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비롯한 일하는 사람들을 둘러싼 올 한해의 흐름은 ‘계층갈등 관료불신의 폭발’로 규정지
을 수 있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분석이다.
연초 “IMF 이후 우리 사회가 ‘20(부유층) 대 80(빈곤층)’로 정착돼 계층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만 있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더니만 한해 내내 파업 몸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관료
들의 부당한 지배·간섭을 거부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더니 통신·금융노조 등에서 반(反)정부
투쟁이 일어났다.
◇ 노사분규 91년 이후 최고치 = 새 천년 들어 파업참가자·근로손실일수가 크게 늘었다. 91년 이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12월 27일까지 모두 248건의 노사분규가 터졌다. 이는 지난해
의 198건보다 25.3%나 증가한 것이고, 91년 이후 최고치였던 235건(92년)보다도 13건이나 늘어난 수치
이다.
뿐만 아니라 파업참가자나 근로손실일수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파업참가자가 27일 현재 17만
7800명으로 91년 이후 최고로 많은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했다. 근로손실일수 역시 187만26일로 91년
(327만1334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를 지난 한해동안과 비교하면 파업참가자는 93.2%, 근로손실일수는 36.9% 각각 급증했다. 2000년
내내 산업현장의 노사정 관계가 매우 불안한 양상을 보인 것이다.
노동부 노사정위원회는 물론 한국경총 등 재계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관계자까지 “외환위
기 극복 뒤 근로자들의 보상심리가 높았고, 여기에 인원감축 위주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분규 건수
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 파업전선 확산 추세 = 올해 들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파업과 무관했던 곳’에서 파업이 일어났
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반인권적인 행위”라는 비난이 빗발쳤어도 의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지난 6월부터 5개월 동안이나 진료를 거부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올 한해 파업전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
다.
은행노동자들이 “관치금융 철폐”를 내걸고 지난 7월 11일 사상 최초로 파업에 들어갔고, 이달 22
일부터 28일까지 국민·주택은행노조가 또다시 전면파업을 벌였다. “정부 주도의 강제합병을 거
부한다”는 것이 국민·주택은행 노조원들의 주장이었다.
사상 최초의 파업을 단행한 곳은 또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10월 22일 하루 파업했고, 초·중·
고등학교 교사들이 10월 24일 집단연가를 내고 수업을 하루 거부했다.
국가기간산업 중 하나인 한국통신노조가 12월 18일부터 닷새나 파업해 사회적 충격을 더했다.
특히 은행·통신노조는 노동관계법 상의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파업을 벌여 공권력에 정면 도전하는
양상을 띠었다.
◇ 노동자만 당했다는 분노 심화 =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사회 상·하위 소득격차가 5배 이상(올
2/4분기 5.24배)이었다. 또 고용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이 취업자 중 과반
수(52.2%·2000년 11월 현재)를 웃돌아 불완전 취업상태에 놓인 사람이 많아졌다.
11·3 기업퇴출, 대우·쌍용차 해외매각 실패, 현대건설 부도사태, 2단계 금융 구조조정, 공공·노
동부문 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외환위기 극복 뒤 최악의 실업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노동부는 구조조정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추가 실직자가 18만여명일 것으로 추정하고, 실업대책을
세웠지만 실직자가 예상보다 많아질 경우 ‘무정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소득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
면서 “노사정 갈등요인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렸다”는 것이 올 한해를 되돌아본 노사관계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이강연 기자 lkyym@naeil.com
을 수 있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의 분석이다.
연초 “IMF 이후 우리 사회가 ‘20(부유층) 대 80(빈곤층)’로 정착돼 계층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만 있다”는 노동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더니만 한해 내내 파업 몸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관료
들의 부당한 지배·간섭을 거부한다”는 목소리 또한 커지더니 통신·금융노조 등에서 반(反)정부
투쟁이 일어났다.
◇ 노사분규 91년 이후 최고치 = 새 천년 들어 파업참가자·근로손실일수가 크게 늘었다. 91년 이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8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 1월 1일부터 12월 27일까지 모두 248건의 노사분규가 터졌다. 이는 지난해
의 198건보다 25.3%나 증가한 것이고, 91년 이후 최고치였던 235건(92년)보다도 13건이나 늘어난 수치
이다.
뿐만 아니라 파업참가자나 근로손실일수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파업참가자가 27일 현재 17만
7800명으로 91년 이후 최고로 많은 노동자가 파업에 참여했다. 근로손실일수 역시 187만26일로 91년
(327만1334일)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이를 지난 한해동안과 비교하면 파업참가자는 93.2%, 근로손실일수는 36.9% 각각 급증했다. 2000년
내내 산업현장의 노사정 관계가 매우 불안한 양상을 보인 것이다.
노동부 노사정위원회는 물론 한국경총 등 재계와 한국노총 민주노총 등 노동계 관계자까지 “외환위
기 극복 뒤 근로자들의 보상심리가 높았고, 여기에 인원감축 위주의 구조조정이 겹치면서 분규 건수
가 크게 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 파업전선 확산 추세 = 올해 들어 지난해까지만 해도 ‘파업과 무관했던 곳’에서 파업이 일어났
다.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한 반인권적인 행위”라는 비난이 빗발쳤어도 의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지난 6월부터 5개월 동안이나 진료를 거부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면서 올 한해 파업전선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
다.
은행노동자들이 “관치금융 철폐”를 내걸고 지난 7월 11일 사상 최초로 파업에 들어갔고, 이달 22
일부터 28일까지 국민·주택은행노조가 또다시 전면파업을 벌였다. “정부 주도의 강제합병을 거
부한다”는 것이 국민·주택은행 노조원들의 주장이었다.
사상 최초의 파업을 단행한 곳은 또 있다.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10월 22일 하루 파업했고, 초·중·
고등학교 교사들이 10월 24일 집단연가를 내고 수업을 하루 거부했다.
국가기간산업 중 하나인 한국통신노조가 12월 18일부터 닷새나 파업해 사회적 충격을 더했다.
특히 은행·통신노조는 노동관계법 상의 절차를 무시하고 불법파업을 벌여 공권력에 정면 도전하는
양상을 띠었다.
◇ 노동자만 당했다는 분노 심화 =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사회 상·하위 소득격차가 5배 이상(올
2/4분기 5.24배)이었다. 또 고용불안감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비정규직이 취업자 중 과반
수(52.2%·2000년 11월 현재)를 웃돌아 불완전 취업상태에 놓인 사람이 많아졌다.
11·3 기업퇴출, 대우·쌍용차 해외매각 실패, 현대건설 부도사태, 2단계 금융 구조조정, 공공·노
동부문 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겨울’이라는 계절적 요인까지 겹쳐 외환위기 극복 뒤 최악의 실업
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노동부는 구조조정과 계절적 요인에 따른 추가 실직자가 18만여명일 것으로 추정하고, 실업대책을
세웠지만 실직자가 예상보다 많아질 경우 ‘무정부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소득격차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 심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
면서 “노사정 갈등요인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렸다”는 것이 올 한해를 되돌아본 노사관계 전문가들
의 지적이다.이강연 기자 lkyy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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