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수계 어름치, 금강수계에 인위적 도입
“유전자 99.8% 유사” … “과학적 검증 안돼”
금강에서 멸종된 어름치를 복원한다는 환경부 사업에 대해 일부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강의 어름치가 완전히 멸종됐다는 공식적인 증명이 없는 상태에서 인위적인 복원사업을 할 경우, 자칫 한강수계 어름치와 유전적으로 다를 수 있는 금강 수계의 어름치가 완전히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순천향대학교는 20여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천연기념물 제 238호 ‘금강 상류의 어름치’ 복원을 위해 18일 전북 무주군 무주읍 대차리 금강 상류에 어름치 치어 1만여마리를 방류한다.
이 사업은 환경부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사업’ 과제로 추진 중이다. 2003년 6월부터 2006년 5월까지 3년 동안 5억2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며 순천향대학교(연구책임자 방인철 교수)가 주관하고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생태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임진강·북한강·남한강 어름치는 동일 개체군” = 순천향대 연구진들은 지난 2년 동안 금강 상류에 매년 1000마리의 어름치 치어를 방류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 6월초에는 10~15㎝ 크기의 어름치 5마리가 한꺼번에 그물과 낚시로 포획되는 등 복원사업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판단, 이번 대량 방류를 통해 금강 어름치의 본격적인 복원에 나섰다.
한강과 금강의 어름치가 다를 수 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방인철 교수는 “한반도 주요 3개 하천에 서식하는 어름치들의 계통분석을 실시한 결과, 그 유사도가 99.8%로 나타났다”며 “임진강 북한강 남한강 3개 하천에 서식하는 어름치들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집단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방 교수는 “보통 10% 이상의 개체변이가 나타나는 일반 민물고기와는 달리, 어름치는 거의 동일한 유전적 특성을 갖고 있다”며 “다양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유전적 특성 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일 위험도 그만큼 큰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어름치 진화정보를 담고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 전체 염기서열(16,385bp)을 분석하는 한편, 어름치 유전자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각 조직별 발현유전자(Expressed sequence tag, EST) 총 3380개를 확보한 상태다.
◆“완전히 사라졌다는 공식보고 없다” =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강 어름치 복원사업이 너무 성급한 조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금강의 어름치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공식 보고는 없다”며 “주로 살던 하천의 서식지 환경이 파괴되는 바람에 더 깊은 산간계곡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의 경우 ‘금강 어름치 찾기 1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20년 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해서 ‘멸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강수계와 1만년 가까이 단절돼 온 금강수계의 어름치가 한강수계 어름치들과 유전적으로 동일할 것이라는 ‘추정’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금강 어름치의 마지막 표본은 전북대 김익수 교수가 1982년 3월 채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표본 상태가 정확한 유전자분석이 불가능한 상태다.
우리나라 3개 하천에 서식하는 어름치들의 유전적인 특질이 거의 유사하다고 하지만 임진강과 북한강, 남한강은 한강하구를 통해 수계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강수계와 단절된 금강 어름치는 상황이 전혀 다를 수도 있다.
◆환경부 ‘멸종위기종’에서는 제외 = 어름치는 강 상류의 여울(깊이 50㎝ 전후)에 산란탑을 쌓고 알을 낳는 산란습성이 있는 한국 고유종이다.
1972년 5월 금강 일대의 서식지가 천연기념물 제238호로 지정됐고 1978년 금강 일대에서 그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종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259호로 지정됐다.
현재 금강을 제외한 임진강 북한강 남한강에서는 비교적 많은 개체군이 서식하고 있어 환경부 ‘멸종위기종’에서는 제외된 상태다.
인하대 해양학과 최중기 교수는 “어름치라는 종 자체가 멸종위기에 놓인 것은 아니다”라며 “금강의 어름치를 복원하려면 어름치가 살 수 있는 서식환경을 만들어주고, 금강수계에 혹시라도 남아 있을 수 있는 어름치를 먼저 찾아보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유전자 99.8% 유사” … “과학적 검증 안돼”
금강에서 멸종된 어름치를 복원한다는 환경부 사업에 대해 일부 논란이 일고 있다.
금강의 어름치가 완전히 멸종됐다는 공식적인 증명이 없는 상태에서 인위적인 복원사업을 할 경우, 자칫 한강수계 어름치와 유전적으로 다를 수 있는 금강 수계의 어름치가 완전히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순천향대학교는 20여년 전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천연기념물 제 238호 ‘금강 상류의 어름치’ 복원을 위해 18일 전북 무주군 무주읍 대차리 금강 상류에 어름치 치어 1만여마리를 방류한다.
이 사업은 환경부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사업’ 과제로 추진 중이다. 2003년 6월부터 2006년 5월까지 3년 동안 5억2000만원의 예산이 들어가며 순천향대학교(연구책임자 방인철 교수)가 주관하고 국립수산과학원 내수면생태연구소가 참여하고 있다.
◆“임진강·북한강·남한강 어름치는 동일 개체군” = 순천향대 연구진들은 지난 2년 동안 금강 상류에 매년 1000마리의 어름치 치어를 방류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해왔다.
그 결과 지난 6월초에는 10~15㎝ 크기의 어름치 5마리가 한꺼번에 그물과 낚시로 포획되는 등 복원사업의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고 판단, 이번 대량 방류를 통해 금강 어름치의 본격적인 복원에 나섰다.
한강과 금강의 어름치가 다를 수 있다는 문제제기에 대해 방인철 교수는 “한반도 주요 3개 하천에 서식하는 어름치들의 계통분석을 실시한 결과, 그 유사도가 99.8%로 나타났다”며 “임진강 북한강 남한강 3개 하천에 서식하는 어름치들은 유전적으로 거의 동일한 집단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방 교수는 “보통 10% 이상의 개체변이가 나타나는 일반 민물고기와는 달리, 어름치는 거의 동일한 유전적 특성을 갖고 있다”며 “다양성이 극도로 떨어지는 유전적 특성 때문에 멸종위기에 놓일 위험도 그만큼 큰 상태”라고 말했다.
연구진들은 어름치 진화정보를 담고 있는 미토콘드리아 DNA 전체 염기서열(16,385bp)을 분석하는 한편, 어름치 유전자 자원을 보존하기 위해 각 조직별 발현유전자(Expressed sequence tag, EST) 총 3380개를 확보한 상태다.
◆“완전히 사라졌다는 공식보고 없다” = 그러나 일부에서는 금강 어름치 복원사업이 너무 성급한 조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의 한 관계자는 “금강의 어름치가 완전히 사라졌다는 공식 보고는 없다”며 “주로 살던 하천의 서식지 환경이 파괴되는 바람에 더 깊은 산간계곡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의 경우 ‘금강 어름치 찾기 1년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20년 동안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다고 해서 ‘멸종’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강수계와 1만년 가까이 단절돼 온 금강수계의 어름치가 한강수계 어름치들과 유전적으로 동일할 것이라는 ‘추정’은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금강 어름치의 마지막 표본은 전북대 김익수 교수가 1982년 3월 채집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표본 상태가 정확한 유전자분석이 불가능한 상태다.
우리나라 3개 하천에 서식하는 어름치들의 유전적인 특질이 거의 유사하다고 하지만 임진강과 북한강, 남한강은 한강하구를 통해 수계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강수계와 단절된 금강 어름치는 상황이 전혀 다를 수도 있다.
◆환경부 ‘멸종위기종’에서는 제외 = 어름치는 강 상류의 여울(깊이 50㎝ 전후)에 산란탑을 쌓고 알을 낳는 산란습성이 있는 한국 고유종이다.
1972년 5월 금강 일대의 서식지가 천연기념물 제238호로 지정됐고 1978년 금강 일대에서 그 숫자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종 자체가 천연기념물 제259호로 지정됐다.
현재 금강을 제외한 임진강 북한강 남한강에서는 비교적 많은 개체군이 서식하고 있어 환경부 ‘멸종위기종’에서는 제외된 상태다.
인하대 해양학과 최중기 교수는 “어름치라는 종 자체가 멸종위기에 놓인 것은 아니다”라며 “금강의 어름치를 복원하려면 어름치가 살 수 있는 서식환경을 만들어주고, 금강수계에 혹시라도 남아 있을 수 있는 어름치를 먼저 찾아보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남준기 기자 jkn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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