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환
국립금오공과대학교 총장
수도 서울 한 복판에 청계천도 복원되고 얼마 있으면 보안상의 이유로 닫혀있던 숙정문과 그 주변의 성곽들도 민간에 개방된다고 한다. 복원이나 개방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되는 것이 좋은 장소와 시설이 파손됨 없이 잘 유지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국민들의 시민의식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우가 되길 바랄 뿐이다.
1970년대 이후 계속된 경제성장과 올림픽 및 월드컵과 같은 세계대회 유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여러 가지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게 되었다. 경제생산 및 무역규모도 세계적인 수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스포츠 등 모든 방면에서 내로라 하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만 해도 황우석 교수의 복제분야에서의 성공과 박지성, 이영표 선수 등의 세계적 프로리그에로의 진출은 국민적 자부심을 한층 더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적인 수준에서 보면 조금 뒤떨어진 구석이 있으니, 다름 아닌 시민의식이다.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를 거치면서 도시나 교외 곳곳에 많은 공원이나 체육시설 및 문화센터 등이 설치되었다. 지저분했던 공중화장실도 많이 깨끗하게 단장되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나 문화센터 화장실들은 특급호텔 수준이다. 심지어 고음질의 고전음악까지도 들려준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꾸며진 공중전화 박스나 가로등으로 도시는 더욱 더 세련되어 가고 있다. 장애인용을 비롯한 색색의 보도블럭들이 발밑의 인도를 장식하고 있어 때로는 길거리를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간 걷다가 보면 그것이 아니다.
쓰레기 우체통, 안돌아오는 우산
뽑혀져 나간 가로수 뿌리보호대, 움푹 패어진 가로등 기둥, 거기에 아무렇게나 덕지덕지 붙여 놓은 구인 및 구직광고와 철 지난 집회 및 공연 홍보물, 유리가 파손되어 뼈대만 앙상한 공중전화 박스,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가득한 지하철 환풍구 주변 등, 여러 가지 볼썽 사나운 장면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다 길바닥을 새까맣게 수놓고 있는 껌자국을 볼라치면 껌은 씹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 뱉는 것이구나 하는 개념이 들 정도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다.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의 낙후됨을 보여주는 최근의 두 가지 예가 있다. ‘쓰레기 우체통’과 ‘돌아오지 않는 우산’이다. 젊은이들의 왕래가 잦은 서울의 대학로 부근이나 신촌·강남역 일대 우편물 집배원들은 쓰레기 봉투를 함께 들고 다녀야 할 형편이라 한다. 우체통 속에서 담배꽁초·스타킹·종이컵·신문지·우유병이 한꺼번에 쏟아진다는 것이다. 가히 우체통인지 쓰레기통인지 종잡을 수 없는 형편이라 한다. 쓰레기통이 없어진 거리사정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갑작스레 내리는 비를 대비해 서울 지하철역이 우산무료대여를 시작했는데 회수비율이 고작 30%밖에 되질 않더라는 것이다. 그것도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면 회수율이 높아지고 확인 절차가 없으면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시민의식이 아직 그 정도라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 가도 다 그 정도 아닌가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을 세계적인 것, 세계일류를 추구하면서 굳이 시민의식은 제자리걸음하게 놓아둘 필요는 없다. 이 부분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고 반드시 해야 한다.
성인보다 높은 청소년 의식수준
그래도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이 많이 향상되었고, 청소년들이 성인들보다 시민의식 수준이 훨씬 높다는 사실은 다행이다. 작년 서울·전주·사천 등에서 실시한 성인과 청소년의 시민의식 관찰조사(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결과 3년전에 비해 생활전반의 질서·공중도덕과 준법 측면에서 시민의식 향상이 크게 나타났고, 특히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행위’ 외 거의 모든 영역에서 청소년들이 성인들보다 훨씬 높은 시민의식 수준을 보여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청소년들이 ‘어른보다 낫다’는 점은 향후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 향상 가능성을 한층 밝게 해 주는 대목이다. 좀 더 노력을 기울여 우리나라가 시민의식에서도 세계 Top 10에 들어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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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금오공과대학교 총장
수도 서울 한 복판에 청계천도 복원되고 얼마 있으면 보안상의 이유로 닫혀있던 숙정문과 그 주변의 성곽들도 민간에 개방된다고 한다. 복원이나 개방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 걱정되는 것이 좋은 장소와 시설이 파손됨 없이 잘 유지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국민들의 시민의식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단순한 기우가 되길 바랄 뿐이다.
1970년대 이후 계속된 경제성장과 올림픽 및 월드컵과 같은 세계대회 유치를 통해 우리 사회가 여러 가지 부문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하게 되었다. 경제생산 및 무역규모도 세계적인 수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스포츠 등 모든 방면에서 내로라 하는 위치를 차지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만 해도 황우석 교수의 복제분야에서의 성공과 박지성, 이영표 선수 등의 세계적 프로리그에로의 진출은 국민적 자부심을 한층 더 부풀리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적인 수준에서 보면 조금 뒤떨어진 구석이 있으니, 다름 아닌 시민의식이다.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큰 대회를 거치면서 도시나 교외 곳곳에 많은 공원이나 체육시설 및 문화센터 등이 설치되었다. 지저분했던 공중화장실도 많이 깨끗하게 단장되었다. 특히 고속도로 휴게소나 문화센터 화장실들은 특급호텔 수준이다. 심지어 고음질의 고전음악까지도 들려준다.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아이디어로 꾸며진 공중전화 박스나 가로등으로 도시는 더욱 더 세련되어 가고 있다. 장애인용을 비롯한 색색의 보도블럭들이 발밑의 인도를 장식하고 있어 때로는 길거리를 걷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지기도 한다. 그러나 얼마간 걷다가 보면 그것이 아니다.
쓰레기 우체통, 안돌아오는 우산
뽑혀져 나간 가로수 뿌리보호대, 움푹 패어진 가로등 기둥, 거기에 아무렇게나 덕지덕지 붙여 놓은 구인 및 구직광고와 철 지난 집회 및 공연 홍보물, 유리가 파손되어 뼈대만 앙상한 공중전화 박스,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가득한 지하철 환풍구 주변 등, 여러 가지 볼썽 사나운 장면들을 만나게 된다. 거기다 길바닥을 새까맣게 수놓고 있는 껌자국을 볼라치면 껌은 씹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에 뱉는 것이구나 하는 개념이 들 정도다.
비단 이것뿐만 아니다.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의 낙후됨을 보여주는 최근의 두 가지 예가 있다. ‘쓰레기 우체통’과 ‘돌아오지 않는 우산’이다. 젊은이들의 왕래가 잦은 서울의 대학로 부근이나 신촌·강남역 일대 우편물 집배원들은 쓰레기 봉투를 함께 들고 다녀야 할 형편이라 한다. 우체통 속에서 담배꽁초·스타킹·종이컵·신문지·우유병이 한꺼번에 쏟아진다는 것이다. 가히 우체통인지 쓰레기통인지 종잡을 수 없는 형편이라 한다. 쓰레기통이 없어진 거리사정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리고 갑작스레 내리는 비를 대비해 서울 지하철역이 우산무료대여를 시작했는데 회수비율이 고작 30%밖에 되질 않더라는 것이다. 그것도 주민등록증을 확인하면 회수율이 높아지고 확인 절차가 없으면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시민의식이 아직 그 정도라는 것이다.
어느 나라에 가도 다 그 정도 아닌가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모든 것을 세계적인 것, 세계일류를 추구하면서 굳이 시민의식은 제자리걸음하게 놓아둘 필요는 없다. 이 부분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고 반드시 해야 한다.
성인보다 높은 청소년 의식수준
그래도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이 많이 향상되었고, 청소년들이 성인들보다 시민의식 수준이 훨씬 높다는 사실은 다행이다. 작년 서울·전주·사천 등에서 실시한 성인과 청소년의 시민의식 관찰조사(성숙한사회가꾸기모임) 결과 3년전에 비해 생활전반의 질서·공중도덕과 준법 측면에서 시민의식 향상이 크게 나타났고, 특히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떠드는 행위’ 외 거의 모든 영역에서 청소년들이 성인들보다 훨씬 높은 시민의식 수준을 보여 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청소년들이 ‘어른보다 낫다’는 점은 향후 우리 사회의 시민의식 향상 가능성을 한층 밝게 해 주는 대목이다. 좀 더 노력을 기울여 우리나라가 시민의식에서도 세계 Top 10에 들어가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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