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대책 최소 내년까진 효과"
대형아파트 불패 여전 ... 실수요자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 사라"
이번 부동산대책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 정부의 8.31 부동산대책이 발표되자 가장 바빴던 것은 고액자산가와 은행내 프라이빗뱅커(PB)들은 이 문제를 놓고 ‘긴급 모임’을 가졌다. 밀려드는 고객들의 질문에 답도 해야 하고 각 PB점의 직원들도 교육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PB(프라이빗 뱅커)들을 지원하는 팀에는 각종 자격증을 가진 부동산 전문가와 세무사, 변호사 등이 참여하고 있다. 국민은행 자문서비스팀은 세무사 3명, 부동산 투자 매매컨설팅을 담당하는 부동산팀장 1명, 제휴한 변호사 1명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가장 일이 많았던 곳은 역시 세무사. 유례없는 ‘세금 폭탄’에 대한 질문에 나서야 하는 게 그의 몫이다.
국민은행 조흥은행 우리은행이 만든 ‘큰 손들의 부동산 투자전략’을 살짝 엿봤다.
◆지역별 양극화 = 대체로 내년까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효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가격 하락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조흥은행과 국민은행은 내년까지 주택가격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우리은행은 아파트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는 가격하락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재건축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단지는 된서리를 맞을 가능성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전세가격의 상승폭이 커지고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질 전망이다.
강남 분당 등 주요 주거지역의 대형 평형 아파트 같은 ‘블루칩’의 경우엔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2007년에는 오히려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국민은행은 상가시장 활성화 시점도 2007년이후로 지목했다.
◆보유 주택 어떻게 할까 = 잘 파는 방법이 상담의 주 내용이었다. 투기지역 외의 주택은 우선 매도하고 소형이나 비인기 지역 주택 역시 올 하반기 중에 팔아야 한다는 것. 비수익 토지나 비인기 지역 주택 역시 바뀐 세금제도가 적용하기 전에 매각하라는 주문도 주를 이뤘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많은 주택을 보유하기 보다는 가치 높은 주택만 남기고 모두 팔라는 것. 또 높은 보유세를 회피하기 위해 수익성 부동산의 경우 증여를 적극 검토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그래도 부동산투자 하고 싶다면 = 국민은행은 취득세를 회피하기 위해서는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으면 된다”는 간단한 해답을 내놓았다.
그러나 은행 큰 손들은 부동산을 여전히 주요 금융자산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만 얘기하면 고객들을 잃기 쉽다. 곧바로 은행들은 부동산 투자를 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팁(Tips)을 던졌다.
제 1계명은 “블루칩 아파트를 노려라”이다. 선호지역의 40평 이상 신규아파트에 청약을 해 보라는 조언을 조흥은행과 우리은행이 같이 제시했다. 조흥은행은 한 채를 이미 가지고 있더라도 청약한 후에 당첨되면 보유하고 있던 한 채를 파는 구체적인 전략까지 제시했다. 재건축 주택 투자에는 신중을 기하되 바닥까지 떨어지면 매수할 것도 고민해 보라는 얘기도 했다. 재건축 아파트 규제가 완화될 수밖에 없다는 확신까지 더해졌다.
국민은행은 역세권 등 소형상가와 상가경매를 추천하면서 “수익성과 투자성을 검토한 후 매수하라”고 당부했다.
유망지역의 토지에 장기투자하는 방안과 보유하고 있는 나대지에 건물을 지어 비사업용건물에서 사업용건물로 변형, 세금을 피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큰 손들 “아직 조용” = 은행들은 부동산을 팔라고 고객들에게 얘기해 주고 있지만 큰 손들은 ‘묵묵부답’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미 투기지역은 실거래가로 과세되기 때문에 체감과세가 크지 않아서 버티고 있는 중”이라면서 “게다가 송파가 뜨면 강남도 뜰 것 아니냐는 생각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벌써부터 주택이나 토지가 팔리지 않는다는 하소연을 해온다”면서 “ 현재는 매매가 거의 없는 눈치장세로 상당시간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부의 공급 효과에 의구심을 갖는 경우도 적지 않아 ‘기다려보자’는 생각이 아직 많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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