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과 국민은행을 합치면 초우량은행이 된다는 사실에 의의를 다는 사람은 드물다. 이 때 초우량은행은 ‘소매전문 은행에서 최고’라는 의미로 국한된다. 두 은행의 합병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정부 역시 합병은행에 거는 기대는 소매전문은행에 맞춰져 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지난해말 “합병은행은 소매전문 초우량은행으로 만들고 공적자금이 투입된 은행들을 하나로 묶은 금융지주회사는 기업금융 전문 초우량은행으로 키우겠다는 게 정부의 의지”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두 은행이 금융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볼 때 소매전문은행으로 만족해서는 안 된다는 게 정부의 시각이기도 하다. 특히 주택은행에 대해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금감원 관계자는 “기업금융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은행을 어떻게 우량은행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주택은행이 우량은행이라고 불리는 우리 현실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해말 금융권에서 현대전자에 대한 신디케이트론(공동대출)을 추진할 때 주택은행이 빠져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마련에 차질을 빚었던 예를 들면서 주택은행에 대한 곱지 않은 시각을 그대로 드러냈다.
당시 현대전자 관계자는 시티은행을 주간사로 1조원 규모의 신디케이트론을 조달할 계획이었다. 결국 주간사인 시티은행을 포함, 외환 산업 제일 조흥 국민 한빛은행 등 7개 은행이 1000억원씩을, 신한 한미 하나은행이 공동으로 1000억원을 대출해주기로 해 총 8000억원을 조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택은행은 기업금융을 해본 경험이 없는 은행”이라며 “신디케이트론 조차 제대로 취급하지 못하는 은행을 어떻게 우량은행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주택은행이 소매금융전문 은행이기 때문에 신용리스크가 가장 낮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특히 외국계증권사들은 낮은 신용리스크를 높이 평가한다. 다이와증권은 지난 19일자 보고서에서 “주택은행의 총 여신 가운데 가계대출이 80.7%를 차지하고, 중소기업과 대기업에 대한 여신은 13.0%와 4.9%에 불과하다”며 “소매대출(retail loans)이 차지하는 비중이 총여신의 93.7%로 주택은행은 국내은행 가운데 신용리스크가 가장 낮다”고 평가했다. 다이와증권은 따라서 주택은행의 주가는 향후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크다”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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