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석 강 신세계 백화점 대표

‘행복한 출발’의 CEO 신세계백화점 자존심 살릴까

지역내일 2005-08-04 (수정 2005-08-05 오후 2:59:55)
“석 강 신세계 백화점 대표, 그는 행복한 CEO다. 대표로서 그가 맡은 첫 임무가 바로 신세계 그룹의 오랜 숙원사업이기 때문이다.”
오는 10일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개관을 앞두고 신세계 그룹 관계자가 한 말이다.
석 강 대표는 유통업계 장수CEO들에 비해 짧은 경력의 1년차 CEO이지만, 그에게 맡겨진 임무는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30년 전부터 본점 재개발을 계획해 2002년 12월 공사에 착공, 2년 8개월만에 본점 신관을 고객에게 선보인다.
이에 따라 오랜 기간 현장실무에서 뛰었던 석 강 대표도 이제 경영자로서의 능력을 본격 평가받을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신세계, 왜 석 강 대표를 택했나 =
신세계 인사를 담당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유통으로 성장한 신세계 그룹은 임원 선발시 두 가지를 철저히 살펴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객관적으로 검증된 마케팅 능력과 현장직원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리더십 여부다.
전자의 요건에서 석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천호점, 인천점 그리고 강남점장을 거쳐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유통맨으로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그는 신세계가 창립 70년만에 처음으로 부사장급 지점장으로 선발한 강남점 초대 점장 출신이다.
신세계는 2000년 10월 서울 반포동 강남고속터미널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개점했고 당시 석 강 점장을 부사장급으로 임명해 전폭적 힘을 실어줬다. 5년전 이미 백화점 사업 재도약 의지를 다지고, 미래의 CEO를 길러낸 셈이다.
강남 고객을 겨냥한 △당일 수확한 야채 당일 판매 시도 △스키 및 골프용품 집중 판매 △편집매장 확대 등이 그가 제안한 아이디어다.
이에 대해 강남지역 경쟁점포 한 관계자는 “‘터미널에 있는 백화점’으로 불리던 강남점이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명품백화점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고 평했다.
올해로 영업 5년째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백화점 업계의 전국 86개 매장 매출에서 단일점포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리더십 측면에서 석 대표는 카리스마형이 아닌 친화형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7월 강남점 판촉담당 직원들은 전단 작업을 하다 당시 석 강 부사장을 직접 마주쳐 깜짝 놀랐다. 새벽 2시, 석 부사장이 직원들을 독려하기 위해 현장을 찾은 것이다.
강남지역 백화점의 경우 전단을 통한 홍보효과가 크다. 그런데 삽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직원들이 밤샘작업을 하게 됐고 소식을 들은 석 부사장 역시 이 작업에 동참했다.
백화점 여직원들에 따르면 석 대표는 여직원들이 비교적 편하게 의견 제시를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임원으로도 꼽힌다. 백화점 주 고객인 여성이므로, 대표 자신부터 감성의 축을 여성으로 설정해놓고 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석 대표는 요즘도 백화점 식품관과 패션 매장을 가장 자주 찾는다.
본점 신관 개장을 앞둔 4일 석 대표는 “란제리 편집매장, 세계 각국의 독특한 식품 구성은 우리 본점의 자랑”이라고 말할 만큼 여성 고객의 동선을 파악하고 있다.
그는 또 본점 신관 오픈에 앞서 판매사원들에게 판매전문가 인증서를 직접 전달하며 고객 서비스를 당부하기도 했다.

◆강북에서의 새출발, 석 강호는 아직 항해중 = 석 강 대표는 이제 조석찬 부사장(신세계백화점 본점장), 김봉호 마케팅 상무와 함께 새로운 실험에 도전하한다.
전국 백화점 매장 매출 1위인 롯데백화점 본점과 경쟁을 벌이며 강북 백화점 상권 재편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석 강호의 ‘행복한 출발’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남아 있다.
일단 경쟁업체에서는 강남 명품 고객의 강북 이탈 가능성이 적어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이 명품 수요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쟁업체 백화점 한 관계자는 “롯데백화점마저도 명품 전문관, 애비뉴얼 등을 통해 강북 명품 수요를 창출하려고 했으나 아직 실험중”이라며 “여기에 신세계까지 가세해서 수확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견했다.
교통 문제도 골칫거리다.
지하철 회현역에 무빙워크 설치, 2개 도로차선 기부 체납 등 갖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이용 고객에게 불편한 점이 매장 주변 곳곳에 남아 있다.
여기에 롯데와 신세계가 동시에 세일에 들어갈 경우 주변에는 최악의 교통상황이 올 수 있다.
신세계 백화점 관계자는 4일 “남산 3호터널을 나온 자동차 이용객이 좌회전으로 백화점에 직접 진입할 수 없어 P턴을 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관계기관과) 접촉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도보 고객들이 2번 지하도를 건너야 하므로 불편을 줄이기 위해 서울시나 경찰청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두가지 사안의 실현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하다.
더구나 서울시는 백화점으로 인한 교통체증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서울시는 명동과 을지로 일대 백화점들이 자동차 이용고객을 위한 판촉행사를 벌이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정까지 드러내고 교통유발부담금 인상안을 밝힌 바 있다.
이런 난제속에 어찌됐던 석 강 대표는 그룹의 자존심을 건 백화점 사업을 시작, 목표점까지는 항해를 계속해야 할 입장이다.
1975년 삼성그룹에 입사, 신세계 감사과와 각 매장을 거쳐 30여년간 오직 ‘신세계맨’으로 살아온 그가 신세계의 30년 숙원사업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주목된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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