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상
동도와 서도는 원래 하나의 섬이었다
파도에 깎여 둘로 나뉘어져 … 동도 바다 밑엔 생활쓰레기와 폐건축자재
오후 1시30분, 취재팀을 태운 해양경찰청 소속 헬기가 한강을 출발한 지 3시간만에 독도 상공에 도착했다.
하늘에서 본 독도 바다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고 동도와 서도는 푸른 바다 위에 보석처럼 떠 있었다. 자세히 보면 독도 바다에는 동도와 서도만 있는 게 아니라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흩어져 있다. 이들 부속 도서의 수는 89개나 된다.
독도는 북위 37.14′26.8″, 동경 131.52′10.4″(동도 최고위점 기준)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동단의 섬이다. 전체 면적은 부속 도서를 합쳐 총 18만7453m²(5만6705평)에 이른다.
독도의 주소는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경북 울릉군 남면 도동 1번지’가 아니다. 2000년 3월20일 울릉군의회의 ‘울릉군 리의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 중 개정조례’ 의결로 독도는 ‘울릉읍 독도리 산 1~37번지’라는 주소를 새로 부여받았다.
독도에는 독립된 우편번호도 있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003년 1월1일 독도에 우편번호 ‘799-805’를 부여했다.
독도는 국유재산법 제6조의 규정에 의한 행정재산으로 현재 등기부상 해양수산부의 재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울릉군수가 2004년 7월에 공시한 독도의 공시지가는 2억6771만1388원이다.
◆다양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암석학의 보고’ =
헬기는 동도와 서도를 큰 원으로 한 바퀴 선회한 후 동도 선착장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동도 독도경비대 막사 위에도 헬기장이 있지만 아직 번식 후 둥지를 완전히 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괭이갈매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선착장을 택했다.
동도와 서도 사이에는 세찬 동풍이 밀려왔다. 독도 주변 해상의 파도는 4~5미터. 특히 동쪽바다의 파도가 매우 거셌다. 동도나 서도의 동쪽 바다는 수중취재가 불가능한 날씨였다.
파도가 없는 날엔 투명한 거울처럼 잔잔하던 동도와 서도 사이의 파식대(파도에 깎인 넓은 평탄면)에도 동쪽에서 밀려온 파도로 형성된 거센 물살이 흐르고 있었다.
동도와 서도는 원래 한 덩어리였다. 수십만년의 세월 동안 한덩어리였던 섬이 파도와 바람에 깎여나가면서 지금처럼 둘로 나눠진 것이다. 독도의 지질은 그만큼 연약하다.
독도는 해저 밑바닥에서 형성된 베개용암과 급격한 냉각으로 깨어진 파쇄각력암이 쌓여 올라오다가 해수면 근처에서 폭발적인 분출을 일으키면서 물 위로 솟구친 섬이다.
독도는 용암이 대기와 접촉할 때 생기는 조면암, 안산암, 관입암 등 다양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보기 드문 화산섬으로 ‘암석학의 보고’로 불린다.
해저화산이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오랜 세월 동안 파식 및 침강 작용에 의해 원래 모양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독도는 해저산의 진화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세계적인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눈앞에 1미터급 ‘혹돔’ 나타나 =
수중촬영에는 최악의 조건이었지만 내일은 더 파고가 높아진다는 일기예보였다.
수중팀은 일단 장비를 꾸리고 해양수산부 소속 250마력 쌍발엔진 립보트에 몸을 실었다. 1차 다이빙 포인트는 서도 서남쪽에 있는 2개의 여(작은 바위섬)에서 서도 남쪽 어민숙소까지로 잡았다.
독도바다에 대한 설렘을 안고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수심계 바늘이 서서히 움직였다. 5미터, 10미터, 15미터 … 먼저 ‘감태’ 군락지가 눈에 들어왔다. 독도 감태는 남해나 제주와 달리 센바람에 견디기 위해 짧고 넓은 잎과 강한 뿌리를 지니고 있다.
거센 파도에도 불구하고 시야도 좋았다. 20여미터 이상 탁 트인 시야에 ‘전갱이’ 무리가 카메라에 잡혔다.
감태 군락 사이로 ‘뿔소라’가 무리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나 남해바다 뿔소라보다 훨씬 크다. 그 옆으로는 열대어종인 ‘줄도화돔’과 ‘철줄돔’, ‘베도라치’가 물살에 몸을 싣고 평화롭게 유영한다.
좀 더 깊은 수심을 타자 바위틈과 굴 속에서 씨알이 제법 굵은 ‘참돔’들이 촬영팀을 신기한 듯 맞이한다.
캄캄한 해저 굴 속으로 들어가다 조심스럽게 손전등을 켰다. 헉! 갑자기 숨이 멎는 느낌이었다. 어림잡아 1미터가 넘는 ‘혹돔’이 취재진을 향해 서서히 다가섰다. 대형 혹돔은 비디오카메라의 강한 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태를 뽐낸다.
독도 바다 고기들은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사람 구경을 거의 못해서 경계심이 없는 것이다.
독도 주변 해역이 풍성한 황금 어장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북한 한류와 남쪽에서 북상하는 쓰시마 난류가 교차하는 이곳은 플랑크톤과 회유성 어족이 풍부하기 때문에 좋은 어장을 형성한다.
해저 암초에는 다시마, 미역, 소라, 전복 등의 해양 동물과 해조류들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생활쓰레기와 건축폐자재 마구 버려 =
시간이 갈수록 파도는 더욱 거세졌다. 2차 다이빙을 위해 휴식시간을 줄이고 동도로 향했다.
동도 서쪽 바다의 다이빙 포인트 수심은 30~40미터. 이곳 수심을 벗어나면 300미터 심해로 이어지는 절벽이다. 물살이 거세지면서 서도 쪽보다 시야가 흐렸다. 게다가 심한 조류 때문에 자꾸만 몸이 심해 쪽으로 밀렸다.
등대와 독도 수비대 건물이 있는 동도 앞바다는 서도와 딴판이다. 평소 생각해 온 청정지역 독도 바다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바닥까지 내려가자 온갖 생활쓰레기와 건축 폐기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동도 바다 밑바닥은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폐기물로 가득했다. 상해서 버린 듯한 날계란 200여개도 10리터짜리 사각 깡통 옆에 무더기로 쌓여 있다. 출수(물 밖으로 나감)하기로 한 방파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좀 더 깊은 수심으로 내려갔다.
이곳 바닥에도 철근 조각과 깨진 플라스틱 배관들이 널려 있다. 동도 앞바다는 1차 다이빙 장소인 서도와는 달리 물고기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각종 쓰레기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은 흔적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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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동도와 서도는 원래 하나의 섬이었다
파도에 깎여 둘로 나뉘어져 … 동도 바다 밑엔 생활쓰레기와 폐건축자재
오후 1시30분, 취재팀을 태운 해양경찰청 소속 헬기가 한강을 출발한 지 3시간만에 독도 상공에 도착했다.
하늘에서 본 독도 바다는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다웠고 동도와 서도는 푸른 바다 위에 보석처럼 떠 있었다. 자세히 보면 독도 바다에는 동도와 서도만 있는 게 아니라 크고 작은 바위섬들이 흩어져 있다. 이들 부속 도서의 수는 89개나 된다.
독도는 북위 37.14′26.8″, 동경 131.52′10.4″(동도 최고위점 기준)에 위치한 대한민국 최동단의 섬이다. 전체 면적은 부속 도서를 합쳐 총 18만7453m²(5만6705평)에 이른다.
독도의 주소는 흔히 알고 있는 것처럼 ‘경북 울릉군 남면 도동 1번지’가 아니다. 2000년 3월20일 울릉군의회의 ‘울릉군 리의 명칭과 구역에 관한 조례 중 개정조례’ 의결로 독도는 ‘울릉읍 독도리 산 1~37번지’라는 주소를 새로 부여받았다.
독도에는 독립된 우편번호도 있다.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는 2003년 1월1일 독도에 우편번호 ‘799-805’를 부여했다.
독도는 국유재산법 제6조의 규정에 의한 행정재산으로 현재 등기부상 해양수산부의 재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울릉군수가 2004년 7월에 공시한 독도의 공시지가는 2억6771만1388원이다.
◆다양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암석학의 보고’ =
헬기는 동도와 서도를 큰 원으로 한 바퀴 선회한 후 동도 선착장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동도 독도경비대 막사 위에도 헬기장이 있지만 아직 번식 후 둥지를 완전히 뜨지 않았을지도 모르는 괭이갈매기들을 보호하기 위해 선착장을 택했다.
동도와 서도 사이에는 세찬 동풍이 밀려왔다. 독도 주변 해상의 파도는 4~5미터. 특히 동쪽바다의 파도가 매우 거셌다. 동도나 서도의 동쪽 바다는 수중취재가 불가능한 날씨였다.
파도가 없는 날엔 투명한 거울처럼 잔잔하던 동도와 서도 사이의 파식대(파도에 깎인 넓은 평탄면)에도 동쪽에서 밀려온 파도로 형성된 거센 물살이 흐르고 있었다.
동도와 서도는 원래 한 덩어리였다. 수십만년의 세월 동안 한덩어리였던 섬이 파도와 바람에 깎여나가면서 지금처럼 둘로 나눠진 것이다. 독도의 지질은 그만큼 연약하다.
독도는 해저 밑바닥에서 형성된 베개용암과 급격한 냉각으로 깨어진 파쇄각력암이 쌓여 올라오다가 해수면 근처에서 폭발적인 분출을 일으키면서 물 위로 솟구친 섬이다.
독도는 용암이 대기와 접촉할 때 생기는 조면암, 안산암, 관입암 등 다양한 암석으로 이루어진 보기 드문 화산섬으로 ‘암석학의 보고’로 불린다.
해저화산이 바다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이 오랜 세월 동안 파식 및 침강 작용에 의해 원래 모양을 유지하기가 매우 어려운데, 독도는 해저산의 진화과정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세계적인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눈앞에 1미터급 ‘혹돔’ 나타나 =
수중촬영에는 최악의 조건이었지만 내일은 더 파고가 높아진다는 일기예보였다.
수중팀은 일단 장비를 꾸리고 해양수산부 소속 250마력 쌍발엔진 립보트에 몸을 실었다. 1차 다이빙 포인트는 서도 서남쪽에 있는 2개의 여(작은 바위섬)에서 서도 남쪽 어민숙소까지로 잡았다.
독도바다에 대한 설렘을 안고 물속으로 몸을 던졌다. 수심계 바늘이 서서히 움직였다. 5미터, 10미터, 15미터 … 먼저 ‘감태’ 군락지가 눈에 들어왔다. 독도 감태는 남해나 제주와 달리 센바람에 견디기 위해 짧고 넓은 잎과 강한 뿌리를 지니고 있다.
거센 파도에도 불구하고 시야도 좋았다. 20여미터 이상 탁 트인 시야에 ‘전갱이’ 무리가 카메라에 잡혔다.
감태 군락 사이로 ‘뿔소라’가 무리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나 남해바다 뿔소라보다 훨씬 크다. 그 옆으로는 열대어종인 ‘줄도화돔’과 ‘철줄돔’, ‘베도라치’가 물살에 몸을 싣고 평화롭게 유영한다.
좀 더 깊은 수심을 타자 바위틈과 굴 속에서 씨알이 제법 굵은 ‘참돔’들이 촬영팀을 신기한 듯 맞이한다.
캄캄한 해저 굴 속으로 들어가다 조심스럽게 손전등을 켰다. 헉! 갑자기 숨이 멎는 느낌이었다. 어림잡아 1미터가 넘는 ‘혹돔’이 취재진을 향해 서서히 다가섰다. 대형 혹돔은 비디오카메라의 강한 불빛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태를 뽐낸다.
독도 바다 고기들은 사람을 피하지 않는다. 사람 구경을 거의 못해서 경계심이 없는 것이다.
독도 주변 해역이 풍성한 황금 어장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북쪽에서 내려오는 북한 한류와 남쪽에서 북상하는 쓰시마 난류가 교차하는 이곳은 플랑크톤과 회유성 어족이 풍부하기 때문에 좋은 어장을 형성한다.
해저 암초에는 다시마, 미역, 소라, 전복 등의 해양 동물과 해조류들이 풍성하게 자라고 있다.
◆생활쓰레기와 건축폐자재 마구 버려 =
시간이 갈수록 파도는 더욱 거세졌다. 2차 다이빙을 위해 휴식시간을 줄이고 동도로 향했다.
동도 서쪽 바다의 다이빙 포인트 수심은 30~40미터. 이곳 수심을 벗어나면 300미터 심해로 이어지는 절벽이다. 물살이 거세지면서 서도 쪽보다 시야가 흐렸다. 게다가 심한 조류 때문에 자꾸만 몸이 심해 쪽으로 밀렸다.
등대와 독도 수비대 건물이 있는 동도 앞바다는 서도와 딴판이다. 평소 생각해 온 청정지역 독도 바다인지 의심이 들 정도다. 바닥까지 내려가자 온갖 생활쓰레기와 건축 폐기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동도 바다 밑바닥은 먹다 버린 음식물 쓰레기와 생활폐기물로 가득했다. 상해서 버린 듯한 날계란 200여개도 10리터짜리 사각 깡통 옆에 무더기로 쌓여 있다. 출수(물 밖으로 나감)하기로 한 방파제 쪽으로 방향을 잡고 좀 더 깊은 수심으로 내려갔다.
이곳 바닥에도 철근 조각과 깨진 플라스틱 배관들이 널려 있다. 동도 앞바다는 1차 다이빙 장소인 서도와는 달리 물고기들도 별로 눈에 띄지 않는다. 각종 쓰레기로 오랫동안 몸살을 앓은 흔적이 역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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