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카지노 신규설치 어떻게 되나

올해말 개장 당초계획 수정 불가피

지역내일 2005-07-18 (수정 2005-07-18 오후 1:30:29)
관광공사가 한무컨벤션과 외국인 전용카지노 강남영업장 임대차가계약을 해제함에 따라 향후 관광공사의 외국인 전용카지노 설립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영업장으로 예정됐다가 선정이 취소된 한무컨벤션과 카지노 사업권자인 한국관광공사간 가계약 해제를 둘러싼 논란이 소송 등 법적분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여 ‘가장 투명한 카지노’를 지향하며 정부와 관광공사가 의욕적으로 준비한 카지노 사업이 시작전부터 삐그덕거릴 전망이다.

◆한무-공사간 분쟁, 법정까지 갈 듯 =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3일 이사회 의결을 거쳐 외국인 전용카지노 강남영업장으로 예정된 한무컨벤션 별관의 선정을 취소하고 임대차가계약을 해제키로 결정했다.
공사는 서울 강남영업장 개설을 위한 본계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무측이 제시한 신청서류를 검토한 결과 서류에 기재한 저당권 설정금액(500여억원)이 등기부등본상 금액(1500여억원)보다 1000억원 가량 적은 것을 발견, 명백한 계약위반사유라며 임대차가계약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무측은 “공사 실무자에게 전화로 문의한 결과 임대건물 부분에 대해서만 표기하라는 답변을 듣고 회사소유의 오크우드와 컨벤션센터 별관 두 개의 건물을 묶어서 설정돼 있는 근저당중 컨벤션 부분에 대한 것만 표기했다”고 말하고 있다.
한무측은 또 “근저당설정액은 누구나 인터넷으로도 확인이 가능한 금액으로 이를 의도적으로 허위기재해 공개입찰에 응하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본인들의 등기부 등본 확인의무 소홀은 생각하지 않고 근저당 설정액만을 문제삼아 가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공기업의 권한 남용”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무는 공사의 가계약 해제가 부당하다며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관계자는 “한무 측이 공사 실무자에게 문의했다고 했는데 현재까지 누구와 통화를 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며 “관광공사 직원 중에는 한무측이 주장하는 대로 ‘임대건물에 대해서만 표기하라’고 답변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공사는 또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한 채의 집을 놓고 사랑방, 안방을 따로 담보로 받지는 않는다”며 “중요한 것은 한무가 물건으로 1500여억원을 담보대출 받은 것과 신청서류에 기재를 잘못한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이 이같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에 시비는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강남권 카지노영업장 어떻게 되나 = 한무컨벤션에 대한 임대차 가계약이 무효화되면서 서울에 두곳, 부산에 한곳씩 설치하기로 한 관광공사의 당초 외국인카지노 신설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공사는 조성 기반이 비교적 잘 갖춰졌다는 이유로 서울 강남구 코엑스 인근에 위치한 한무컨벤션의 컨벤션 별관에 세곳중 가장 먼저 영업장을 개장할 계획이었다. 공사는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한무컨벤션 별관에서 신규 카지노 영업을 시작하고, 이어 부산 롯데호텔내 영업장을 개설하는 한편,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 영업장은 신규 카지노 영업실태를 봐 가며 개장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한다고 올해초 밝힌 바 있다.
특히 공사는 조만간 출범할 관광공사의 카지노 자회사도 이르면 다음달께 한무컨벤션 컨벤션별관에 입주할 예정이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해말부터 세곳의 카지노를 순차적으로 개장한다는 당초 계획은 대폭 수정이 불가피하다.
공사는 일단 허가받은 3개 영업장 가운데 서울 강북 밀레니엄 힐튼호텔과 부산 롯데호텔 영업장은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사는 1년 안에 카지노 시설 및 기구 등을 갖추고 문화부의 본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허가권자인 문화부와 사업권자인 관광공사는 당초 계획대로 서울 강남북 및 부산에 각각 한곳씩 총 세곳의 영업장을 조성할지, 아니면 취소된 강남을 제외하고 밀레니엄 힐튼과 부산 롯데호텔에만 영업장을 개설할지 여부 등을 먼저 검토해야 할 전망이다.
당초 계획대로 3곳의 영업장을 조성하려면 강남지역에 적합한 부지를 선정하기 위한 공모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이는 시간이나 여러 조건 등을 고려할 때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사 관계자는 “가계약 취소에 따른 후속조치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당초 계획대로 세곳을 할지, 강북과 부산 두곳에만 카지노를 개장할지 여부 등은 관계기관과의 협의도 거치고 여러 가지 검토해야 할 것이 많은 만큼 좀더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자회사가 어디에 입주해야 할지 등도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일단 밀레니엄 힐튼호텔을 먼저 개장하고 자회사도 이 근처에 둬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장유진 기자 yjch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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