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주택은행 합병 실효성 논란>‘인력감축없는 시너지’ 주장은 모순
66%가 중복점포, 정리해고 불가피 … 금융업종간 합병 통한 대형화에도 역행
지역내일
2000-12-26
(수정 2000-12-26 오후 1:13:42)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 강행이 금융대란의 위기감을 증폭시키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금융권노조 사이
에 합병의 효과와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가계대출 45%를 선점하는 ‘선도은행’을 만들고 금융계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
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측은 두 은해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도 의문일뿐아니
라 점포축소로 1만명이 정리해고돼야 하기 때문에 노조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합병은 있을 수 없다
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두 은행이 합병하면 소매금융에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고 자
산 증가로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지만 강력한 구조조정이 없다면 영업효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고 보고 있다.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25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민 주택은행 합병에 따라 수익
성이 낮은 10%미만의 점포를 통합해야 하지만 자연감소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으며, 강제적인 인력
감축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럴 경우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월말 현
재 비정규직을 포함한 직원수는 국민은행이 1만4328명, 주택은행은 1만1967명이다. 점포수는
국민589개, 주택 552개이다. 이중 거리가 500미터 이내로 인접해 있는 두 은행 지점은 전체 66%에
달한다. 직원 분포를 보더라도 영업일선에 포진해 있는 4급과 5급이하 행원은 국민은행이 9352명,
주택은행은 7570명이나 된다.
이처럼 두 은행이 소매금융 위주의 영업 때문에 일선 창구 직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합병 후 과잉
인력과 중복점포 처리 문제가 필연적인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25일 두 행장은 “외국 대형은행간 합병을 모델로 수익증가 대비 비용절감 효과를 고려한 수익성 분
석을 한 결과 전체 점포 1141개중 10% 미만의 점포가 수익성이 낮아 서로 통합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
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6월말 누계실적으로 볼 때 국민은행은 1인당 총자산이 76억원, 1인당
당기순이익은 2000만원이다. 주택은행은 각각 64억8000만원, 4200만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시티은행 한국지점이 올린 1인당 총자산 146억8000만원과 1인당 당기순이익 1억300만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이업종간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로 ‘범위의 경제(Scope of economics)’를 추구
하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두은행간 합병이 시너지 효과가 적다고 분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간 겸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8년 4월
씨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의 합병발표로 은행과 보험의 겸업문제가 가시화 됐다. 씨티은행은 은행
창구를 통해 트래블러스그룹의 금융상품을 교차판매(Cross-Selling)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경우 지주
회사인 씨티그룹아래 은행(씨티뱅크)과 보험사(트래블러스 프로퍼 티캐주얼티, 프라이메리카, 트래
블러스 라이프 앤드 애뉴이티), 소매금융사(씨티 파이낸셜), 자산관리그룹(SSB CITI), 증권 및 투자
은행(살로먼 스미스바니)을 거느리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유수한 금융기관들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이업종간 합병으로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
그러나 국민 주택은행 합병은 업무영역이 같은 은행간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Scale of
economics)’를 실현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인원감축외에 달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국민은행은 합병 후 기존 고객에게 추가로 판매할만한 주택은행 상품이 별로 없다. 주택은행이 신용
카드 등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지만 국민은행 고객과 중첩되는 경우
가 많아 획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에 합병의 효과와 정당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는 가계대출 45%를 선점하는 ‘선도은행’을 만들고 금융계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합
병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측은 두 은해의 합병이 시너지 효과도 의문일뿐아니
라 점포축소로 1만명이 정리해고돼야 하기 때문에 노조원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합병은 있을 수 없다
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에서는 “두 은행이 합병하면 소매금융에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고 자
산 증가로 대외신인도를 높일 수 있지만 강력한 구조조정이 없다면 영업효율성을 기대하기 힘들다”
고 보고 있다.
김상훈 국민은행장과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25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민 주택은행 합병에 따라 수익
성이 낮은 10%미만의 점포를 통합해야 하지만 자연감소로 충분히 수용할 수 있으며, 강제적인 인력
감축은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럴 경우 합병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9월말 현
재 비정규직을 포함한 직원수는 국민은행이 1만4328명, 주택은행은 1만1967명이다. 점포수는
국민589개, 주택 552개이다. 이중 거리가 500미터 이내로 인접해 있는 두 은행 지점은 전체 66%에
달한다. 직원 분포를 보더라도 영업일선에 포진해 있는 4급과 5급이하 행원은 국민은행이 9352명,
주택은행은 7570명이나 된다.
이처럼 두 은행이 소매금융 위주의 영업 때문에 일선 창구 직원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합병 후 과잉
인력과 중복점포 처리 문제가 필연적인 이슈가 될 수밖에 없다.
25일 두 행장은 “외국 대형은행간 합병을 모델로 수익증가 대비 비용절감 효과를 고려한 수익성 분
석을 한 결과 전체 점포 1141개중 10% 미만의 점포가 수익성이 낮아 서로 통합해야 하는 것으로 나왔
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6월말 누계실적으로 볼 때 국민은행은 1인당 총자산이 76억원, 1인당
당기순이익은 2000만원이다. 주택은행은 각각 64억8000만원, 4200만원이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시티은행 한국지점이 올린 1인당 총자산 146억8000만원과 1인당 당기순이익 1억300만원의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금융전문가들은 이업종간 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로 ‘범위의 경제(Scope of economics)’를 추구
하고 있는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두은행간 합병이 시너지 효과가 적다고 분석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업간 겸업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98년 4월
씨티코프와 트래블러스그룹의 합병발표로 은행과 보험의 겸업문제가 가시화 됐다. 씨티은행은 은행
창구를 통해 트래블러스그룹의 금융상품을 교차판매(Cross-Selling)하고 있다. 씨티그룹의 경우 지주
회사인 씨티그룹아래 은행(씨티뱅크)과 보험사(트래블러스 프로퍼 티캐주얼티, 프라이메리카, 트래
블러스 라이프 앤드 애뉴이티), 소매금융사(씨티 파이낸셜), 자산관리그룹(SSB CITI), 증권 및 투자
은행(살로먼 스미스바니)을 거느리고 있다. 이처럼 미국의 유수한 금융기관들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이업종간 합병으로 끊임없이 몸집을 불리고 있다.
그러나 국민 주택은행 합병은 업무영역이 같은 은행간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Scale of
economics)’를 실현하는데 목적이 있기 때문에 인원감축외에 달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국민은행은 합병 후 기존 고객에게 추가로 판매할만한 주택은행 상품이 별로 없다. 주택은행이 신용
카드 등 상대적으로 열세에 있는 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수 있지만 국민은행 고객과 중첩되는 경우
가 많아 획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거두기는 힘들다.
김기수 기자 ks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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