. 이후 반등하면서, 한국 콜금리와 동일한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양국 금리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에 맞춰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의 올해내 추가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우증권 이 애널리스트는 “8월을 제외하고 올해내 세 번(9 10 12월)의 FOMC가 남았는데, 두번 정도 금리를 인상하면서 4%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인상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증권 박상욱 애널리스트는 “장단기 금리격차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3분기내(9월)에 한차례 더 인상하면서 3.75%에서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콜금리는 8월을 비롯 당분간 동결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한영탁 애널리스트는 “이달말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대책 효과를 비롯해 당분간 경제흐름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내 금리인상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서울증권 박상욱, 대우증권 이효근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에 대해 아예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과열을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쪽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보다 주식과 채권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 애널리스트도 “부동산과열을 금리인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미 증시가 조정을 받고, 한국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이번 FOMC 이후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 장기금리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이머징마켓에 심대한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기금리가 동반상승하면서 미국 증시에 충격을 준 사례를 예로 들었다. 올해 3월 장기금리가 상승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김 애널리스트는 한국증시가 금리충격을 어느정도 걸러낼 것이니만큼 상승추세가 훼손되는 조정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지지선은 1050∼1070포인트.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증시와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당국과 전문가들은 “당장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재경부 권태균 국제금융국장은 지난달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히려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장의 시장금리 역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역전되더라도, 시장금리는 여전히 한국이 높은만큼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시장금리조차 한미 역전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국내 기관(연기금 보험 등)의 해외탈출도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교보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국내자본의 해외증권투자는 수익보다 위험분산 요인이 더 크고, 환위험 헤지비용까지 추가로 들기 때문에 금리가 투자처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8일 국내 전문가들은 이번주 예정된 미국과 한국의 금리결정 과정에서 미국은 상승, 한국은 동결될 것이라는데 한목소리를 냈다. 내일신문이 5개 국내증권사 금리담당 애널리스트에게 한미금리 전망을 물어본 결과, 애널리스트 5명 전원이 9일(미국 현지시간) 열리는 미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0번째 인상인 셈이다. 이 경우 기준금리는 3.5%가 된다. 대우증권 이효근 애널리스트는 “고용과 생산이 긍정적이고, 유가급등이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아 기존의 인상입장을 바꿀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전문가들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행 3.25%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증권 최석원 애널리스트는 “내수회복 속도가 워낙 느리기 때문에 콜금리를 올리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의견대로라면 미국 기준금리와 한국 콜금리는 지난 2001년2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된다. 한국 콜금리는 5.0%(2001년2월)대에서 4년반동안 꾸준히 떨어지면서 3.25%에 머무는 동안 미국 기준금리보다는 항상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기준금리는 2000년 6.5%대까지 치솟았다가, 2003년7월에는 1.0%까지 급락했다. 이후 반등하면서, 한국 콜금리와 동일한 수준까지 회복된 상태다.
시장의 관심은 향후 양국 금리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에 맞춰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기준금리의 올해내 추가인상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대우증권 이 애널리스트는 “8월을 제외하고 올해내 세 번(9 10 12월)의 FOMC가 남았는데, 두번 정도 금리를 인상하면서 4%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시장금리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인상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증권 박상욱 애널리스트는 “장단기 금리격차가 많이 해소될 것으로 보이는만큼 3분기내(9월)에 한차례 더 인상하면서 3.75%에서 인상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콜금리는 8월을 비롯 당분간 동결될 것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동양종합금융증권 한영탁 애널리스트는 “이달말로 예정된 정부의 부동산대책 효과를 비롯해 당분간 경제흐름을 관망하는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내 금리인상 인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서울증권 박상욱, 대우증권 이효근 애널리스트는 금리인상에 대해 아예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과열을 잡겠다고 금리를 올리면 부동산쪽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보다 주식과 채권시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 애널리스트도 “부동산과열을 금리인상으로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한미 금리역전 현상이 국내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미국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미 증시가 조정을 받고, 한국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한국투자증권 김세중 애널리스트는 “이번 FOMC 이후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 장기금리의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이머징마켓에 심대한 도전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4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장기금리가 동반상승하면서 미국 증시에 충격을 준 사례를 예로 들었다. 올해 3월 장기금리가 상승 때도 마찬가지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다만 김 애널리스트는 한국증시가 금리충격을 어느정도 걸러낼 것이니만큼 상승추세가 훼손되는 조정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상지지선은 1050∼1070포인트.
미국 금리가 상승하면서 국내증시와 채권에 투자한 외국인과 국내 기관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당국과 전문가들은 “당장 자금유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한다. 재경부 권태균 국제금융국장은 지난달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히려 하향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당장의 시장금리 역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는 역전되더라도, 시장금리는 여전히 한국이 높은만큼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를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시장금리조차 한미 역전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게 사실이다.
국내 기관(연기금 보험 등)의 해외탈출도 아직까지는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교보증권 공동락 애널리스트는 “국내자본의 해외증권투자는 수익보다 위험분산 요인이 더 크고, 환위험 헤지비용까지 추가로 들기 때문에 금리가 투자처 결정에 큰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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