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왜 ‘경수로’ 꺼내들었나

관계정상화 등 미국의 대북신뢰 검증 목적

에너지 확보위한 최상의 방법 재인식시키려

지역내일 2005-09-15
북한이 본격적으로 ‘경수로’ 카드를 집어든 의도는 아직 명확치 않다. 요구사항이 정확치 않기 때문이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회담 이틀째인 14일 밤, 첫 번째 북미 양자협의에 대해 “북한은 경수로 문제를 제기했고 경수로를 합의문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했다”며 “오늘은 ‘경수로의 날’이었지만 ‘경수로의 주간’이어서는 곤란하다”며 거부감을 표해, 앞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어떤 종류의 경수로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짓고 있는 것(신포 경수로)을 다시 지어달라는 것인지, 새로 지어달라는 얘기인 지 명확히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는 “지난번에는 경수로와 같은 평화적 핵 이용권을 요구하면서 경수로에 대해 다소 애매하게 말했는데, 이번에는 강력하게 요구하는 것 같더라”며 “아직은 그 속내를 알 수 없다”고 전했다.
북한은 핵에너지 확보라는 경제적인 면과 미국의 ‘신뢰’를 확인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경수로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 듯 하다.
양무진 경남대 북한대학원 교수는 “경수로를 협상의 지렛대로 볼 수도 있지만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화력·수력발전소 등이 많이 낙후돼, (경수로에 이용되는)우라늄이 많은 북한이 앞으로 보다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해 경수로를 원하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경수로 건설을 진짜 원한다면 건설이 중단된 신포 경수로를 요구해야 하는데 북한은 이 부분에 대해 명확히 밝히고 있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포 경수로를 명시적으로 언급할 경우 이는 부시행정부의 혐오감을 자극하고,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을 거부하는 것이어서 북한으로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은 현재까지 중대제안을 받을 지, 안 받을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전달해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중대제안에 대해 수력이나 화력발전소 건설과 같은 수정제안을 해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북한이 궁극적으로 경수로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뭔가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라면 희망도 남아있다.
북한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은 북한을 향한 미국의 ‘적대시 정책 철회 및 양국 관계정상화’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서 핵포기를 할 수 있도록 미국측이 북한에 신뢰감을 줘야하며 평화적 핵이용까지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게 북한의 입장이다.
베이징 한 외교소식통은 “그 누구도 북한에 경수로를 만들어줄 의지도 돈도 없다면 북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관계정상화에 대한 좀 더 진전된 입장을 보이며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무엇을 원하는지 잘 알고 있는 미국이 양보 내지 ‘유연성’을 발휘해 북한의 경수로 주장을 철회시키는 선에서 타협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결국 북한과 미국이 회담전에 밝힌 ‘융통성’과 ‘유연성’에 따라 회담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교수는 “북미간 이견이 워낙 팽팽해, 이번 회담은 한반도비핵화에 대한 원칙과 목표를 확인하고 북핵 폐기와 이에 상응하는 경제지원·체제안전보장 등을 담은 ‘말 대 말’ 정도의 선언적 의미를 가진 공동성명이 도출되지 않을까 한다”고 전망했다.
베이징=이숙현 기자 shlee@nae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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