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이사 재위촉 거부한 채 시장의도 관철”
시, “포괄적인 공단 활성화 모색 차원에서 결정”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이사장의 면직이 비정상적인 이사회 운영속에서 부당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천시의회 기획재정위원회는 8일 “7명의 공단 이사 중 공석이 된 3명에 대한 새 이사 임명요구를 시가 거부한 상태에서 당연직 이사인 5급 공무원 두명이 사실상 상위직급인 이사장을 맘대로 해임할 수 있는 구조에서 면직이 단행됐다”며 면직의 절차·내용상 부당성을 지적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영기(60) 공단 이사장은 임기만료 6개월을 앞두고 지난 8월 29일 면직됐다. 이 이사장의 면직은 “이사회에서 세 차례 경고조치를 받으면 해임해야 한다”는 관련조례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공단 종합감사 결과 부당행위를 관리하지 못한 죄로 첫 경고처분을 받았고, 올해 초 시장의 정관개정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또다시 이사회에서 경고가 내려졌다. 이어 지난달 ‘재산신고 불성실’을 이유로 이사회에서 세 번째 경고처분을 받아 자동해임됐다.
그러나 이번 문책은 사실상 2명의 과장(당연직 이사)에 의해 이뤄졌다. 전체 7명(이사장 포함)의 공단 이사 중 비상임이사 3명이 임기만료 등의 사유로 공석인 상태에서 3명의 이사에 의해 이사회가 운영됐고, 이중 당연직 2명은 시장의 지시를 받는 5급 공무원이었기 때문이다.
경고사유도 문제가 있었다. 경고사유 중 하나였던 ‘시의 정관개정 명령 불이행’은 내용적으로 부당한 요구를 행자부 지침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게 의원들의 지적이다.
현행 조례상에는 공단업무와 관련된 과장 5명이 이사로 들어갈 수 있지만 공단 정관은 당연직 이사를 2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시는 조례를 이류로 공무원 5명이 공단 이사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고 공단에 요구했다.
하지만 행자부 ‘지방공기업 설립운영지침’에는 사외이사 등 비상임 이사를 과반수이상 두도록 하고 있다. 공기업 운영에 대한 공무원의 입김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일반 기업의 이사회 구성추세 등을 볼 때 당연한 것인데 부천시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정관개정을 요구했고 공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당했다고 위원들은 지적했다.
두 번째 경고사유도 마찬가지. 장애인단체가 한 체육공원부지내에 운영하는 매점 컨테이너를 철거하라는 시의 지시에도 불구, 7개월간 방치했다는 게 이유다. 공단은 컨테이너를 철거했었지만 장애인단체의 시청 방문 등 항의가 계속되자 컨테이너를 도로 내줬다. 정영태 의원은 “부천역·송내역 앞 불법노점으로 인해 시민들이 더 큰 불편을 겪는데 이를 수년째 방치하고 있는 구청과 비교할 때 형평성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사유도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이미 경고 및 시정조치 처분을 받은 것을 이사회에서 ‘문책할 수 있다’는 조항을 내세워 같은 사안에 대해 두 번이나 벌을 준 것이다.
이에 대해 시는 “이사회의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당연직 이사인 두 명의 시 공무원에 의해 이사회 문책이 결정된 것이다.
특히, 공단은 이 과정에서 공석인 이사직에 새 이사 재위촉을 두 차례나 요구했지만 시가 반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영우 의원은 “임기가 끝난 이사를 재위촉해 정상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놓고 정관개정, 문책 등을 요구했어야 하는데 이를 왜 거부했냐”고 따져 물었다.
한병환 의원은 “결국, 공무원 두명이 좌지우지하는 이사회의 면책결정과정은 시장이 조직개편에 따른 9월 인사를 앞두고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사장을 해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무원을 더 이사로 넣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공단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정관개정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사 재위촉 요구가 들어와 반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면직된 이사장에 김인규 오정구청장을 13일자로 임명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며 이 전 이사장은 이와 무관하게 명예회복 차원에서 행정소송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시, “포괄적인 공단 활성화 모색 차원에서 결정”
부천시 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 이사장의 면직이 비정상적인 이사회 운영속에서 부당하게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부천시의회 기획재정위원회는 8일 “7명의 공단 이사 중 공석이 된 3명에 대한 새 이사 임명요구를 시가 거부한 상태에서 당연직 이사인 5급 공무원 두명이 사실상 상위직급인 이사장을 맘대로 해임할 수 있는 구조에서 면직이 단행됐다”며 면직의 절차·내용상 부당성을 지적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이영기(60) 공단 이사장은 임기만료 6개월을 앞두고 지난 8월 29일 면직됐다. 이 이사장의 면직은 “이사회에서 세 차례 경고조치를 받으면 해임해야 한다”는 관련조례에 근거해 이뤄졌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10월 공단 종합감사 결과 부당행위를 관리하지 못한 죄로 첫 경고처분을 받았고, 올해 초 시장의 정관개정 지시를 이행하지 않아 또다시 이사회에서 경고가 내려졌다. 이어 지난달 ‘재산신고 불성실’을 이유로 이사회에서 세 번째 경고처분을 받아 자동해임됐다.
그러나 이번 문책은 사실상 2명의 과장(당연직 이사)에 의해 이뤄졌다. 전체 7명(이사장 포함)의 공단 이사 중 비상임이사 3명이 임기만료 등의 사유로 공석인 상태에서 3명의 이사에 의해 이사회가 운영됐고, 이중 당연직 2명은 시장의 지시를 받는 5급 공무원이었기 때문이다.
경고사유도 문제가 있었다. 경고사유 중 하나였던 ‘시의 정관개정 명령 불이행’은 내용적으로 부당한 요구를 행자부 지침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올바른 결정이었다는 게 의원들의 지적이다.
현행 조례상에는 공단업무와 관련된 과장 5명이 이사로 들어갈 수 있지만 공단 정관은 당연직 이사를 2명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시는 조례를 이류로 공무원 5명이 공단 이사자리를 차지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하라고 공단에 요구했다.
하지만 행자부 ‘지방공기업 설립운영지침’에는 사외이사 등 비상임 이사를 과반수이상 두도록 하고 있다. 공기업 운영에 대한 공무원의 입김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일반 기업의 이사회 구성추세 등을 볼 때 당연한 것인데 부천시가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정관개정을 요구했고 공단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은 정당했다고 위원들은 지적했다.
두 번째 경고사유도 마찬가지. 장애인단체가 한 체육공원부지내에 운영하는 매점 컨테이너를 철거하라는 시의 지시에도 불구, 7개월간 방치했다는 게 이유다. 공단은 컨테이너를 철거했었지만 장애인단체의 시청 방문 등 항의가 계속되자 컨테이너를 도로 내줬다. 정영태 의원은 “부천역·송내역 앞 불법노점으로 인해 시민들이 더 큰 불편을 겪는데 이를 수년째 방치하고 있는 구청과 비교할 때 형평성 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 번째 사유도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이미 경고 및 시정조치 처분을 받은 것을 이사회에서 ‘문책할 수 있다’는 조항을 내세워 같은 사안에 대해 두 번이나 벌을 준 것이다.
이에 대해 시는 “이사회의 정당한 절차에 따른 것”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당연직 이사인 두 명의 시 공무원에 의해 이사회 문책이 결정된 것이다.
특히, 공단은 이 과정에서 공석인 이사직에 새 이사 재위촉을 두 차례나 요구했지만 시가 반려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영우 의원은 “임기가 끝난 이사를 재위촉해 정상적인 이사회를 구성해 놓고 정관개정, 문책 등을 요구했어야 하는데 이를 왜 거부했냐”고 따져 물었다.
한병환 의원은 “결국, 공무원 두명이 좌지우지하는 이사회의 면책결정과정은 시장이 조직개편에 따른 9월 인사를 앞두고 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사장을 해임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공무원을 더 이사로 넣기 위한 것이 아니라 포괄적으로 공단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정관개정을 요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이사 재위촉 요구가 들어와 반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는 면직된 이사장에 김인규 오정구청장을 13일자로 임명하기로 방침을 세웠으며 이 전 이사장은 이와 무관하게 명예회복 차원에서 행정소송 절차를 밟을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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