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멀리하며 ‘미래 이미지’ 만들기
지지층 세력화 가능성 차단 ‘무위정치’ 계속 … GK노믹스 등 비전 마련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부동의 1위 고 건 전총리. 현실정치권에선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아니 스스로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차기대권을 향한 뜻과 행보가 중지된 게 아니다. ‘미래형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와 준비가 착착 진행중이다.
◆팬클럽 우민회의 ‘탈정치’ 선언 = 정치권은 연정론, X파일, 혁신안 등을 둘러싸고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고 전 총리를 제외한 모든 차기대권 주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여기에 얽매여있다. 반대로 고 전 총리는 정치권으로부터 발을 빼고 있다.
한때 ‘고 건발 정계개편’ ‘신당설’ 등 그를 중심으로 한 정치 지형 변화 시나리오가 주된 화제중 하나였다. 최근 본인은 물론이고, 고 전 총리의 지지 세력까지 아예 ‘탈정치’를 선언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인위적 개편 또는 세력화의 논의나 시도를 원천봉쇄하는 ‘무위(無爲)정치’을 하고 있다.
최근 고 전 총리의 팬클럽인 ‘우민회’는 탈정치를 선언했다. 우민회는 고 전총리가 대권 도전에 나설 때 그를 떠받칠 유력한 지지기반중 하나다. 우민회는 8월 27~28일 전국총회에서 ‘정치활동을 멀리하고 사회봉사활동에 전념한다’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다른 유력한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나 ‘박사모’ 등은 이미 정치조직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우민회는 반대로 ‘탈정치’를 선언, 고 전 총리의 ‘무위정치’를 뒷받침하는 차별화된 팬클럽 활동에 나선 것이다.
우민회의 탈정치 선언에는 고 전 총리의 입김이 작용했다. 고 전총리가 ‘정치 조직으로서 활동을 자제하고 사회봉사정신에 입각해 활동해줄 것’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신중식 의원의 열린우리당 탈당 만류 = 고 전 총리의 무위정치는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의 탈당 보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만 해도 신 의원은 ‘고 건 중심 정계개편’을 주장하며 열린우리당 탈당과 민주당 입장을 기정사실화했었다.
그런 신 의원이 뜻을 접고 열린우리당에서 ‘대기중’인 데는 고 전 총리의 만류 때문이었다. 고 건 발 정계개편, 민주당과의 관계 등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잠재운 것이다.
신 의원은 여전히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론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거취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염동연 의원 등의 “나가라”라는 수모를 감수하며 버티고 있다. 신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 전총리와) 연말까지는 정치적 언동을 안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고 전총리의 ‘무위정치’는 정치권에서의 기반을 갖지 못한 한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그 같은 한계를 ‘인위적 세력화 부정’으로 극복하려는 역발상을 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질수록 현실정치권과 거리를 둔 고 전총리에 대한 지지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위정치’를 통해 ‘여론조사 1위’에서 ‘현실정치권의 대안’으로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 역량 선 보이기 = 고 전 총리의 최근 행보는 ‘대안’에 집중돼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둠으로써 만들어진 여유를 국정운영 능력을 선보이고, 미래형 이미지를 만드는 데 쏟고 있다.
고 전 총리의 행보 중 최근 부쩍 눈에 띄는 게 외교 활동이다. 고 전 총리는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한·중·일 3국을 배로 순회하는 ‘피스&그린 보트’ 행사에 18일부터 참가했다. 고 전 총리는 행사 기간 중 연설을 통해 “배에 오르며 한중일 3국이 글로벌 시대에 동북아라는 한 배에 함게 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북아라는 커다란 배가 피스&그린 보트처럼 순항하려면 지역평화 공동체를 조성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의 외교 행보는 3월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7월 중국 하얼빈시, 8월 베이징 방문, ‘피스&그린 보트’ 행사로 이어졌다. 각 행사가 갖는 의미 역시 각별했다. 하얼빈시 방문 때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에 대한 하얼빈시의 긍정적 답변을 끌어냈다. 베이징 방문은 미국 시라큐스대학과 북한의 김책공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정보통신 관련 프로젝트 회의 참석이었다. 민족 문제와 동북아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차기대선에선 외교역량이 지도자 선택의 주요 기준의 하나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점에서 고 전총리의 잦은 외국 방문이 지향하는 바를 짐작케 한다.
◆‘GK노믹스’로 ‘미래형’ 이미지 만든다 = 고 전총리가 최근 심혈을 기울여 가다듬고 있는 대권프로젝트는 ‘미래형 지도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최근 고 전 총리는 LG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2010 대한민국 트렌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다음 시기 한국의 성장동력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2010년은 차기대선을 통해 선출된 대통령이 집권하는 시기다. 고 전총리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선진국 진입의 비전을 담은 ‘GK노믹스’를 국민들에게 제시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전했다.
‘미래형 지도자 이미지’는 고 전총리가 차기대권을 위해 넘어야할 가장 큰 장애물이다. 고 전 총리는 경륜과 안정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고연령 등 ‘과거형 인물’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안정적 국정 관리는 잘하겠지만 새로운 도약에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이는 ‘대안’으로서 국민의 적극적 선택을 기대할 수 없다.
고 전 총리의 ‘미래형 이미지 만들기’는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도전이다. ‘반사이익이냐 아니면 적극적 선택을 끌어낼 대안이냐’의 갈림길이이기도 하다.
손태복 객원기자 csson4242@hanmail.net
지지층 세력화 가능성 차단 ‘무위정치’ 계속 … GK노믹스 등 비전 마련
차기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 부동의 1위 고 건 전총리. 현실정치권에선 그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아니 스스로 멀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차기대권을 향한 뜻과 행보가 중지된 게 아니다. ‘미래형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와 준비가 착착 진행중이다.
◆팬클럽 우민회의 ‘탈정치’ 선언 = 정치권은 연정론, X파일, 혁신안 등을 둘러싸고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고 전 총리를 제외한 모든 차기대권 주자들이 직간접적으로 여기에 얽매여있다. 반대로 고 전 총리는 정치권으로부터 발을 빼고 있다.
한때 ‘고 건발 정계개편’ ‘신당설’ 등 그를 중심으로 한 정치 지형 변화 시나리오가 주된 화제중 하나였다. 최근 본인은 물론이고, 고 전 총리의 지지 세력까지 아예 ‘탈정치’를 선언함으로써, 그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인위적 개편 또는 세력화의 논의나 시도를 원천봉쇄하는 ‘무위(無爲)정치’을 하고 있다.
최근 고 전 총리의 팬클럽인 ‘우민회’는 탈정치를 선언했다. 우민회는 고 전총리가 대권 도전에 나설 때 그를 떠받칠 유력한 지지기반중 하나다. 우민회는 8월 27~28일 전국총회에서 ‘정치활동을 멀리하고 사회봉사활동에 전념한다’는 내용의 정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다른 유력한 정치인 팬클럽인 ‘노사모’나 ‘박사모’ 등은 이미 정치조직으로서 기능을 하고 있다. 우민회는 반대로 ‘탈정치’를 선언, 고 전 총리의 ‘무위정치’를 뒷받침하는 차별화된 팬클럽 활동에 나선 것이다.
우민회의 탈정치 선언에는 고 전 총리의 입김이 작용했다. 고 전총리가 ‘정치 조직으로서 활동을 자제하고 사회봉사정신에 입각해 활동해줄 것’을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신중식 의원의 열린우리당 탈당 만류 = 고 전 총리의 무위정치는 열린우리당 신중식 의원의 탈당 보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얼마 전만 해도 신 의원은 ‘고 건 중심 정계개편’을 주장하며 열린우리당 탈당과 민주당 입장을 기정사실화했었다.
그런 신 의원이 뜻을 접고 열린우리당에서 ‘대기중’인 데는 고 전 총리의 만류 때문이었다. 고 건 발 정계개편, 민주당과의 관계 등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잠재운 것이다.
신 의원은 여전히 노무현 대통령의 연정론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내면서도 거취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염동연 의원 등의 “나가라”라는 수모를 감수하며 버티고 있다. 신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고 전총리와) 연말까지는 정치적 언동을 안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고 전총리의 ‘무위정치’는 정치권에서의 기반을 갖지 못한 한계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그렇지만 그 같은 한계를 ‘인위적 세력화 부정’으로 극복하려는 역발상을 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노무현 대통령과 정치권에 대한 실망감이 높아질수록 현실정치권과 거리를 둔 고 전총리에 대한 지지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무위정치’를 통해 ‘여론조사 1위’에서 ‘현실정치권의 대안’으로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외교 역량 선 보이기 = 고 전 총리의 최근 행보는 ‘대안’에 집중돼있다. 정치권과 거리를 둠으로써 만들어진 여유를 국정운영 능력을 선보이고, 미래형 이미지를 만드는 데 쏟고 있다.
고 전 총리의 행보 중 최근 부쩍 눈에 띄는 게 외교 활동이다. 고 전 총리는 광복 60주년을 기념해 한·중·일 3국을 배로 순회하는 ‘피스&그린 보트’ 행사에 18일부터 참가했다. 고 전 총리는 행사 기간 중 연설을 통해 “배에 오르며 한중일 3국이 글로벌 시대에 동북아라는 한 배에 함게 타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며 “동북아라는 커다란 배가 피스&그린 보트처럼 순항하려면 지역평화 공동체를 조성해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고 전 총리의 외교 행보는 3월 미국 방문을 시작으로 7월 중국 하얼빈시, 8월 베이징 방문, ‘피스&그린 보트’ 행사로 이어졌다. 각 행사가 갖는 의미 역시 각별했다. 하얼빈시 방문 때는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에 대한 하얼빈시의 긍정적 답변을 끌어냈다. 베이징 방문은 미국 시라큐스대학과 북한의 김책공대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정보통신 관련 프로젝트 회의 참석이었다. 민족 문제와 동북아 외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차기대선에선 외교역량이 지도자 선택의 주요 기준의 하나가 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점에서 고 전총리의 잦은 외국 방문이 지향하는 바를 짐작케 한다.
◆‘GK노믹스’로 ‘미래형’ 이미지 만든다 = 고 전총리가 최근 심혈을 기울여 가다듬고 있는 대권프로젝트는 ‘미래형 지도자’로 거듭나는 것이다. 최근 고 전 총리는 LG경제연구소에서 발간한 ‘2010 대한민국 트렌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은 다음 시기 한국의 성장동력에 대한 문제를 다루고 있다.
2010년은 차기대선을 통해 선출된 대통령이 집권하는 시기다. 고 전총리를 잘 아는 한 인사는 “선진국 진입의 비전을 담은 ‘GK노믹스’를 국민들에게 제시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라고 전했다.
‘미래형 지도자 이미지’는 고 전총리가 차기대권을 위해 넘어야할 가장 큰 장애물이다. 고 전 총리는 경륜과 안정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고연령 등 ‘과거형 인물’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안정적 국정 관리는 잘하겠지만 새로운 도약에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이는 ‘대안’으로서 국민의 적극적 선택을 기대할 수 없다.
고 전 총리의 ‘미래형 이미지 만들기’는 이를 정면 돌파하기 위한 도전이다. ‘반사이익이냐 아니면 적극적 선택을 끌어낼 대안이냐’의 갈림길이이기도 하다.
손태복 객원기자 csson424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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