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인력을 창의적인 맞춤형 인재로 키우는 길
이석구 유진기업 건설부문 사장
‘구직난 속에 구인난’이라는 모순이 이젠 당연한 현상으로 느껴질 만큼 청년실업과 중소기업 인력부족은 이제 우리사회의 만성질환이 되어 버렸다. 통계청은 올해 3월 대졸이상 실업자가 최근5년간 최대치인 17만3천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청이 연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력부족률은 5.06%로 11만3천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언뜻 보자면 해결책은 단순하다.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만사해결이다. 이 고질병 치료를 고민하는 이들이 내놓고 있는 처방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가 않다.
부모들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특목고와 진학성적이 우수한 명문고에 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고교를 졸업하는 우수 인재들은 한의대, 의대로 몰린다. 명문대에 진학한 인재들도 저마다의 소질과 적성은 접어두고 일찌감치 고시준비에 매진하거나 몇몇 이름난 대기업 취직을 위해 전공공부는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우수인재 공급을 독차지하고 있는 대기업 조차도 볼멘 소리가 나온다. 대학교육과 기업실무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대기업 신입사원의 재교육비용이 1인당 1억원이 넘고, 기간도 평균 30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대학에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론중심의 대학교육이 실무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요구에 발맞춰 다양한 산학연 프로그램이 실험되고 있고, 대학들도 특성화된 전공학과와 맞춤형 커리큘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특성화 프로그램도 산업계가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펼쳐지기 보다는 지금 당장 유망하다는 몇몇 분야로 몰리고 있다.
대학의 변신이 급변하는 산업계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불과 몇 개월 뒤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으로 기업도 중장기 계획을 포기할 지경인 상황에서 대학에 맞춤형 인재교육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 셈이다. 차라리 대학은 올바른 가치관, 리더십, 인간관계 등 인성을 함양하는 한편, 열린 자세로 어떤 문제에도 적응하고 해결할 수 있는 컨버전스형 인재로 키워주는 게 대학 본연의 사명이고 역할일 것이다. 근본적으로 대학은 ‘유능한 직업인’ 보다는 ‘가능성 있는 교양인(무언가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에 대해 무언가를 아는)’을 길러 내는 게 사회전체로 볼 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의 실무능력 보다 미래를 향한 창의력이 더 소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맞춤형 인재를 길러 내는 길은 사회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일이고 특히 대학과 기업이 함께 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삼아야 하지만, 결국은 기업이 해야 할 몫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경제단체나 기업이 산업전문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어찌해야 하는가.
장기적으로 보자면 우리 사회 전반이 다양성의 건강함과 거기서 비롯되는 창의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학이 직장과 생계를 보장하는 수단이 되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관, 성격, 흥미, 적성에 맞춰 자기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넓은 시야와 힘을 길러줄 때, 자신만의 꿈을 갖고 당당하게 중소기업을 찾는 인재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서둘러 찾을 수 있는 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진정한 상생경영을 이뤄내는 것이다. 대기업도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협력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유능한 인력을 채용하고 육성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적정한 성과의 배분이 이뤄지는 파트너십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은 독자적으로 인재양성에 나서기에는 여력도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자원투자도 효율적일 수가 없다. 대기업이 갖고 있는 교육훈련시설과 장비, 그리고 경험을 협력중소기업이 활용하고, 연구개발도 공동으로 수행하게 되면 중소기업 인적역량의 향상을 넘어 진정한 상생경영의 길도 열리게 될 것이다. 이렇게 열린 길 사이로 맞춤형 인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자유롭게 넘나들 것이다.
이석구
유진기업 건설부문 사장
이석구 유진기업 건설부문 사장
‘구직난 속에 구인난’이라는 모순이 이젠 당연한 현상으로 느껴질 만큼 청년실업과 중소기업 인력부족은 이제 우리사회의 만성질환이 되어 버렸다. 통계청은 올해 3월 대졸이상 실업자가 최근5년간 최대치인 17만3천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중소기업청이 연초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 인력부족률은 5.06%로 11만3천명이 부족한 실정이다.
언뜻 보자면 해결책은 단순하다. 구직자들이 눈높이를 낮춰 중소기업에 취업하면 만사해결이다. 이 고질병 치료를 고민하는 이들이 내놓고 있는 처방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가 않다.
부모들은 아이가 어려서부터 특목고와 진학성적이 우수한 명문고에 보내기 위해 혈안이 되어있고, 고교를 졸업하는 우수 인재들은 한의대, 의대로 몰린다. 명문대에 진학한 인재들도 저마다의 소질과 적성은 접어두고 일찌감치 고시준비에 매진하거나 몇몇 이름난 대기업 취직을 위해 전공공부는 외면하고 있다.
그런데 막상 우수인재 공급을 독차지하고 있는 대기업 조차도 볼멘 소리가 나온다. 대학교육과 기업실무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것이다. 대기업 신입사원의 재교육비용이 1인당 1억원이 넘고, 기간도 평균 30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그래서 대기업들은 대학에 맞춤형 인재를 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론중심의 대학교육이 실무중심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요구에 발맞춰 다양한 산학연 프로그램이 실험되고 있고, 대학들도 특성화된 전공학과와 맞춤형 커리큘럼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특성화 프로그램도 산업계가 요구하는 다양한 분야에서 펼쳐지기 보다는 지금 당장 유망하다는 몇몇 분야로 몰리고 있다.
대학의 변신이 급변하는 산업계의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불과 몇 개월 뒤를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으로 기업도 중장기 계획을 포기할 지경인 상황에서 대학에 맞춤형 인재교육을 기대하는 건 무리인 셈이다. 차라리 대학은 올바른 가치관, 리더십, 인간관계 등 인성을 함양하는 한편, 열린 자세로 어떤 문제에도 적응하고 해결할 수 있는 컨버전스형 인재로 키워주는 게 대학 본연의 사명이고 역할일 것이다. 근본적으로 대학은 ‘유능한 직업인’ 보다는 ‘가능성 있는 교양인(무언가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에 대해 무언가를 아는)’을 길러 내는 게 사회전체로 볼 때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의 실무능력 보다 미래를 향한 창의력이 더 소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창의적인 맞춤형 인재를 길러 내는 길은 사회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하는 일이고 특히 대학과 기업이 함께 해야 한다는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삼아야 하지만, 결국은 기업이 해야 할 몫이다. 정부가 내년부터 경제단체나 기업이 산업전문대학원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대기업이 아니고서는 맞춤형 인재를 키워내기 위한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청년실업을 해소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어찌해야 하는가.
장기적으로 보자면 우리 사회 전반이 다양성의 건강함과 거기서 비롯되는 창의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대학이 직장과 생계를 보장하는 수단이 되기 보다는 자신의 가치관, 성격, 흥미, 적성에 맞춰 자기만의 길을 걸어갈 수 있는 넓은 시야와 힘을 길러줄 때, 자신만의 꿈을 갖고 당당하게 중소기업을 찾는 인재가 나올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서둘러 찾을 수 있는 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진정한 상생경영을 이뤄내는 것이다. 대기업도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협력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한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다. 중소기업이 유능한 인력을 채용하고 육성함으로써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합리적이고 적정한 성과의 배분이 이뤄지는 파트너십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중소기업은 독자적으로 인재양성에 나서기에는 여력도 부족하고, 그러다 보니 자원투자도 효율적일 수가 없다. 대기업이 갖고 있는 교육훈련시설과 장비, 그리고 경험을 협력중소기업이 활용하고, 연구개발도 공동으로 수행하게 되면 중소기업 인적역량의 향상을 넘어 진정한 상생경영의 길도 열리게 될 것이다. 이렇게 열린 길 사이로 맞춤형 인재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자유롭게 넘나들 것이다.
이석구
유진기업 건설부문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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